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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켈러 - A Life
중고도서

헬렌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도로시 허먼 저 / 이수영 역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 2001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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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655쪽 | 70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548027
ISBN10 898954802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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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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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도로시 허먼
미국에서 최고의 명성을 날리고 있는 전기작가로, 이 책을 쓰기 위해 4년 동안 헬렌 켈러의 고향 앨라배마와 애니 설리번의 모교 퍼킨스 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였다. 주요 저서로 앤 모로 린드버그의 일생을 그린 『A Gift for Life』, 희극 작가인 S. J. 펄먼의 평전인 『A Life』가 있다.
역자 : 이수영
전문번역가로, 대안교육전문잡지 「민들레」에 교육 관련 원서를 번역, 기고하고 있다. 역서로 『현명한 부모 되기』, 『블랙 뷰티』, 『새로운 길을 여는 부모들의 이야기』, 『노드스트롬의 서비스 신화』, 『불멸의 사랑』, 어린이 그림책 『쿵쾅쿵쾅』, 『얌냠짭짭』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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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말에 따르면 그가 "앉아서 가만히 내 손을 잡고 부드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나를 그토록 걱정해 주는 데 놀랐다. 사랑이 담긴 말 속에서 달콤한 행복을 느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율했다. 그는 나를 즐겁게 해 줄 계획을 쏟아놓았다. 내가 자기와 결혼하면 늘 곁에서 삶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겠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사랑은 밝은 햇빛처럼 다가와서 내 무력함과 고독을 환한 빛으로 비추어 주었다. 사랑받고 있다는 행복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한 남자의 삶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헬렌은 어머니, 애니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켈러 부인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페이건이 비밀로 해 두자고 했다. 둘 사이를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두 연인은 아름다운 가을 숲을 거닐었고, 페이건은 가끔 헬렌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사랑에 빠진 두 연인은 보스턴에 있는 시 호적계에 가서 혼인 허가서를 신청했다. 하지만 헬렌은 어머니에게조차 두 사람의 관계를 숨겨야만 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 p.384
유령이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짐승에 지나지 않았던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헬렌"이란 인격을 갖춘 소녀로 바뀌어 갔다. 여덟 살 짜리 소녀 헬렌은 어린 시절이 순탄하지 못했던 한 젊은 여성의 뜨겁고도 지칠 줄 모르는 희망과 꿈, 환상이 빚어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무의 세계'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찾은 여린 유령 헬렌, 그녀가 내민 손바닥에서 나긋나긋하게 움직이는 애니의 손가락들은 삶 자체이자 원천이었다. 의사 전기 신호를 보내는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아이는 글자를 익혔다. 그리하여 "물결처럼 번져 오고, 찰랑거리고, 제멋대로 움직이고, 부르르 떨고, 윙윙거리는" 우주를 이해해 갔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작은 손바닥에서 춤추는 애니의 손가락들은 헬렌에게는 그저 기쁨이었다. 그리고 나아갈 길을 알려 주는 신호였다.
--- p.119
웨이드는 길먼에게 쓴 또 다른 편지에서 자기가 몹시 놀랐던 일을 설명했다.
"헬렌이 저에게 설리번 양이 읽어 주고 있던 말의 뜻을 묻는 겁니다. '강간'이란 말을 돌려 말한 것이었죠. 제가 얼버무려서 대답하고 '선생님께 여쭈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애니는 '여자의 동의 없이 여자를 학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더군요. 나는 정말 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 문제를 알고 있다는 데 놀란 것이 아니라, 남자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예의에 벗어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지 못하는 데 놀란 것입니다. 설리번 양이 어떤 사람인지 아시겠지요. '듣기 좋은 말'로 하면 '자유사상가'라고나 할까요."

스폴딩의 상속인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애니가 삼촌을 꼬드겨서 켈러 대위에게 돈을 빌려주게 했다고 생각했듯이, 웨이드 또한 애니가 여성적인 매력을 이용해서 자기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처럼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남자들을 이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가 분개하여 길먼에게 쓴 글이 있었다.

"빌어먹을! 나는 설리번 양이 '저명한 남자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에 대한 내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습니다. 벨은 '착하기만' 합니다. 그것이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설리번 양은 내게 허물없이 행동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도가 지나쳐서 불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내 의자 팔걸이에 앉기도 하고, 내게 기대어 킬킬거리고, 또 어떤 때는 머리를 내 어깨에 부딪치면서 장난을 치지요. 물론, 무슨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얘기가 달라지겠지요. 설리번 양이 나를 대하듯 내가 그녀를 대한다면 보나마나 그녀는 화가 나서 길길이 날뛰겠지요. 하지만 이건 그 잘난 '프랑스식'이랍니다. 나쁘게 '보인다'고 다 나쁜 건 아니라는 거죠.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시선에 겁먹을 것 없다나요."

길먼에게 두 사람을 떼어놓자고 맨 먼저 얘기를 꺼낸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흥이 난 웨이드였다.

…… 설리번 양은 헬렌과 같이 있으면 안 됩니다.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헬렌의 매력과 천성적으로 훌륭한 인격에 턱없이 미치지 못합니다. ……
--- p.247
사람들이, 시각-청각장애인이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을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헬렌은 영화관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는 느낌이 즐거웠으리라. 어느 날 배에서 헬렌은 그레타 가르보가 마거리트로 열연한 영화 『카미유(Camille)』를 보았다. 폴리의 싹싹한 손가락을 통해 영화대사와 가르보의 차가운 아름다움, 멋진 의상에 대해 전해 들으며 헬렌은 이 슬픈 이야기를 애니가 죽고 나서 석 달 뒤에 보게 된 것을 못내 안타까워했다. 선생님과 마거리트는 비슷한 점이 있었다. 뒤마의 소설에 등장하는 창녀는 애니와 똑같이 불굴의 영혼을 지니고 있었다. 아파서 누워있던 그녀는 자기를 단념하지 않는 애인을 위하여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가장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헬렌은 롱아일랜드 시골집에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던 선생님이 계획했던 작은 파티를 떠올리며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오기 전 애니는 폴리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몸을 일으켜 신발을 신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곧바로 의사가 달려왔고 다음날 애니는 병원으로 실려갔다. 마지막으로 외출복을 입으며 애니는 말없이 헬렌의 손을 꼭 쥐었다. 헬렌은 애니가 손에 글자를 써 주었을 때 애니의 죽음이 코앞으로 닥쳐 왔다는 것을 느꼈다.

"얘야, 구급차가 왔구나."

그리고 애니는 폴리의 부축을 받아 계단을 내려갔다.
--- pp.510-511
1918년은 무성영화의 전성기였다. 배우들은 화면에 자연스럽게 나오기 위해서 금발의 가발을 쓰고 시체처럼 하얗게 분을 바르고 파스텔색 옷을 입어야 했다. 관객들은 한참 놀고 마시고 온갖 사악한 일을 다 벌인 뒤에 도덕적 교훈을 전해 주는 영화를 좋아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 발맞추어서 할리우드는 헬렌을 소재로 한 영화에 매우 고결한 교훈을 담기로 하고 성, 시시껄렁한 이야기, 싸움 등을 대부분 없애기로 했다. 헬렌 켈러 같은 사람조차 삶에서 기쁨과 빛을 찾았는데, 아무리 세상이 전쟁으로 찢겨졌더라도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희망을 상실한 채 떠돌 수 있단 말인가? 헬렌을 우러러보는 세상 사람들에게 헬렌이 알려 주었듯이, 그녀가 잔인한 운명에서 벗어나 세상을 놀라게 한 것처럼 인류도 갈등과 사회 불의, 영혼의 장애에서 구원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영화는 내 마음 속에서 오래 전부터 불타고 있던 용기의 메시지, 모든 사람이 더 밝고 더 행복하게 사는 미래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게 해 줄 것입니다……."
헬렌은 특유의 간절한 열망을 담아 영화를 소개했다. 그녀는 영화 제목을 『해방(Deliverance)』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사랑과 정성이 내가 갇혀 있던 감각의 감옥을 부순 것처럼, 나는 세상의 모든 감옥의 문을 활짝 열고 싶습니다."
---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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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허먼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헬렌켈러가 한평생 걸어온 삶의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다. 성자인지 사기꾼이지 스스로 증명해야 했던 굴욕적인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어린 헬렌켈러가 말을 배우게 되는 인상적인 장면과 어른이 되어서도 남다른 삶을 살아가는 헬렌켈러를 풍부하게 알려주는 글이다.
--- 론 찰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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