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가 혼란을 헤쳐 나가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실마리를 ‘해법’이라는 낯부끄러운 말로 제시하려 한다. 대부분의 질병이 치료책이 있듯 대부분의 문제는 해법이 있다. 해법이 없거나, 치료책이 없어 망하거나 죽는 것이 아니다. 제때 사용하지 않아서 죽고, 시기를 놓치거나 순서를 뒤바꾸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마지막 골든 타임 10년을 잘 살리려면 정확한 해법을 정확한 순서와 타이밍에 맞게 구사해야 한다.
--- p.17
특히 한국교회의 재정적 위기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평범한 믿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와 수준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교회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은 일부 지도자들의 성 윤리, 부적절한 재정 운용, 학문적 비윤리 등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2~3년 후부터는 일부 목회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가 아니다. 상당수 교회에서 재정적 위기가 발생하면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시작할 것이다.
--- p.28
한 국가의 경제적 안정성과 잠재 성장력이 중산층의 일자리 안정성에 의존되어 있듯 교회 재정 능력도 교인들의 일자리 안정성에 절대적으로 의존되어 있다. 교회가 빚을 갚느냐 못 갚느냐는 하나님이 살아 계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교인들, 특히 중산층 교인들의 현재와 미래의 일자리 안정성의 문제다.
--- p.34
2~3년 후 한국의 미래는 다음의 3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선방하면 ‘저성장’이다. 둘째,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시나리오는 ‘금융 위기’다. 셋째, 금융 위기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금융 위기가 발발할 경우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에 따라 최악의 경우에는 ‘제2의 외환 위기’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이런 위기가 일어나지 않고 다시 성장하는 시나리오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당분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 p.38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처럼 한국교회의 미래도 3가지로 갈라질 수 있다. 첫째, 선방하면 ‘정체’다. 둘째,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심각한 재정 위기’다. 셋째, 재정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재정 위기가 발발할 경우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에 따라 ‘교회 파산’이나 ‘교회 분열’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이런 위기 상황에도 교회가 더욱 단단히 뭉치면서 새로운 각성과 기도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네 번째 시나리오가 2~3년 후 우리의 모습이 되기를 원한다면 조건이 하나 있다. 2~3년 후 미래 위기를 오늘부터 준비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네 번째 시나리오는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낮은 미래가 될 것이다.
--- p.39
2~3년 후 한국교회가 위기에 휩싸이게 될 것이지만, 그것이 위기의 끝은 아니고 한국교회의 몰락을 몰고 오지도 않는다. 한국교회의 전국 차원의 몰락은 13년 후인 2028년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제는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이다.
부채를 짊어진 대부분의 교회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20년 동안 재정의 절반, 혹은 최대 70~80%를 금융 비용으로 지출하는 일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가장 먼저 교역자 수를 줄일 것이다. 인건비를 줄여 금융 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역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평신도를 아무리 잘 훈련시켜도 사역자가 해야 할 영역이 분명히 있다. 그뿐 아니다. 재정 상황이 최악이므로 국내외 선교가 불가능해진다.
--- p.64
중대형 교회들이 국내 도서 지방이나 농촌, 개척 교회를 지원할 수 없게 되면서 풀뿌리 교회도 타격을 받는다. 2만 5천 명의 해외 선교사들의 절반 이상이 선교 지원이 끊긴다. 교회 내부에서도 거의 모든 사역이 멈추거나 최소한으로 유지된다. 교육 부서 재정도 긴축 운영된다. 교육 부서의 위기가 오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다음 세대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완전히 멈추게 된다.
--- p.65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징계하실 때 기근, 칼, 염병이나 전쟁을 사용하셨다. 지금은 다르다. 전염병이나 기근은 수천 년 전만큼 강력한 징계가 아니다. 인간의 대응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전쟁도 아니다. 핵이나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규모 살상 무기 때문에 세계 전쟁은 곧 지구의 멸망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무서운 칼은 돈이다. 경제다.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징계하기 위해 칼을 드신다면, 깨닫고 돌이키도록 막대기를 드신다면 가장 무서운 것이 경제 위기다.
--- p.91
바람 앞에 놓인 등불과도 같은 한국교회가 이 시점에서 반드시 기억하고 단행해야 할 단기적 응급 대응책은 무엇일까? 첫째, 현금을 확보하라. 요셉처럼 매년 5분의 1을 거두어 2~3년 동안 현금 보유력을 늘려야 한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2~3년 후에 본격적으로 한국에 타격을 주기 시작하면 기준 금리 인상분, 위험 분산용 추가 금리 요구분, 은행의 추가 담보 요청이나 원금 일부 및 전액 상환 압박, 교인들의 매출 하락 및 급여 문제로 헌금 감소, 신용 하락이라는 5배 규모의 폭탄이 날아온다.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은행 요청과 경제 압력을 전부 현금으로 막아야 한다. 금융 위기가 발발하면 평소에 필요한 금융 비용보다 2~3배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현금이 없으면 담보로 잡힌 교회 건물을 잃고, 교인도 잃게 된다. 교회는 극심한 분란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 p.99
둘째, 부채 원금을 줄이라. 5개 폭탄의 위력은 부채 원금의 규모와 비례한다. 불필요한 자산을 팔아서라도 2~3년 이내에 부채 원금을 줄여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자산을 파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자산을 파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불필요한 자산을 팔아라. 불필요한 자산이 무엇이냐고 물을 수 있다. 남이 보기에는 불필요한 자산이지만 자신에게는 하나도 불필요해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불필요하다는 것은 지금 당장 사용하지 않는데 그 자산을 보유한 것 때문에 현재 비용 지출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분간’ 이런 자산은 매각해 그것보다 더 중요한 자산을 지키는 데 사용해야 한다.
--- p.100
교회 건축도 마찬가지다. 아직 교회를 짓지 않았다면 잠시 미루라. 소나기는 피해 가야 한다. 앞으로 한국 경제 상황을 예측하건대, 늦게 지을수록 더 적은 비용으로 지을 수 있다. 짓기 시작했다면 설계대로만 지으라. 설계를 계속 변경해서 추가하지 마라. 할 수 있다면 나누어서 건축하라. 할 수 있다면 규모를 축소해서 지으라. 급한 건물부터 짓고, 비용을 최소화하라. 이미 지었다면 지금부터라도 2~3년 이내에 부채 원금을 가능한 한 많이 줄이라.
--- p.101
필자가 진단하기에, 한국교회 위기의 진원은 외부적으로는 ‘상황의 변화’이고, 내부적으로는 ‘교회다움’의 상실이다. 그래서 근본 해법도 이 둘을 해결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다움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고, 시대가 변해도 변해서는 안 된다. “교회가 세상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고 할 때 바로 이 부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갱신을 말할 때나 “십자가를 붙들어야 한다”는 말도 바로 이 부분을 가리킨다. 교회의 투명성도 교회다움에서 시작된다.
--- p.117
청년 중심 선교 사역에서 신중년 중심 자비량 선교 사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전환되어야만 장기적 관점에서 선교가 가능하다. 교회는 이 부분에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 신중년의 선교 동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교비만 보냈던 방식에서 탈피해 신중년이 선교를 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영적인 지도와 기술적 교육을 동시에 해야 한다. 이들이 준비된다면 제2의 선교 부흥을 일으킬 수 있다. --- p.251
앞으로 10년, 늦어도 30년 이내에 통일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통일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사역의 기회이자 책임이 되었다. 모든 교회의 공통 소명이 되었다. 통일이 한국교회의 새로운 회복과 부흥의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기도로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지금부터 영적 준비, 경제적 준비, 사회적 갈등 해소 준비 등을 시작해야 한다.
--- p.255
이미 수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소외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청년이 되면 반사회적 성향을 띠게 될 수 있다. 북한 새터민도 비슷한 취급을 당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새터민,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로 들어올 것이다. 통일이 되면 2,500만 명의 북한 주민이 전국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그들을 품고 회복시킬 수 있는 곳은 교회뿐이다. 지금부터 그들을 향한 사랑의 수고를 시작해야 한다. 교회가 이 일을 외면하면 안 된다.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소명으로 여겨야 한다.
--- p.258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을 갖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런 시대에는 지역의 독특한 특성에 따라 요청되는 목회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대형 교회의 축소판으로는 그들의 목회적, 사회적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 이제 교회 개척은 그 지역에 맞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 ‘지역 변화에 따른 목회 중심 영역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마다 독특하게 주어지는 개별 소명이다.
--- p.264
작은 교회도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예수님도 12명의 제자만을 양성하셨다. 작은 교회였다. 중요한 것은 큰 교회인가가 아니라 건강하고 충성스러운 교회인가다. 미래 한국은 지역마다 다양한 인구구성을 이룰 것이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경제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어떤 지역은 상업지역이어서 실제 거주자들이 적다. 이런 지역에 있는 교회는 작은 교회가 될 수밖에 없다. 지역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 교회는 지역을 옮겨야 한다. 하지만 상업지역에도 교회는 필요하다. 거기에도 사명이 있다. 이런 교회는 태생적으로 작은 교회의 모습을 띨 수밖에 없다.
--- p.266
미래는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 미래는 객관적으로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위기든 기회든 그것에 대해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더 나은 미래,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위대한 비전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 이런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만 하면 한국교회는 여전히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 p.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