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스트다. 다양한 매체에서 일하며 다종다양한 분야에 걸쳐 취재 기사와 분석 칼럼을 써왔다. [필름 2.0]에서 영화 전문 기자로 일을 시작해 [지큐 코리아]를 거쳐 [프리미어]에서 문화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잠시 경제 분야에 몸담았고, [포춘 코리아]에서 경영 전문 기자로 일했다. 지금은 [에스콰이어]에서 경제·경영·문화 등 다방면의 기사를 쓰고 있으며, [시사IN]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는 왜?][사라진 실패]가 있다.
채용만큼 이기적인 기업 활동도 없다. 채용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업 활동처럼 포장돼 있을 뿐이다. ……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말한다. “대기업이 10배수의 신입 사원을 뽑는 건 경쟁사로 갈지도 모르는 10퍼센트의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당장 그 10퍼센트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일단 10배수를 뽑는다. 입사 이후 몇 년 동안 그들 사이에 경쟁을 붙인다. 10퍼센트를 가려낸다.(23쪽)
허전해진 시청자의 마음을 대신 달래주고 있는 건 온갖 파파라치 사진과 연예계와 권력자들의 가십이다. 사다리의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 추락할 때 대중은 상승감을 느낀다. 그건 비극 앞에서 느껴지는 비장미와는 다른 좀 더 속물적인 감정이다. 사회가 스노보크라시, 즉 속물 사회로 진입하는 징후다. 모든 사다리가 치워지고 가짜 사다리마저 사라지면 사회는 무너지거나 부패한다.(102쪽)
SNS의 대표성 왜곡이 문제다. SNS는 토론의 광장이다. 토론을 이끌어가는 소수의 목소리가 전체의 의견을 덮어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강경한 소수가 집단 전체를 이끌어가는 문제는 민주주의의 숙제다. SNS의 의견을 귀담아듣게 되면 강경한 소수의 의견을 전체 의견으로 착각하기 쉽다. 탐욕스러운 포유류들 탓이다.(179쪽)
정치 개혁이 경제 개혁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정말 급하면 시장이 아니라 국회로 가서 정치부터 뜯어고쳐야 한단 얘기다. 토마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에서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의 원칙을 재창조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식으로 바꿔 해석하면 87년 체제를 개헌해서 97년 체제를 개혁해야 한단 말이 된다. 해법은 시장 안에 있지만 희망은 시장 밖에 있다.(2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