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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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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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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56g | 140*195*20mm
ISBN13 9788901108315
ISBN10 890110831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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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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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카프카
눈처럼 새하얀 털을 자랑하는 04년생 페르시안 고양이. 그러나 가끔 엉덩이에 ‘응가’를 묻히고 다니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송곳니가 하나뿐이라 시니컬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척 예민하고 겁도 많고 소심하다.
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쥐라는 동물을 본 적이 없으며, 아이들과 개를 무척 싫어한다. 왕성한 호기심과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이우일로 대표되는 인간 군상을 관찰하고, 거침없이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려댄다. 취미는 사람처럼 앉아서 ‘썩소’ 날리기.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철이 안 드는 만화가 이우일의 유머만빵 그림일기
강현정 (jude55@yes24.com)
2010-07-14
비염 때문에 털 달린 동물이라면 질색하시는 할머니와 같이 사는 나는 어려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꿈이었는데, 키우자고 졸랐던 건 항상 강아지였지 고양이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귀여운 얼굴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와는 달리 예민하고 신경질적일 것 같은 고양이는 좋아하기는커녕 무서워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고양이 '카프카'는 좀 다르다. 눈처럼 새하얀 털에 동그랗고 파란 눈, 거기에 겁이 많고 소심하단다. 한쪽 송곳니가 누워 난 관계로 한쪽 송곳니만 내 놓은 채 시니컬한 표정을 짓고, 좋아하는 자세는 사람처럼 두 다리 뻗고 앉기라니, 귀엽잖아~!

카프카는 이 책에서 자신을 한숨짓게 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토로한다.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드는 만화가 이우일 씨, 집 안의 온갖 일을 도맡아 하는 '말단' 그의 아내, 아빠보다 고양이가 우선인 초딩 딸 은서, 그리고 대책 없이 살아가는 몇몇 엑스트라들까지. 그들에게 일어난 시시콜콜한 사건사고들을 43가지 에피소드로 엮어 그림일기로 담았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단연 이우일인데, 카프카가 바라본 그는 대충 이렇다. 1. 일본 공포 영화를 보고는 무서워서 2층의 자기 작업실에도 못 올라간다. 2. 쓸데없는 수집품에 대한 집착은 엽기적인 수준으로 오래된 물건은 하나도 못 버리면서 집착을 버리란다. 3. 가만히 누워 마구 부려먹으면서 진정한 가족이란다. 4. 혼자 있는 게 편하다면서 밤이면 밤마다 외로움에 시달린다. 5. 주 3회 이상 운동을 하고 각종 비타민은 복용하면서 못 말리는 골초다. 대충봐도 골 때리는 소심쟁이이자 모순 덩어리이지 않은가.

‘만약 내가 카프카라면 방금 내가 한 말과 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상상으로 시작된 이우일의 고백은 카프카의 시선을 빌려 써내려 갔기에 더 코믹하고 더 진솔하다.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창피한 실수부터 숨기고 싶은 신체적 비밀까지 거침없이 담았으니 누구보다 용감한 자기반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철 없고 한심한 인간들을 보며 툭툭 내뱉는 카프카의 시크한 발언에 낄낄거리며 웃는 사이, 남들에게는 숨겼지만 가족들에게만 보였던 못난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삐뚤어진 내 마음 한 구석이 들춰진 것 같아 뜨끔하기도 하다. 그러다 나중엔 우리가 쓸데없이 집착하고 고민했던 문제들을 아무렇지 않게 웃어 넘기는 카프카를 보며 그 여유를 닮게 되고, 따뜻한 위로마저 받는다.

우리를 비웃는 카프카도 사실은 허점 투성이다. 쥐를 무서워하는 주인은 무시하면서 자신은 정작 쥐를 본 적도 없고, 손도 안 씻고 자기를 쓰다듬는 인간들을 더럽다고 깔보지만 자기는 뭉친 털에 응가나 묻히고 다닌다. 이런 카프카이기에 도도한 그의 멘트들은 어처구니없이 우습고 오히려 사랑스러운 것일거다.

카프카의 매력이 가장 돋보이는 건 각 에피소드에 들어간 그림들이다. 귀여운 카프카의 모습은 물론이고, 생생한 상황표현과 4차원적인 멘트들로 가득한 이 페이지들은 분명 만화가 이우일의 열혈팬들을 배로 늘릴 것임에 틀림없다. 사는 게 지루해서 힘들다거나 배가 아플 정도로 웃어본지 오래되신 분,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주저말고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들이 제 털을 쓰다듬을 때, 저는 그들이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결과적으로 틀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있었어요. 제가 사는 이 집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대부분은 그 남자 주인 때문입니다. 아주 고양이를 피곤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인간이지요. --- p.12,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더니 다시 컴퓨터에 달라붙어 두어 시간을 그대로 보내더군요. 인간들이란 참 이상합니다. 잠깐 혼자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을 텐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려 발버둥 치지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인간들이 불쌍하다니까요. 츳. --- p.55, 〈나는 자다 깬 고양이입니다〉 중에서

주인은 거의 매일 하루에 한 번 목욕을 합니다. 욕조에 앉아 실실거리는 그를 보고 저는 생각했지요. ‘저 안에 뭐가 들어 있기에 매일 저기 들어가서 저렇게 좋아하는 걸까?’ 당연히 그런 궁금증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이 목욕을 끝내고 나온 어느 날, 저는 욕조의 모서리 위로 점프를 했지요. 욕조 안을 보려구요. 그런데 미끄러져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주인은 웃겨 죽겠다며 방바닥을 마구 뒹구는 것입니다. 바보 같은 고양이라느니 멍청하다느니 하면서요. 저 말입니다. 정말 이 집에서 계속 살고픈 마음이 안 든다니까요. 콱 가출이나 해버릴까요? --- p.119, 〈나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입니다〉 중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작년이랑 올해랑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뭔가 변한 것이 있죠. 하지만 저의 한결같은 생각은, 나이를 먹는다고 거저 정신도 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요. --- p.193, 〈나는 한 살 더 먹은 고양이입니다〉 중에서

고양이나 개, 혹은 다른 애완동물에게 혼잣말처럼 말을 걸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가끔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영혼을 간파당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 p.260,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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