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어교육학을 전공했다. 교육 관련 업무에 종사하다가 현재 도서 편집과 교정, 영한 번역 작업을 병행하며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데미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등이 있다.
제가 인간이 되고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자신에 대한 걱정 때문이 아니라 길을 가던 한 남자와 그 아내의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그들은 저를 측은하게 생각하며 사랑으로 보살펴주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중에서
바흠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결국 그는 그렇게 죽고 말았다. 하인은 괭이를 들고, 바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길이를 재고는 6피트만큼의 무덤을 팠다. 결국 그것이 바흠이 가질 수 있었던 땅의 전부였다.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중에서
“우리가 신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신은 인간에게 선을 베풀고 그들도 남에게 그와 같이 하라고 명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을 본받아 이웃에게 선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너희에게 바랐던 것이다. 내가 하는 대로 너희도 하라. 그러면 너희도 나처럼 살게 될 것이니.” ---「세 아들」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오. 그 이유는 오직 ‘지금’만이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오. 그것은 앞으로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오. 인간이 이 세상에 나온 이유는 오로지 그것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오.” ---「세 가지 물음」중에서
“일에 관해서 당신은 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일을 하면서 얼마만큼 했는지, 또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저 묵묵히 일만 하면 돼요. 그렇게 하면 시간 안에 일을 끝낼 수 있을 거예요.” ---「머슴 예멜리안과 빈 북」중에서
“나는 영감하고 오십 년 동안 함께 살면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지요. 지금 우리는 빈털터리가 되었고, 남의집살이를 한 지 두 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찾은 것 같아요. 다른 무엇도 필요하지 않은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일리야스의 행복」중에서
“자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 없으니까. 모든 일은 하느님의 뜻에 달려 있다네. 비록 자네 아들은 죽었지만 자네는 살아야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네. 자네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은 자네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고 싶어 하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합니까?” 마르틴이 묻자 노인이 말했다. “하느님을 위해 살아야 하네. 하느님께서 생명을 주셨으니 그분을 위해 살아야 하네. 하느님을 위해서 산다면 슬퍼할 일도 없고,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네.”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중에서
이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두루 살피며 어리석은 우리들에게 주신 가르침은 그게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길, 상대방이 뭐라고 해도 잠자코 있으면 그쪽에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하셨다. 상대가 뺨을 때리면 다른 쪽 뺨도 내밀고, ‘때릴 만한 이유가 있다면 이쪽도 때리시오.’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상대방도 양심이 있으니 그렇게는 못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바로 이것이지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왜 아무 말도 없느냐, 내 말이 틀렸느냐?” ---「불을 방치하면 끄지 못한다」중에서
“하느님의 종이시여, 당신들의 기도는 이미 하느님께 닿았습니다. 당신들을 가르칠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당신들이 죄 많은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세 은사 중」중에서
악마는 온종일 탑 위에서 연설을 했고, 그 다음 날까지 계속 그곳에 서 있었다. 악마는 배가 고팠다. 그러나 머리로 일하는 법을 알고 있는 그에게 빵을 가져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신사가 머리를 써서 빵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보 이반」중에서
구름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치며 땅과 하늘 사이를 재빨리 스쳐갔다. 골짜기마다 안개가 스며들었고 풀 위에는 이슬이 반짝이고 있었다. 맑고 하얀 구름은 파란 하늘 위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숲 속에는 새들이 기쁨에 가득 차 지저귀고 있었다. 이슬을 촉촉이 머금은 나뭇잎들은 나무 꼭대기에서 즐거워하며 조용히 살랑거렸고, 살아 있는 나뭇가지들은 죽은 나무 위에서 장엄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세 죽음」중에서
“절대 놓지 않겠다. 난 네가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워하는 건 오직 하느님뿐이다. 헌데 하느님이 이 짓은 절대 안 된다고 하시니 이 남자를 놓아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