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가 지금은 진심으로 그녀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있고, 그녀의 선량한 성격을 알고 기뻐하며,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을 진정으로 즐거워하지만, 그의 애정은 다름 아닌 고마운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었음을 나는 고백해야겠다. 다시 말해서, 오로지 자신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확신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로맨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상황이고, 여주인공의 품위를 심각하게 떨어뜨린다는 것을 나는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현실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것이라면, 상상력을 무모하게 발휘한 점은 적어도 순전히 나의 공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 p.354
이처럼 사랑에 빠진 상태에서 헨리와 캐서린이 느낄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 사람들이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최종적 결말에 대한 초조함은, 유감스럽게도 내 독자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이제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이 달랑 한두 장 남은 책장을 보고 독자들은 우리 모두 완벽한 행복을 향해 서둘러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들의 결혼이 어떻게 해서 신속히 성사될 수 있었을까? 이것이 단 하나의 의문일 것이다. 장군 같은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은 과연 어떤 것일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바로 그의 딸이 부유한 명문가에 시집을 간 것이었다. 엘리너가 여름에 결혼하고 그럼으로써 명예를 얻게 되자 그는 변덕스럽게 기분이 좋아졌다. 일시적으로 희희낙락한 기분이 아직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때, 엘리너가 헨리에 대한 용서와 “원한다면 바보가 되라!”는 허락을 얻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