그 다음에 둘은 토끼풀밭을 뛰어다니고, 데이지꽃 뛰어넘기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러다 흰 토끼가 "나, 배고파." 하고 말했습니다. 둘은 놀기를 멈추고, 민들레를 뜯어먹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조금 뒤 검은 토끼가 민들레를 뜯어먹다 말고, 다시 슬픈 얼굴빛을 짓는 것이었어요.
"왜 그러니?" 흰 토끼가 물었습니다. "음,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그래." 검은 토끼가 대답했습니다.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니?" 흰 토끼가 물었습니다. "내 소원을 생각하는 중이야." 검은 토끼가 대답했습니다. "소원이 뭔데 그러니?" 흰 토끼가 물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늘 너와 함께 지내고 싶어." 검은 토끼가 말했습니다.
--- p.13~15
"그래, 나도 지금부터는 언제나 너와 함께 살겠어."
흰 토끼가 말했습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검은 토끼가 물었습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흰 토끼가 대답했습니다.
흰 토끼는 부드러운 하얀 손을 내밀었습니다.
검은 토끼가 그 손을 꼭 잡았습니다.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