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제4 ‘군형’ 편에는 ‘국민에게 바른 정치를 베풀고, 법을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또 제3 ‘모공’ 편에 보면 ‘군주와 국민이 뜻을 같이 하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구절도 있다.
손자는 이처럼 원리원칙과 상하의 일치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라 하겠다. 정치도, 경제도, 군사도 마찬가지로 원리원칙이 적용된다. 집권자와 국민이 합심협력하면 부국강병의 꿈이 이루어지고, 지휘관과 군사들이 일치단결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듯이 경영진과 회사원이 뜻과 행동이 일치한다면 무슨 사업을 벌여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자는 누구인가」 중에서
손자가 말한 용병은 당연히 전쟁에 임해서 전략·전술적으로 군사를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무력을 통한 전쟁만이 전쟁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는 무역을 둘러싼 경제전쟁도 있고, 문학·미술·음악·영화 등을 둘러싼 문화전쟁도 있고, 심지어는 스포츠경기를 통한 체육전쟁도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가나 기업경영에서 이 용병과 같은 의미로서 용인이란 말을 자주 쓴다. 이 용인술이야 말로 오늘날 기업경영에서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2,500년이라는 오랜 세월 전 중국의 춘추시대였으나 손자가 말한 용병술에서 오늘의 기업경영에서 활용할 용인술의 교훈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용인이란 한마디로 쉽게 말해서 인사와 다름 아니다.
흔히 말하기를 ‘인사가 만사요, 인사를 잘못하면 망사’라고 한다. 인재의 발탁과 효율적인 배치, 즉 적재적소야말로 인사의 요체요, 이것이 곧 오늘날의 용병이요, 용인인 것이다.
---「용병에서 배우는 용인술」 중에서
손자가 ‘모공’ 편에서 강조한 승리를 위한 다섯 가지 전제조건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손자는 전쟁이 불가피하더라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국지적 전투건 대규모 전쟁이든 아군의 손실 없이 승리를 거두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다음 다섯 가지를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첫째는 적이 과연 상대할 만한가 아닌가 하는 점을 미리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피지기, 즉 적을 알고 나를 안 다음에 싸움에 임해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유명한 명언이 나왔으니, 이야말로 『손자병법』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는 말은 지피지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좀 더 비유를 들어 강조하자면 기업경영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일 경우 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나 또는 우리 회사의 능력으로 능히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고 사업에 임하라는 것이다.
손자는 또한 전략·전술적으로 최하위의 용병법이 아군의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공성전이라고 했다. 이 대목은 사업 성공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만약 실패했을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사업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라는 경고로 해석하면 무난할 것이다.
둘째는 군사전략에 밝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느 편의 병력이 우세한가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경영전략을 모르는 사람 또는 미숙한 사람이 중요한 사업을 기획하거나 지휘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 아닌가. 또한 경쟁업체가 있을 경우 상대방은 이 사업에 어느 정도의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는지 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새겨들을 수도 있다.
셋째는 군주와 백성, 장수와 군사의 마음이 일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역사를 돌이켜볼 때 상하가 일치하지 않아 낭패를 본 경우가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 정도가 심한 나라는 전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아예 나라가 망한 경우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는 정치·군사적으로는 국가지도자와 전쟁지휘관의 리더십을 강조한 뜻이지만, 기업경영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볼품없는 회사는 성장도 발전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는 장수가 유능하고, 군주가 사사건건 작전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니, 이는 첫머리에서 예를 든 경우와 같다. 장수가 유능하면 탁월한 용병술을 발휘하여 어떤 작전을 펼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낮지만, 거들먹거리기나 좋아하는 교만한 장수는 부하들로부터 존경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휘능력도 별 볼 일 없는 법이다. 이 대목도 당연히 어떤 회사 어떤 간부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이다.
다섯째는 미리 준비한 뒤에 준비하지 않은 적을 상대하라는 것이다. 적을 공격하려면 충분한 준비를 갖추는 것이 당연하고, 그럼으로써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경우도 똑같은 원리·원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성공의 다섯 가지 조건」 중에서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거니와, 『손자병법』은 춘추시대에 손자가 저술한 병법서이지만 현대인의 생활이나 기업경영, 나아가 국가경영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인류사에 길이 남을 고전이다.
손자가 이 편에서 말한 허허실실의 전법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허허실실의 전법이 어찌 전쟁에서 용병술에만 국한된다고 할 수 있으랴.
하다못해 개인이나 가족이 여행을 가거나, 무슨 집안 대소사를 치를 적에도 손자의 교훈은 유용하다.
기업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도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손자의 교훈을 되새기면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손자의 가르침은 교과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아무 준비도 없이 무슨 일이든 벌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적수)이 있거나 없거나 마찬가지이다. 여행을 가는데 달랑 맨몸으로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행선지를 미리 정해놓은 다음, 필요한 경비와 휴대할 물품을 철저히 준비하고 떠나는 것이 안전하다.
최고경영자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든지, 또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확대할 경우에도 사전에 치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투자규모 및 투입인력 등을 결정해야만 실패할 확률이 적은 법이다.
뿐만 아니다. 국가의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사회가 되었으므로 왕조시대나 군사독재시대처럼 국가의 최고지도자를 가리켜 ‘통치자’라고 해서는 안 되고, 또 최고지도자의 칭호가 대통령이든 수상이든 그들이 하는 국정수행을 가리켜 ‘나라를 통치한다’는 말을 써서도 안 된다.
어쨌든, 최고지도자가 국정수행을 할 때에 참모들과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추진할 때에도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지도자들이 기업과 나라를 난국으로 이끌어가고, 최악의 경우 마침내는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허허실실의 전법」 중에서
손자는 지혜로운 장수의 용병법은 적을 알고 나를 알아 여러 경우에 대비한 계책을 미리 강구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임기응변에만 능한 장수가 유능한 장수가 아니라, 아군과 적군의 유리함과 불리함을 충분히 헤아려서 상황에 알맞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 유능한 병법가라는 뜻이다.
이는 비단 전쟁, 용병에만 해당되는 이치가 아니다. 개인사업이나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얼마든지 원용할 수 있는 원리원칙이다. 사업이나 경영에 있어서도 모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어떤 방향이 유리한가, 어떤 경우가 불리한가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무궁무진한 변화」 중에서
장수와 군졸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야만 전투의 승리를 바라볼 수 있는 법이다. 그런 까닭에 모름지기 지휘관은 군사들이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존경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을 주든지 벌을 주든지 군사들이 진정으로 감복하고 승복하는 법이다. 그리고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죽을 곳이라도 마다않고 돌격하는 법이다.
이는 당연히 현대의 기업경영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경영자든 중간관리자든 부하 직원에게 신망을 얻지 못하면 인화를 잃게 되고 그 조직은 생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무슨 사업을 벌이더라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행군과 사기」 중에서
현대전을 가리켜 정보전쟁시대, 또는 첩보전쟁시대라고도 말한다. 그만큼 정보의 중요성이 절실하게 인식되었다는 말이다. 우리는 현대전에서 정보전에 밀려 전쟁 또는 전투에서 승패가 엇갈린 실화를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스파이의 역사는 인류사에서 전쟁이 시작된 것과 궤적을 같이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그 경우를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고,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경우 한 가지만 들어본다. 백제의 개로왕이 고구려의 스파이 도림의 공작에 넘어가 결국 패사한 이야기이다.
중 도림은 고구려 장수왕이 보낸 스파이로서 백제에 잠입하여 뛰어난 바둑 실력으로 개로왕을 살살 녹인 뒤, 거창한 토목공사를 일으키게 하여 백제의 국력을 피폐시키고 백성들의 원성을 사게 만든다. 결국 이로 인해 백제의 장수왕의 대대적인 침공을 당해 개로왕은 잡혀죽고 망국 직전의 위기에 빠져 마침내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스파이 한 명의 힘이 이처럼 전쟁의 패배는 물론 나라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손자가 간첩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어디 전쟁뿐이랴. 오늘날 기업경영에 있어서 라이벌 기업의 정보를 탐지하고, 자기 회사의 기밀은 철저히 지키려는 것도 모두 일종의 정보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스파이를 활용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