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 뭐라고 했소?' 오브리는 그의 전신을 훑어내리는 전율을 느끼며, 귀에 울리는 그의 심장박동이 한층 빨라졌음을 눈치챘다. 그의 품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셔츠 소매에 덮여가려진 손을 단단한 가슴에 대고 그를 밀었다.
'맥스웰 플레밍이 내 아버지라고 말했어요' 크리스천은 움직이는 그녀의 입술을 지켜보며, 수천 가지 생각을 동시에 떠올렸다. 그의 은빛 눈동자에는 그 생각 가운데 어느 것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브리는 그의 눈빛을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떨구고, 그가 요구했던 진실을 빠르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 p.433
오브리가 소리없이 흐느꼈다.
크리스런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내가..... 그자 때문에 당신을 미워할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오?'
'그,그렇지 않아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는 주먹을 펴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너무 세게 잡아 그녀를 아프게 할까 두려웠지만, 너무 느슨하게 잡으면 그녀를 놓칠까봐 두렵기도 했다.
'바보 같은 소리! 당신은 맥스웰 플레밍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요.전에도 그랬고,앞으로도 그럴거요.당신은 이제 내 사람이오,알겠소? 내 일부분이란 말이오!'
크리스천이 거친 목소리로 속삭였다.
--- p.436
'나는 그랬을 줄 아오? 감옥을 나서며 남은 평생 자유롭게 살겠다고 결심했었소. 그런데 난 자유롭지 못해. 당신이 내 핏속에 뭘 집어넣었는지 알아내기까지, 그게 안 되면 내 핏속에 당신 흔적을 완전히 뽑아낼 방법을 알아내기까지는 두 번 다시 자유롭지 못할 거 같단 말이오.'
오브리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는 바지를 풀어헤친 채 넓은 어깨와 가슴 가득 별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조각한 듯 단단한 근육으로 빚어진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정하길 독촉하듯, 그의 몸을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더이상 억제하지 말라고 재촉하듯 눈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 p.305
"아가씨 이름은 뭐야?"
"블루예요, 오블리 블루."
"그게 본명이야?"
"원래 이름이 있긴 하지만, 전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좋아요."
"자기도 그런 주제에 남의 이름을 들먹이고 난리야. 아무튼 됐어. 굳이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솔직히 난 아가씨에 대해서나 루셔스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알고 싶지 않아. 그런 작자와는 더이상 볼일이 없다는 뜻이지. 그자와 한패라면 아가씨도 마찬가지야. 나한테 봉변을 당하기 전에 얼른 돌아가는 게 아가씨 신상에 좋을 거야."
"아저씨는......무슨 일이 있어도 부인을 공경에 빠뜨리진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냥 제게 정보를 좀 알려주셨으면 하는 것뿐이죠."
"그 작자가 날 잘못 봤군. 난 아무것도 몰라.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지. 이 동에 소떼에 날개가 돋아나지 않는 한, 루셔스는 여기 나타날 위인이 아니란 걸 알아. 내 마음을 그렇게 모질게 찢어놓고, 이제 와서 도와주길 바란다면, 그 인간이 오해한 거지. 아가씨를 여기 보낸 것도 잘못이고, 작별키스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그 작자 때문에 내 가슴이 다 해졌어. 그렇게 떠나선 10년 동안이나 편지 한 장 없었다구!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사람으로 치기로 했어. 혹시라도 그 빌어먹을 몰골을 내 눈앞에 들이미는 날엔, 빈약한 엉덩이를 냅다 차줄 거야. 불알이 귓불에 가서 붙을 정도로 말아. 단방에 샌프란시스코로 돌려보낼 거라구."
"샌프란시스코라고요?"
"그 작자가 거기로 갔잖아. 쪼다 같은 자식, 나 같은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큰돈 벌 생각에 꿈을 쫓아 떠난 게 그 인간이야. 빌어먹을 그 소리를 들은 게 몇 번인지 몰라! '느낌이 와, 릴리, 돈 냄새가 난다구!.' 쳇! 돼지밥통 같은 자식. 그 작자는 이기적인 몽상가일 뿐이야. 촌구석에서도 그 작자보다 나은 남편감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미쳤었지."
릴리가 흘러내린 머리칼을 쓸어넘기기 위해 말을 멈추었다. 오브리는 그녀를 응시하며, 천장이 빙빙 돌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남편이라뇨? 지금......남편이라고 하셨어요?"
--- p.226~227
"아가씨 이름은 뭐야?"
"블루예요, 오블리 블루."
"그게 본명이야?"
"원래 이름이 있긴 하지만, 전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좋아요."
"자기도 그런 주제에 남의 이름을 들먹이고 난리야. 아무튼 됐어. 굳이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솔직히 난 아가씨에 대해서나 루셔스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알고 싶지 않아. 그런 작자와는 더이상 볼일이 없다는 뜻이지. 그자와 한패라면 아가씨도 마찬가지야. 나한테 봉변을 당하기 전에 얼른 돌아가는 게 아가씨 신상에 좋을 거야."
"아저씨는......무슨 일이 있어도 부인을 공경에 빠뜨리진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냥 제게 정보를 좀 알려주셨으면 하는 것뿐이죠."
"그 작자가 날 잘못 봤군. 난 아무것도 몰라.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지. 이 동에 소떼에 날개가 돋아나지 않는 한, 루셔스는 여기 나타날 위인이 아니란 걸 알아. 내 마음을 그렇게 모질게 찢어놓고, 이제 와서 도와주길 바란다면, 그 인간이 오해한 거지. 아가씨를 여기 보낸 것도 잘못이고, 작별키스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그 작자 때문에 내 가슴이 다 해졌어. 그렇게 떠나선 10년 동안이나 편지 한 장 없었다구!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사람으로 치기로 했어. 혹시라도 그 빌어먹을 몰골을 내 눈앞에 들이미는 날엔, 빈약한 엉덩이를 냅다 차줄 거야. 불알이 귓불에 가서 붙을 정도로 말아. 단방에 샌프란시스코로 돌려보낼 거라구."
"샌프란시스코라고요?"
"그 작자가 거기로 갔잖아. 쪼다 같은 자식, 나 같은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큰돈 벌 생각에 꿈을 쫓아 떠난 게 그 인간이야. 빌어먹을 그 소리를 들은 게 몇 번인지 몰라! '느낌이 와, 릴리, 돈 냄새가 난다구!.' 쳇! 돼지밥통 같은 자식. 그 작자는 이기적인 몽상가일 뿐이야. 촌구석에서도 그 작자보다 나은 남편감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미쳤었지."
릴리가 흘러내린 머리칼을 쓸어넘기기 위해 말을 멈추었다. 오브리는 그녀를 응시하며, 천장이 빙빙 돌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남편이라뇨? 지금......남편이라고 하셨어요?"
--- p.226~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