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고난과 마주쳤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외적 변화가 아니라 마음상태인 경우가 많다. 슬픔, 불안, 두려움, 상실, 그 밖의 거친 감정들과 시련과 고통에 관한 사연을 풀어내는 법을 배우기 전까지는 그런 것들로 인해 계속해서 고통 받고 병들게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그렇지만 곧 문제가 우리를 따라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배신과 모욕, 상처와 질병,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최선의 길은 상처받은 내면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사실, 상처받고 힘겨운 내면에 두려워 말고 주의를 기울이면, 그 상황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이나 삶을 바꿀 놀라운 선물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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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상실감, 고통 그리고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불리는 우울 등의 정신적 위기는 이들을 무시하거나 부인하거나 회피하려고 할 때 더욱 악화된다. 우리가 이들과 직면하고 함께할 방법을 배워나갈 때 비로소 치유의 여정이 시작된다. 시련과 맞서 싸우는 것을 멈추고, 시련과 악마를 마주할 힘을 찾을 때, 우리가 예전보다 더 강하고 더 겸손하며 더 확고해짐을 알게 된다. 시련을 이기고 살아남는 것은 지혜와 함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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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우리는 한 번 혹은 그 이상 배신, 분쟁, 상실, 통증 등으로 고통 받는다. 우리는 가정에서, 사회에서 배신과 분쟁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가끔은 이런 시련들을 극복할 수 없다고 느껴져 고통과 분쟁에서 벗어나는 길을 갈망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첫 번째 조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계를 그어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고통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또 한 가지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고, 고통의 원인이 된 사건을 용서하는 것이다.
갑자기 모든 걸 용서하지는 못한다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당신이 만약 상처 받은 진짜 감정을 숨긴다면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럴 땐 슬픔이나 격분, 절망, 고통과 같은 감정을 충분히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자신의 삶에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사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스스로를 위해 자신의 마음에서 그 일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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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친구나 연인을 잃었다는 사실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는지 스스로 반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진실이 무엇인가? 그들이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해석하려 애쓰느라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이 했던 말들을 스스로 정당화하거나 당신이 뭔가 다르게 했기를 바라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거의 절망에 빠질 때까지 이야기를 확대하고 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는 당신이 뭔가 잘못했다거나, 사랑스럽지 않다거나, 일이 잘못된 원인이 당신 때문이라고 믿는가?
상실이나 배신 때문에 고통 받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존엄성과 지혜를 회복해 마음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 pp.104~105
질병이나 상실, 주변의 다툼에 압도당했을 때,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껴질 때, 고통과 고뇌에 가득 찬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는 단지 호흡을 알아차리면서 부드럽게 숨 쉬는 것뿐일 경우가 가끔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이런 단순한 동작으로 마음의 나침반을 재설정할 수 있다. 호흡을 주시하는 단순한 행동 하나로 당신은 연민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두려움이나 혼란함이 당신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심한 심리적 충격, 재정적 손실, 다툼으로 인한 괴로운 감정, 가망 없어 보이는 질병 등, 어려움이 무엇이 됐든, 마음의 나침반을 최선의 의지에 맞춤으로써 매순간 자유로워진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고난의 시기를 비롯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사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과 기꺼이 사랑하는 것이다.
--- p.132
암으로 죽어가는 아주 가까운 친구와 함께했던 일이 기억난다. 이틀에 한 번씩 받는 항암치료는 친구가 몸속에 불덩이와 지옥이 결합한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녀에게 매우 혹독한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치유의 사원’을 시각화하는 훈련을 함께하기로 했다. 그 뒤로 그녀는 정화의 불을 통과하여 치유의 사원에 있는 것처럼 여기며 항암치료를 견뎌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시기 동안 그녀는 이런 시각화 훈련으로 명상을 했다. 그녀가 자신이 겪는 상황을 정화의 불이 지나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새롭게 해석하자, 자신의 통증과 괴로움이 긍정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차차 누군가가 불 속에 구리를 던져 넣은 것처럼 아름다운 초록 불빛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진정한 치유를 위해서는 불 속으로 바로 들어가야 할 때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 pp.146~147
깊이 귀 기울여 들어줌으로써 자신의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연민의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이면 몸은 활력과 생명력과 원기를 회복한다. 또한 이런 것들이 몸의 취약함, 질병, 노화, 피할 수 없는 죽음과도 균형을 이룬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지든 우리 몸에서 살아 있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조건뿐임을 깨닫게 된다. 의식은 이런 일시적인 조건은 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