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무렵 생존했던 당나라의 선승이다. 건주(建州) 사람으로, 속성은 주(朱) 씨이고, 대주(大珠) 화상 또는 대주혜해(大珠慧海)라고 불렸다. 월주(越州) 소흥(紹興) 대운사(大雲寺) 도지(道智) 법사를 따라 출가하여, 처음에는 경교(經敎)를 배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나중에 여러 지방을 다니다가 마조도일 선사를 참알했다. 마조 선사가 “네 집의 보배창고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집을 버리고 어지러이 돌아다니니 무엇을 하겠느냐?”고 한 말에 본성을 깨달아 6년 동안 마조를 섬겼다. 월주로 돌아가「돈오입도요문론」 1권을 지었는데, 마조 선사가 이를 보고 “월주에 큰 구슬이 하나 있는데 참으로 둥글고 밝아서 그 빛이 자유자재로 비친다.”라고 말한 데서 대주(大珠) 화상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상·하 2권으로 된 『대주선사어록』에「돈오입도요문론」과「제방문인참문」이 전해진다.
강설 : 한암대원(閒庵大元) 선사
1958년 경북 상주 남장사로 출가하여 혼해, 고봉, 석릉, 관응, 호경 스님 등으로부터 일대시교를 이수한 후 혼해混海 스님에게서 전강을 받았다. 그 후 상원사, 동화사,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등 전국 제방선원에서 정진하였고, 고암古庵 스님으로부터 전법을 받았다. 1986년 옛 제석사帝釋寺 터에 학림사鶴林寺를 세우고 납자를 위한 오등선원五燈禪院과 일반 불자들을 위한 시민선방을 열어 현재 선불교 대중화에 진력하고 있다. 2010~2011년에는 전국 수좌회 수석대표를 역임하였다.
공부를 하다가 어떤 경계가 나타나면 근기가 미약한 사람은 백이면 백 모두 그것에 속게 되어 그 엄청난 기운의 희열, 기쁨에 춤을 추고 날뛰게 되는데, 이것을 바로 잡아주는 데에 선지식이 필요합니다. 화두를 참구하다가 뭐가 환히 보이지 않나, 얼른 깨달아지지 않나, 경계가 나타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의식적으로 표가 있기를 바라면 그 사람은 공부가 나아가지 못합니다. 전혀 표시가 없어야 합니다. 점점 해나갈수록 아는 것도 다 없어지고 깜깜해져야 됩니다. 만약 아는 것이 조금씩 나타난다면 그 사람은 아는 것에 취해서 다시는 더 나아갈 길이 없고 거기에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은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는 본 것도 없고, 표도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p.53
망상인 줄 알았을 때 망상인 것을 아는 그놈을 퍼뜩 순간 포착으로 되잡아서 ‘이놈이 무엇이냐’ 하고 더욱 강한 의심을 불끈 일으키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생각과 망상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거기에서 애를 쓰면 바로 힘을 얻습니다. 이것을 회두관조回頭觀照라고 합니다. 머리를, 즉 생각을 되돌려서 비춰보라는 말인데, 목전에 일어나는 망상 등 모든 것을 보고 아는 이놈을 되돌려 잡아 ‘무엇일까’, 눈앞에 일어나는 시비와 양변 모든 것을 보는 이놈은 과연 ‘무슨 물건인가’ 되돌려 물어보면 거기서 깨달음이 있습니다.---p.218-219
관법이나 염불이나 주력이나 진언을 하여 업장 소멸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업장이 소멸되는 동시에 팔식 경계에 들어가서 나오는 알음알이 속에 스스로 집을 짓고 들어가게 됩니다. 스승이 없으면 100% 속게 되어 있습니다. 그 희열, 기쁨으로 인해 넘치는 것과 보이는 것과 모든 곳에서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데에 이르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입니다. 속수무책이라, 그것 가지고 살게 됩니다. 그러니까 공부하는 참선지식을 만나야, 비로소 그놈을 부수고 본래 아무것도 없는 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과연 이놈이 무엇인가? 하고 공부를 해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