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崔滋)는 고려 명종(明宗) 18년(1188)에 태어나서 원종 1년(1260)에 세상을 떠난 학자이자 관료요 시인이다. 최자의 첫 이름은 종유(宗裕) 또는 안(安)이고, 자는 수덕(樹德), 호는 동산수(東山?)다. 본관은 해주(海州)로서 문헌공(文憲公) 최충(崔?)의 후손이며, 시호(諡號)는 문청(文淸)이다.
최자는 대내적으로는 고려 왕조가 혼미를 거듭하고 무신 정권이 전횡을 부리던 시기, 대외적으로는 몽골의 7차 침입(1231∼1258)이 있었던 격동의 시기에 활동했던 대표적인 문인이다. 명문 집안 출신으로 이규보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출세의 길에 접어들었으며, 이런 인연으로 최자의 문학은 이규보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특히 최자는 이규보의 ‘창출신의(創出新意)’의 창조적 문학론에 뜻을 같이했던바, ≪보한집≫에서 자주 이규보를 극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이렇듯 이규보의 문학관을 잇고 있는 최자는 한국 문학사상 이인로와 함께 문학비평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별히 그는 시인이자 평론가로서 무엇보다 한시 비평에 해당하는 시화류 ≪보한집≫을 남긴 인물로 오늘날까지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저명한 대학자인 최충의 후손으로서 관직과 문장으로 이름이 높아 ≪고려사≫에 입전(立傳)이 되기도 했다. 최자의 가문은 최충 이후로 세 명의 장원(壯元)과 세 명의 상국(相國), 네 명의 공신을 배출한 명문 귀족으로, 최자 또한 ≪보한집≫에 증조부 최약(崔?)이 유배를 가면서 남겨 놓은 시 <출수춘주화인증별(出守春州和人贈別)>을 실은 것으로 보아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고려 시대에 배출된 수많은 문인·학자들의 문집을 두루 섭렵하지 않고서는 ≪보한집≫에 나타나고 있는 그 시대의 사회 상황과 문학적 성격을 바르게 진단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자는 독서량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풍부한 독서량과 깊이 있는 시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최자는 ≪보한집≫을 통해 문학의 본질이 무엇이고, 문인들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하며, 창조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가 등을 합리적으로 설명, 분석했다.
이화형(李和炯)은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중국 중앙민족대학 초빙교수를 지낸 바 있다. 고전문학 전공자로서 <이덕무의 문학 연구>로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후 학문의 폭을 넓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 왔다. 요즈음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 특히 한국 여성 문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편이다.
그동안 집필하거나 번역한 책은 다음과 같다. ≪국어국문학 연구의 새로운 모색≫(공저, 집문당, 1993), ≪이덕무의 문학 연구≫(집문당, 1994), ≪고전문학 연구의 새로움≫(태학사, 1996), ≪아정 이덕무 시집≫(민속원, 1997), ≪이제 다시 생각하고 좋은 글을 써야 할 때≫(박이정, 1998), ≪고전 작가 작품의 이해≫(공저, 박이정, 1998), ≪한국 문화의 이해≫(집문당, 1999), ≪국어국문학 연구의 오늘≫(공저, 아세아문화사, 1999), ≪여성 문화의 새로운 시각≫(공저, 월인, 2000), ≪글쓰기의 새로운 지평≫(박이정, 2001), ≪한국 문학사의 전개 과정과 문학 담당층≫(공저, 국학자료원, 2002), ≪청장, 키 큰 소나무에게 길을 묻다≫(번역, 국학자료원, 2003), ≪한국 문화의 힘, 휴머니즘≫(국학자료원, 2004), ≪한국 근대여성의 일상 문화≫(전 9권, 공저, 국학자료원, 2004), ≪고려조 한문학론≫(공저, 민속원, 2004), ≪창의적 사고와 효과적 표현≫(공저, 경희대학교 출판국, 2005), ≪한국 현대여성의 일상 문화≫(전 8권, 공저, 국학자료원, 2005), ≪나아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월인, 2006), ≪하늘에다 베틀 놓고 별을 잡아 무늬 놓고≫(월인, 2007), ≪베이징 일기≫(한울, 2008), ≪한국 여성 문화 탐구≫(새문사, 2008), ≪뜻은 하늘에 몸은 땅에?세상에 맞서 살았던 멋진 여성들≫(새문사, 2009), ≪보한집≫(지식을만드는지식, 2010), ≪한국문화를 꿈꾸다?인문과 예술≫(푸른사상, 2011), ≪한국문화를 논하다?사회와 과학≫(푸른사상, 20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