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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그릇의 밥
중고도서

140만 그릇의 밥

: 갈 곳 없는 이들의 벗 갈거리 사랑촌 곽병은 원장의 행복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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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40g | 153*224*30mm
ISBN13 9788972207429
ISBN10 89722074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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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곽병은
1953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1977년 중앙대 의대를 졸업했다. 원주에서의 군복무를 계기로 1989년 원주에 부부의원을 개원하였고 2년 후인 1991년 갈거리사랑촌을 설립하였다. 이후 무료급식소 십시일반, 원주노숙인센터, 갈거리협동조합을 설립하며 22년째 봉사인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동네의사, 지역복지인 또한 평생학생으로 사회복지학, 동양학, 서예, 사군자, 검도, 사진 등을 공부하고 있는 그의 삶은 시골의 이웃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사는 조화롭고 여한 없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2001년 원주시민대상, 2006년 대한민국 인권상, 2013년 아산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원주의료생협 밝음의원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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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집사람과 내가 연애할 때 집사람은 내가 앞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을 잘 이해해주었다. 우리는 보통 의사 수준 정도의 생활을 하자고 의견 일치를 보았다. 너무 화려한 생활이나 봉사한다고 궁핍한 생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들한테는 어려서부터 유산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교육은 원하는 대로 시켜주지만 물질적 유산은 없다고 했다. --- p.13

24년 전 오늘
25년 전 오늘 아침, 병원 출근길 내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가톨릭병원에서 갑자기 나오게 되어 아무 준비 없이 개원하게 되었다. 강원은행 남부지점에서 6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으로 보증금 내고 인테리어 하고 의료기기 사고, 직원 월급과 우리 집 생활비 3개월분을 충당했다. 개원 자금도 전혀 없는데다 이곳 출신도 아닌지라, 쉽지 않은 조건에서 개원한 것이다. 개원하면서 얻은 빚과 서울 아버지 집을 구입하면서 얻은 빚 등이 있었다. 나는 원주 내 가족만이 아니라 서울 부모님의 생활까지 책임져야 할 장남이었다. 내가 망하면 우리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어려워진다는 배수진을 치고 시작한 것이다. --- p. 24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어려운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냐고. 그것은 정의(正義), 선(善)과 같은 진리에 대한 단순한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 믿음이 부족한 한 인간에게 용기와 힘을 준 것이다.

동네의사 아저씨
넥타이도 매지 않는다. 갑갑하고 귀찮다. 노인 환자분들은 이런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환자에게 의사로서의 권위는 나에게 없다. 더 낮아지려고 한다. 낮아짐으로써 겉으로가 아니라 마음에서 자연히 우러나는 존경받는 의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항상 웃는다. 나부터 벽을 허물어 가까워지려고 한다. 편하고 친절한 의사가 되고 싶은 것이다. --- p.34

청년시절의 꿈
길거리를 가다가 리어카를 끌고 고물을 줍는 분들이나 붕어빵을 파는 사람, 구두 닦는 사람, 좌판을 깔고 야채나 과일을 팔고 있는 할머니들이 나에게 아는 체하고 인사하는 것이 좋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병원에 환자로 오고 길거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은 내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청년시절의 꿈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실천해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 p.197

십시일반 토요국수
십시일반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국수가 나온다. 사실 이곳의 토요일 잔치국수는 맛있기로 소문 나 있다. 토요 봉사자분들이 10년 넘게 국수만 삶아서 기술이 늘어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다. 보통 두 그릇씩 드시고 또 밥도 말아 드신다. 국수 삶는 일은 여성 봉사자에게 좀 힘든 일이다. 건축 목수 일을 하다가 지금은 치킨 집을 하는 황병환(남자 봉사자) 씨는 비가 오거나 일이 없는 날에는 십시일반에 와서 설거지나 힘든 일을 도맡아 한다. 지금은 토요일마다 국수를 삶으러 오는데 그의 옷은 항상 땀범벅이 된다. 그는 집에 밥이 없어 봉사하고 밥 먹으러 온다고 농담을 한다. --- p.117

시골생활
농사도 짓고 마당도 가꾸고, 봄에는 앞마당의 포도나무, 감나무, 장미, 철쭉 등을 전정해주고 퇴비도 주련다. 울타리 꽃 매화나무도 잘라 주리라. 뒷마당의 자두나무, 매실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등에도 퇴비를 주고 잘 가꾸리라. 여름에는 잔디 깎고 뒷마당의 풀 뽑고, 가을에는 밤, 감, 대추, 매실을 따서 먹거나 과실주를 담그고 뒷마당의 밤 껍질도 치우리라. 겨울에는 감나무 기둥을 짚으로 싸매 주리라. 그리고 앞, 뒷마당에 있는 강아지 집들도 깨끗이 치우고 고쳐주고 밥그릇도 닦아주리라. 물론 연못도 청소하고 물도 갈 것이다. --- p.136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가는 삶
너무 욕심을 낼 것도 아니고 선한 마음으로 남을 도와주다가 조용히 살다가 가는 것이다. 갈 때도 아무에게 알리지도 말고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고 싶다. 열심히 살다 이다음에 남을 도와준 착한 사람이라고 기억되면 행복한 것이다.
--- p.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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