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연의 규칙을 어긴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야. 자연은 어느 것이든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를 유지해. 그래서 사슴이 줄어들면, 사슴을 잡아먹는 이리가 줄고, 이리의 수가 줄어들면 잡아먹히는 일이 적어지니까 다시 사슴의 수가 늘어나지. 먹는 생물과 먹히는 생물은 서로 수를 맞춰가면서 사는 거야.
그런데, 인간은 자기가 먹을 것만 많이 만들면서 다른 생물의 먹이를 자꾸 빼앗아 왔어. 그래서 인간하고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만 많고, 다른 생물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고 있단다.
또 인간은 플라스틱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나중에는 쓰레기로 버리는데, 자연의 세계에서는 똥이든 죽은 생물의 몸이든 꼭 누군가가 먹지만, 인간이 만든 이런 물건들은 아무도 먹지 못해. 인간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규칙 대신 인간만 편하게 살 수 있는 인간의 규칙을 만들고 있는 거야.
자연의 세계는 모든 생물들이 잡아먹고 잡아먹히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인간만 다른 방법대로 살려고 하는 거라고. 과연, 인간은 계속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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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식물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는 이리저리 얽혀 있어. 동물과 식물의 세계는 흙이나 물, 공기 같은 것들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어지는 거야. 동물과 식물은 결국 흙, 물, 공기가 되고, 흙과 물, 공기는 다시 동물과 식물의 몸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거지.
바닷물은 구름이 되고, 이 구름이 산에 부딪치면 숲에 비를 뿌리지. 그 비는 흙에 스며들어 골짜기를 흘러서 강이 되고, 또 다시 바다로 흘러가는 거야. 그러는 동안에 일부분은 숲 속 나무와 풀의 몸을 만들기도 하고, 너구리나 곰이 마셔서 제 몸이 되기도 하고, 또 수돗물이 되기도 하는데 그걸 네가 마시면 네 몸이 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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