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이라는 존재는 이제 더는 놀랄 일은 아니지만 아직도 이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부장적인 제도 속에서 이혼녀로서 살아온 한국 태생인 저는, 나보다 더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회복지 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넓고 넓은 이 세상에 똑같은 삶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남다른 삶의 시간들을 통해 나처럼 세상에서 천대받기 쉽고 멸시받기 쉬운 사람을 택하신(고린도전서 1장 28절 말씀)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음을 알게 되는 큰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주부로서 직장인으로서 경제활동도 충분히 하고 친정의 도움도 받았지만 나 자신과 자녀들의 가치에 대한 형편없는 평가로 단돈 일 원의 위자료도 돈이 없어서 못 주겠다던, 지옥 같은 사기결혼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돈 만 원이 없어서 쩔쩔매던 우리 세 모자만의 차갑고 무서운 긴 인생의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기도의 힘으로 매일 일어났었지만 아침이 열릴 때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맞은 시간들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에서 주시는 매일의 말씀들이 아니었더라면 연속된 고통과 반복적인 좌절 속에 이미 주저앉아 버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 아들이 없었더라면 너무나 길고도 긴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삶조차도 포기했을 것입니다.
금방 끝날 것만 같아 보였던 고난과 가난의 시간은 너무나 길고 긴 여정 속에 이어졌습니다. 그 가난을 통과하기 위하여, 그리고 두 아들을 지켜내기 위한 어미로서의 모성애를 지닌 채 믿음을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우리 세 모자의 의식주가 보장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에 있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 속에서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소외 이웃들을 돌아보려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살아가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함께 울고 웃으며 동참할 수 있었던 나만의 삶의 시간에 감사하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함께 울어야 할 여러 삶의 앞날의 고통을 보면 마음이 시리고 아프기만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프리카의 굶주린 이웃들을 위하여, 그리고 병약하지만 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오늘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 사고를 겪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하여, 진심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날마다 죄인인 나를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삶 앞에 머리를 숙이며 죄인 된 겸손함으로 정직하게 살아가길 늘 원합니다.
비록 어두움 속에서 빛을 바라는 간절한 간구들이 나의 영혼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내 삶의 시간과 생각들이 작은 울림이나 감동을 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오래전 전능자의 계획 속에 예정된 이 글을 적기로 결단 내렸습니다. 글을 준비하면서 잊힌 시간들을 다시 기억해내느라 눈물을 흘리며 또다시 아픔을 겪었으나, 나를 신뢰하고 지지해준 생명의 은인인 사랑하는 두 아들과 그 외 응원하고 사랑해 주는 많은 분들로 인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밝은 미래를 간절히 소망하고 꿈꾸며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그런 앞날이 될 것을 믿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내용이지만 시대적·역사적으로 쓰임 받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자라는 어린 생명들을 귀하게 여기사 노벨상을 타는 인재도 나올 수 있는 앞날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출판하게 된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