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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당나귀알? : 우리 나라 왕바보 이야기 (반양장)

수박은 당나귀알? : 우리 나라 왕바보 이야기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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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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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56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3801946
ISBN10 894380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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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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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같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는데도 형과 동생은 서로 달랐습니다. 형은 어리석고 멍청한데, 동생은 똑똑하고 지혜로웠습니다. 형제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몹쓸 병에 걸려 누웠습니다. 동생은, 좋다는 약은 모두 써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병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시름시름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른 뒤에도 동생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동생은 날마다 형을 데리고 아버지 무덤에 가서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형은 달랐습니다. 동생이 아버지 무덤에 엎드려 우는 동안, 형은 산과 들을 마음껏 돌아다녔습니다. 나비를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칡을 캐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새알을 찾는다고 갔는데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동생의 속을 태운 적도 있었습니다.

동생은 철없이 구는 형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형이 몸만 어른이 되어 갈 뿐, 정신은 아직도 철부지 어린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꽃 피고 새 우는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동생은 형을 데리고 아버지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날은 형이 아버지 무덤에 엎드려 목놓아 울었습니다. 동생은 그 모습을 보고 한동안 어안이벙벙했습니다.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던 형이 웬일이지?' 웬만큼 울면 일어서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서럽게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동생은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 형이 드디어 철이 드는구나. 지난날의 불효를 뉘우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잖아. 지하에 계신 아버님이 기뻐하시겠지.' 동생은 형 옆에 엎드려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동생은 울고 있는 형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했습니다. "형, 인제 그만 울음을 그쳐요. 날이 저물고 있잖아요. 집에 돌아가야죠." 그런데 형은 동생의 손을 뿌리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우야, 너도 눈이 있으면 아버지 무덤 주위를 살펴보아라. 쑥이 얼마나 쑥쑥 자라 있니? 저렇게 자랄 때까지 한 번도 쑥떡을 해 먹지 못했으니 얼마나 원통하냐. 나는 밤새도록 통곡을 해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엉엉엉."
--- pp.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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