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1998년 <가을날 시 줍기> 외 2편으로 ≪아동문예≫ 신인상에, 1999년 <나무와 새>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나무와 새≫, ≪하늘 다락방≫, ≪개미의 휴가≫, ≪말하는 돌≫ 등이 있다. 오늘의 동시문학상, 영남아동문학상, 부산아동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안데르센문학상 등을 받았다.
햇살 따사로운 봄날 새 한 마리 날아와 나무 위에 앉는다 부러운 나무는 새를 보며 말한다 “나도 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나무의 마음을 안 새는 가슴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늘 푸른 여름날 “우리처럼 하늘을 날고 싶으면 네가 가진 것 다 나누어 줘야 해.” 아무것도 지니지 않아야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새가 알려 준다 하늘 맑은 가을날 새의 말을 기억한 나무는 열매를 사람들에게 다 나눠 준다 그리고 빈손을 펼쳐 든다 차가운 겨울날 가지에 앉아 놀아 주던 새도 남쪽나라로 떠났다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입고 있던 옷들까지 다 벗어 준다 풀숲에서 떨고 있을 작은 벌레들을 위하여 하늘은 가진 것을 다 주는 나무의 마음을 알고 하얀 솜이불을 펼쳐 나무를 덮어 준다 솜이불을 덮고 누운 나무는 이제 꿈을 꾼다 한 마리 새가 되어 훨훨 날고 있다 하늘 무지개다리 건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