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색 그림이 어우러진 곰사냥 놀이
--- 99/11/20 최훈(choih@cogsci@snu.ac.kr)
어린이집에서 '곰 잡으러 갑시다..'하면서 율동과 함께 부르는 노래, 그 노래의 원본이 되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반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곰 잡으러 온 가족이 떠나는데 풀밭, 개울, 진흙탕, 숲, 눈보라, 동굴을 차례대로 지나게 됩니다. 그때마다 비슷한 문장이 반복되지요. 특히 '사각 서걱'같은 의성어가 리드미컬하게 반복되고, 그 글씨도 점점 크게 쓰여져 있어 읽을 때도 점점 소리를 높여 읽어주게 됩니다.
이 책은 그림의 묘사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잔뜩 폼을 잡고 곰 잡으러 가는 가족들이 곰이 사는 곳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조마조마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서 도망가는 장면, 그리고 쓸쓸히 집으로 가는 곰의 뒷 모습이 아주 재미있지요. 아마 이 가족들은 이렇게 곰에게 혼났어도 또 곰 잡으러 갈 것 같습니다. 흑백 그림과 색채 그림이 번갈아 나옵니다. 풀밭, 개울 등 관문 하나를 넘고 다음 관문을 넘기 위해 쉬어 갈 때 흑백 그림을 씁니다. 풀밭, 개울 등을 직접 지나 가는 장면은 천연색 그림을 쓰고요. 읽는 어린이들이 한 템포씩 쉬면서 읽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