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왕소나무의 포효(咆哮)
우기(雨期)의 시(詩) 하모니카의 계절(季節) 오돌막집과 옹달샘 조남균 선생 2(趙南均 先生 二) 문병객(問病客)들 온달(溫達)의 밥 늙은 개와 오토바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
이문희의 다른 상품
장영우의 다른 상품
|
철태가 울음을 터뜨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우리 어머니두 너 같은 놈 때문에, 하는 고함은 느닷없이 울음 속에 섞여들어 갔다. “너 같은 놈 때문에 못난 여자 되구 나두 너 때문에 세상 잡놈 다 됐다. 철태가 잡놈이다아.” 호읍(號泣)이었다.
--- 「왕소나무의 포효(咆哮)」 중에서 “(…)선생님 저 선량했죠? 선량했어요. 선생님 그렇죠?” 분명 슬픈 사람은 혜영이보다 나였다. 이때껏 무슨 말을 이만치 길게 이어 본 적이 없는 혜영이었지만 그만치 긴 호소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내가 보다 서러운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길다라이 쏟아 놓은 설원으로도 마저 하지 못한 이야기 때문에 서름이 못 다한 혜영이와 그들 긴 설원을 통채 받아드리고도 아직도 무엇인가에 주리고 있는 나와는 너무도 닮은 이웃이었다. --- 「우기(雨期)의 시(詩)」 중에서 잣골 대모가 영감을 얻어갔다는 이야기는 근동의 화제를 모았다. 잣골 대모는 작년에 갑년(甲年)을 넘었다. 사람들은 동정도 하고 비방도 했다. “인저 와서 팔자를 고칠티믄 진작 중[僧]이나 들어가지…”, “생목숨 못 끊어서 자식 죽구서두 여태 살었능감만, 환갑 지나 재가(再嫁)라니 사십 년 수절두 헛지킨 셈 아닝가베?” 미국 물이 들어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농담이었으나 그 속에 아낙네들의 차가운 웃음끼가 감춰져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잣골 대모는 영감을 얻어 가기 전날 밤, 당신이 살던 오막사리의 지붕 위에 올라가서 목을 놓고 울었다 한다. --- 「오돌막집과 옹달샘」 중에서 “다른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본 척 만 척 하면서도 내가 오토바이를 몰고 집에 돌아가면 이놈이 멀리서부터 소리를 듣고 알고는 헐레벌떡 쫓아 나오지 뭡니까. 엔진 소리를 구별해서 알아듣는다, 이겁니다. 진짜 희한하죠. 우리 집에서 진짜로 나를 반겨 주는 것은 도꾸뿐이거든요.” 오토바이가 더 좋으냐 도꾸가 더 좋으냐 하는 짖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김우식은 “똑같겠죠” 하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노름빚 대신 오토바이를 빼앗길 뻔했을 때 김우식은 삼거리 건달 놈에게 가서 절절 빌어 올린 바가 있다. 그 후 이번에는 도꾸가 노름빚 대신 끌려갈 뻔했을 때, 그때에도 김우식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 모셨던 것이다. --- 「늙은 개와 오토바이」 중에서 |
|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이문희 소설이 다루는 세계는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인정이 소통되는 공동체적 사회다. 그러나 근대 이후 공동체 사회의 윤리와 질서가 무너지면서 그의 소설은 반어적 방법으로 그러한 세계에의 동경과 지향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편 그는 판소리나 사설시조의 가락을 바탕으로 전통적 구어체 문장을 활용해 전후 세대의 사변체 문장이나 1960년대 이후 급속하게 퍼진 번역체 문장과 구별되는 문체를 자신의 특질로 삼는다. 그의 작품의 구성이 미약하다는 일부의 지적은 서구적 소설관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서구적 ‘노블(novel)’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 특이한 작가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그의 작품에 대한 전혀 다른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