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2014년 여름, 지구촌 최대 축제인 월드컵 축구 경기가 브라질에서 치러졌다.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을 위한 조별리그에서 첫 경기로 러시아와 맞붙었다. 무승부 상황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던 후반전에 교체선수로 투입된 이근호가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숨 막히는 접전 속에서 만들어진 이 골은 우리나라의 대회 첫 골이자 나아가 승부를 가르는 골처럼 보였다. 국민은 환호했고 광화문에서 응원하던 붉은 악마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열광하며 모두들 기뻐 날뛰었다.
며칠 뒤 1무 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며칠 전의 열광, 그것은 잠시뿐이었다. 형편없는 성적에 분노한 일부 축구 팬들은 ‘한국 축구는 죽었다’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나와 “엿 먹어라.”라고 소리치며 엿을 투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례 없던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아주 짧은 기간 사이에 열광적인 환호와 차가운 분노가 교차하였다.
위 두 장면은 이길 때는 좋아 죽지만 질 때는 예의고 뭐고 보이지 않게 되는 인간 승리 욕구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사람들은 상대와의 승부에서 내가 이기고 내 편이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억대가 넘어가는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 해도 같이 생활하는 동료가 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면, 그 사실은 아는 순간 열 받는다. 별 볼 일 없는 성과를 거두어 놓고도 동료보다 나으면 안도한다. 그러다 보니 성과물 앞에서 싸우지 말고 똑같이 나누어 함께 잘살아보자며 아름답게 말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내가 앞서가고, 내가 더 가져야 한다는 인간의 참을 수 없는 승리 욕구가 이면에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순히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부유해지기를 원한다.”라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은 이러한 사실을 강력하게 지지해주고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능력은 어디서 만들어지나? 이길 수 있는 능력은 다름 아닌 경쟁의 장면에서 거의 대부분 만들어진다. 그래서 경쟁이란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승리, 나아가 그 승리를 발판으로 만들어지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승리와 성공을 갈구하는 우리 인생에서 경쟁은 모두가 겪어야 할 필연적인 과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과 비교해서 우위에 자리 잡게 하는 승리만을 안겨주고 경쟁의 효력이 그것으로 종료될까? 그렇지 않다. 그러기에는 경쟁에 들인 노고가 너무나 아깝다. 다행히도 경쟁은 우리의 행복에까지 지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경쟁의 힘은 성장을 통해 승리와 성공을 만들고, 여기서 만들어진 승리와 성공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경쟁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토드 부크홀츠 박사는 “우리는 경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경쟁이 우리를 부추긴 결과, 우리 삶은 나아지며 행복을 성취할 기회도 그만큼 많아진다. 경쟁도 없고,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으면 행복도 없다.”라며 경쟁이 가진 행복한 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은 인생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이기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 승리의 전제조건인 경쟁에 대해서는 불편해한다. 타인의 경쟁을 바라볼 때는 쾌감과 재미를 느끼면서, 운동경기에서는 승리에 열광하면서 정작 자신이 경쟁에 노출되는 건 싫어한다. 때로는 평등을 강조하고 경쟁사회의 부정적인 면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한다. 즉 이율배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경쟁을 거치지도 않고 승리의 쾌감을 맛보고자 욕심 부리는 사람도 있다.
위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경쟁에 미온적인 이유는 주로 아직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보지 않아 경쟁이 행복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모르고 있거나, 무작정 경쟁을 귀찮아하거나, 경쟁을 해보지도 않고 미리 겁먹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요인 외에도 외부적인 요인도 있다.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지 않고도 복지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진실이 호도되고, 상처 받지도 않은 사람이 힐링을 부르짖어도 용인되는 요즈음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경쟁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자의든 타의든 경쟁에서 멀어져있는 생활을 하면 할수록 물적 심적으로 팍팍하고 찌든 듯한 생활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경쟁의 2선에 있어도 될 법한 사람들까지도 전면에 나서서 이러한 경쟁의 가치가 왜곡되는 현실을 걱정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사회지도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인기영합주의에 대해서 대놓고 비판한다. 서울의 한 국립대학교 총장은 해당 대학 국정감사장에서 사회지도층의 인기영합적 포퓰리즘이 생산적인 경쟁조차 경시할 수 있는 국민의 균등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우회적으로 ‘정문의 일침’을 가한 적도 있다. 적지 않은 재외교포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모국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복지논쟁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면서 경쟁의 가치가 사회에 잘못 전달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자의든 타의든 경쟁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남을 이기는 것은 고사하고 이기는 사람의 처분이나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될 수 있다는 사실, 오히려 저비용으로 행복을 크게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날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주변에 좀 잘나간다 싶은 사람들 모두는 경쟁을 통해서 짜릿한 승리감과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들을 말이다. 사회에 소속되는 순간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경쟁이 좋든 싫든 그것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앞에 있음으로써 느낄 수 있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 나아가 통쾌한 승리를 통한 짜릿하고 풍요로운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이 시점에서 경쟁의 가치를 재평가한 뒤 경쟁에 관심에 관심을 갖는 것을 넘어 이제는 경쟁의 즐김을 시작해야 한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피라미드형 구조의 조직에서 좋으나 싫으나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직장인은 더더욱 그러하다. 경쟁을 즐기는 과정에서 경쟁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방법, 그리하여 종국에 가서는 승리를 통해 행복을 누리게 해주는 노하우를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다른 사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리와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가운데 개발한 것으로써 승리에 가장 빠르게 안내해주는 알토란 같은 노하우를 추가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현재 글로벌 대기업에서 약 30년 동안 일해오고 있다. 근무한 대부분의 기간 해온 일은 필자가 맡은 조직의 직접적인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일이었다. 이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뛰는 것은 물론이고 동일한 시장을 놓고 타 회사와, 그리고 전국에 산재해있는 같은 회사 동료 조직책임자들과 1등 승리를 염원하며 매일 한판 승부를 벌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승부를 벌인 모든 결과들은 즉시 계량화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매일 또는 일정기간별로 개인성적표가 만들어져서 공개된다. 그러다 보니 눈만 뜨면 온통 경쟁, 그리고 이기는 것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필자는 당연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경쟁과 동거하고 있다. 경쟁이 필자에게 가져다주는 혜택과 위력을 너무나 자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의 최일선 현장에서 필자는 도대체 어떤 요소들이 경쟁에서 승리로 이끌고 있는지, 어떠한 요소가 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있다. 또한 이 요소들을 학문적으로도 다년간 심층 연구한 바 있다. 또한 업무 현장에서 터득한 살아있는 경험적 지혜와 학문의 세계에서 확인한 이론적 지혜는 필자가 이 책을 쓰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되어 주었고, 이 지혜에서 우러나온 다양한 지식과 노하우들은 대부분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왜 경쟁인가」, 「경쟁을 승리로 이끄는 정신역량」, 「경쟁을 승리로 이끄는 스킬역량」 등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들은 다시 각각 6개, 11개, 23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역량을 다루는 34개 각각의 장 후반부에는 서너 가지의 대표적인 실행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성공서와는 달리 경쟁 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는, 즉 경쟁하는 상대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역량과 스킬을 제시하는 데 포커싱되어 있다. 그래서 경쟁승리에 필요한 역량과 이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스킬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경쟁이라는 것을 보다 깊게 성찰하여 재인식하는 일도 경쟁역량과 스킬을 아는 일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책자 초반부의 「왜 경쟁인가」에서는 이에 대해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이상의 3개의 파트를 구성하는 40개의 장은 필자가 업무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생생한 경험과 학문의 세계에서 직접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확인한 이론적 토대, 그리고 이 분야 전문가와 탁월하게 승리한 이 시대의 성공인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엄선하였다. 이러한 경쟁역량이 성장을 통해 승리와 성공을 만들고, 여기서 만들어진 승리와 성공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 페이지의 「경쟁역량이 행복으로 가는 길」은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왜 경쟁이 그토록 중요한지, 왜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지, 경쟁에서 이긴 사례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경쟁에서 이기려면 정신적인 역량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 스킬역량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소상히 알려준다. 소개되는 이러한 것들 하나하나는 독자로 하여금 승부를 걸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분출시키고, 또한 이기는 능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독자의 승리를 만끽하는 삶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필자는 확신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