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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하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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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하흐

[ EPUB ]
김호수 | 필맥 | 2015년 07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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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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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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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9.4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7만자, 약 5만 단어, A4 약 105쪽?
ISBN13 9788997751570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들 가운데 가장 거룩하신 에우제니오 파셀리 추기경 각하께,
하느님의 종 중의 종 Q신부가 드립니다.
친애하는 에우제니오 파셀리 추기경 각하, 저는 각하의 파송을 받고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회의와 절망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항상 우리를 진리의 길로 인도하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의지하여, 목격되고 증언되는 사실만을 추적하고자 하였습니다. 어둠의 세력이 거짓과 기만으로 저를 절망에 빠뜨릴 때마다 저는 성 보니파티우스 주교께서 머시아 왕에게 보낸 서신에서 하신 말씀을 몇 번이고 되새겼습니다.
“우리의 사고는 참된 길에서 멀리 벗어나 버린 듯하다. 우리의 사고에는 정의의 빛 한 줄기도 비추지 않았고, 저 하늘의 태양도 빛을 내리지 않았다.”
이제 남은 일은 추기경 각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시도록 일련의 사건들을 참된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일한 방법은 한 동양인의 도정을 쫓아 일련의 사건들을 차례대로 기술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리게 되었습니다.
추기경 각하, 여기 진리를 위해 투쟁했던 한 인간의 기록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봉인하는 저의 손이 떨립니다. 생존을 위해 그와 함께 싸웠던 기억들 하나하나가 저의 심장을 날카롭게 찌릅니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편 57:8)”라는 신의 음성이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역사적 책임을 묻는 듯합니다.
부디 주의 진리를 선포하는 성좌가 어둠의 세력에 맞서 담대히 나아갔던 한 인간의 기록을 되새기고 만방에 정의의 빛을 비추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 pp.8~9

1907년 7월 16일, 네덜란드 덴하흐의 니우에이켄다위넌 공동묘지. (…)
성긴 목관 하나가 파 올린 흙더미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애통하다. 너무나,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앞가르마를 한 사내가 무릎을 꿇고 쪼그려 앉아 관을 매만졌다. 인부 두 사람이 근처 덤불에서 노닥이다가 뒤늦게 도착한 사내를 보고 그에게 다가가 흥정을 했다. 두 인부는 실크햇의 사내에게서 장례비를 받아들고는 서둘러 관을 내렸다. 앞가르마를 한 사내가 흙 한 줌을 집어 관 위에 뿌렸다. 인부들은 거춤거춤 회백색 흙을 덮고 낮고 초라한 비석을 세웠다. 가매장은 끝났다. 앞가르마를 한 사내가 외투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는 쪼그리고 앉은 채 종이와 비석을 번갈아 보다가 손등으로 연방 눈을 비볐다. 갑작스런 바람이 봉분에 뿌려놓은 석회가루를 말아 올리더니 어느 틈에 그의 손에서 종이를 낚아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1907년 7월 15일 오늘, 덴하흐 지역 기록 담당 공무원 39세 한센과 44세 장의사 렌니스는 한국의 함경도 북청에서 태어나 기혼으로 서울에 거주하던 변호사 이준이 어제 14일 저녁 7시 이곳에서 49세의 나이로 운명했고 그 외 다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음을 증명함.
--- pp.9~10

“나는 정의를 선포한 것입니다. 당신들이 믿는 신을 알기에, 데카르트가 극히 명석하고 판명한 진실이라고 했던 그 신을 신뢰했기에 나는 고양이 소굴에서 공법과 정의를 외쳤습니다.”
“허허, 명석하고 판명한 진실이라고? 일본제국이 강대국이라는 사실이 바로 명석하고 판명한 진실일세. 자네가 말하는 평화의 신은 폐기돼 수도원에 갇힌 지 오래야. 공법과 정의? 그건 철학자들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지. 이보게 프린스, 지금 자네에게 명석하고 판명한 진실이란…… 이준 부사의 주검과 이형 왕의 폐위, 그리고 일본제국의 날카로운 칼일세.”
“왜들 이러세요. 두 분 다 너무 취하셨습니다.”
호텔 주인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블라디미르와 스테드를 번갈아 보더니 그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당신은 소위 평화주의자 아니었나요? 아, 이런! 평화란 고양이들의 전유물이란 걸 제가 미처 몰랐군요. 그놈들의 이빨에나 새겨진 구호에 불과하다는 걸. 머지않아 맥주병에도 하이네켄이란 상표 대신 고양이 이빨을 그려 넣겠군요. 평화라는 문구가 새겨진 고양이 이빨. 덴하흐여, 건배! 고양이를 위하여, 일본제국을 위하여. 그리고 뉴욕 앞바다 자유의 여신상을 위하여……. 이런, 잘못 얘기했군. 고양이들의 여신상, 억압의 여신상을 위하여!”
블라디미르가 오른손에 쥔 보드카 병을 들어 올리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상설이 웃고 있는 블라디미르를 어리둥절히 바라보더니 서둘러 그의 손에서 병을 빼앗았다.
--- pp.37~38

“9, 10세로 추정되는 여아가 죽은 채로 56번 지방도로 변에서 발견됐어요. 검안 결과 그 아이의 겨드랑이에서도 수빈이와 같은 문양의 타투를 찾았어요. 부장님 얘기로는 이번에도 수빈이 경우처럼 경찰로부터 곧바로 사건을 인계받았다더군요. 물론 수빈이의 타투는 부검과정에서 발견됐고요. 타투 문양은 여기, 노트북에 ?장돼 있어요. 어젯밤 부장님 호출을 받기 직전에 당신이 말하려 했던 타투가 이건가요?”
지호가 노트북을 내게로 돌려 화면에 선명하게 드러난 타투를 보여 주었다. 나는 그렇다는 의미로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
“여기 검은색 문양은 도리이라는 문(門)이에요. 일본의 신궁이나 신사의 입구에 세워진 문으로 하늘 천(天) 자를 형상화한 겁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야스쿠니 신사만 해도 거기에 세개의 도리이가 세워져 있지요. 신사의 외원(外院)과 내원(內院)에 각각 하나씩, 그리고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마다 뉴스 화면에 매번 등장하는 배전(拜殿) 앞에 하나가 있습니다.”
--- pp.75~76

한 여자아이의 사체가 스크린 화면에 나타나면서 방안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사체로 발견된 여아는 아홉 살이나 열 살 정도로 추정되며, 발견장소는 인제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미시령 초입 56번 지방도로 변이었습니다. 발견될 당시 아이는 지금 화면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고성 방면 도로 변에 연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오른쪽 팔에 분홍색 고양이 인형을 안은 채 엎드러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사체유기 현장을 중심으로 반경 1킬로미터까지 수색에 나섰지만 뚜렷한 증거나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체검안 결과 수빈이와 마찬가지로 왼쪽 겨드랑이에서 도리이 문양이 발견됐지만, 외관상 특기할 만한 외상은 없었습니다. 끝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내일 오후 6시부터 부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수고했네, 김 검사. 자, 질문 있으신 분들은 말씀하세요. 어, 그래, 이영민.”
“아이의 자세한 인적사항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아직까지 아이의 신변을 밝혀줄 만한 증거물이나 단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현장 주변을 샅샅이 훑었지만 소득이 없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서도 치과치료 흔적이나 그 외 신분을 알 수 있는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진에 나온 분홍색 고양이 인형이 전부입니다. 대책은…… 글쎄요. 지금으로서는 현장 주변을 중심으로 목격자를 찾아 탐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모니카가 안경집에서 안경을 꺼내 쓰고 사진에 나온 분홍색 고양이 인형을 유심히 살피더니 내게 슬쩍 윙크를 했다.
“이 늙은이가 한 번만 더 끼어들어도 되겠죠? 저, 방금 설명하신 검사님! 고양이 인형 사진은 아이 팔에 감겨 있는 저것뿐인가요? 사진을 확대하거나 고양이 인형만 찍은 사진을 볼 수는 없을까요?”
--- pp.115~116

피우스 12세 교황 성하께,
하느님의 미천한 종 중의 종 Q신부가 드립니다.
“밤 초경에 일어나 부르짖을지어다. 네 마음을 주의 얼굴 앞에 물 쏟듯 할지어다. 각 길머리에서 주려 혼미한 네 어린 자녀의 생명을 위하여 주를 향하여 손을 들지어다 하였도다.”(예레미야애가 2:19)
성하, 하켄크로이츠와 교쿠지쓰가 걸린 곳마다 인간살육이 무자비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인간은 붉은 벽돌의 장막 너머 세상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살육하는 자는 양심을 악마에게 팔아치웠고, 죽어가는 자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상실했습니다.
성하, 역사가 하켄크로이츠와 교쿠지쓰가 걸린 세상을 기록해야 합니까? 이것이 인간의 역사라며 낱낱이 기록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모르모트로 변한 인간들의 고통에 찬 소리와 괴물로 변신한 자들의 잔혹한 살육이 진정 우리의 역사입니까?
성하, 보소서! 산 채로 두개골이 절단된 이들이 감압실에서 마주 앉아 서로의 지주막에서 터져 나오는 피를 보며 죽어갑니다. 살인자들은 이것을 감압실험이라 부르며 희생자들의 죽음을 즐깁니다. 집시들은 매일 바닷물로 만든 스프로 배를 채우고 바싹 타들어간 몸으로 바닥에 떨어진 물 한 방울 때문에 서로 다투며 바닥을 핥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결핵실험에 동원되어 더욱 처참하게 죽어갑니다. 살인자들은 아이들의 모든 림프절을 제거하고 결핵균에 노출시켰습니다. 또한 그들은 많은 사람들의 정맥에 페놀과 가솔린, 그리고 청산가리를 주사하고 사지를 절단한 채 방치합니다.
성하, 이 참혹한 현실을 더 나열하오리까?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워도 부족할 것입니다. 끔찍한 실험들이 하켄크로이츠와 교쿠지쓰 아래 자행되고 있습니다. 살인자들은 이것을 의학사와 과학사로 기록합니다. 아마도 이 기록은 보암직하고 먹음직하기에 한입 베어 물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대대로 전달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하켄크로이츠와 교쿠지쓰의 세상 또한 우리의 역사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판도라와 결혼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본 ‘나중에 생각하는 자’ 에피메테우스와 같은 사람들이 언젠가 다시 이 참담한 현장의 기록을 새로운 문명 건설에 써먹으려고 열어볼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우리의 비극입니다.
성하, 주를 향하여 손을 들고 무어라 기도해야 하나이까? 모르모트캷 전락한 이들의 무고한 피는 어찌하며, 괴물로 변신한 이들의 죄는 또 어찌해야 하나이까? 또다시 성자께서 이 모든 것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지고 십자가에 달리셔야 합니까? 진정 의인은 단 한 명도 없습니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며”(마태복음 16:24) 역사 앞에 책임을 지는 의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성하께서 부디 책임 없는 국가 이상의 악은 없다는 것을 알리시고, 바로 지금 인류가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그들의 양심에 호소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pp.206~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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