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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중고도서

빵가게 재습격

권남희 역 | 창해(새우와 고래) | 2002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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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8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9191622
ISBN10 897919162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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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소멸을 경험한 이후 나는 곧잘 그런 생각이 든다.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 행위가 초래할 결과와 그 행위를 회피함으로써 초래될 결과 사이에 아무런 차이를 발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때때로 주변 사물들이 그 본래의 정당한 밸런스를 잃어버리고 만 듯이 느껴지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코끼리 사건 이후 나의 내부에서 뭔가의 밸런스가 무너져 버려 그것으로 외보의 사물들 조차 기묘하게 비치는 건지도 모른다. 그 책임은 아마 내 쪽에 있을 것이다.

-코끼리의 소멸중에서
--- p.63
컵에 오렌지 주스를 따라 단숨에 마시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불쾌한 냄새가 나는 땀을 비누질로 씻어내리고 정성껏 이를 닦았다. 샤워를 망치고 세면실의 거울을 보자 스스로도 소름끼칠 정도로 한심한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종종 마지막 전철에서 마주치는 술 취하고 지저분한 중년 남자의 얼굴이다. 피부는 거칠고 눈은 움푹 들어가고 머리카락에는 윤기가 없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세면장의 불을 끄고 목욕 타우러로 허리만 감은 채 부엌으로 가 수돗물을 마셨다. 내일이면 어떻게든 되겠지. 안되면 또 모레가 있잖아.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흐르는 거야.
--- p.106
우리는 남은 맥주를 마저 마시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새로 깐 침대 시트는 주름 하나 없이 청결했다. 나는 그 위에 몸을 눕히고 커튼 사이로 달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그러나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하기에는 난 너무 지쳐 있다. 눈을 감으면 잠이 어두운 그물처럼 머리 위에서부터 소리없이 내려올 것 같다.
--- p.110
'오빠는 사물을 보는 법이 너무 편협해.' 하고 여동생은 내게 말했다. 그때 우리는 스파게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의 스파게티에 관한 견해가 너무 편협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물론 여동생은 스파게티만을 문제 삼은 것은 아니다. 스파게티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그녀의 약혼자가 있다. 그녀는 그쪽을 더 문제 삼고 싶었던 것이다. 이른바 그것은 대리 전쟁 같은 것이었다.
--- p.68
'어째서 이런 짓을 하시는 거죠? 돈을 가지고 도망가서 그걸로 좋아하는 것을 사 먹으면 될텐데. 무엇보다 빅맥 서른 개를 먹어서 그게 무슨 이득이 되는 거죠?' 하고 여자아이가 내게 물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빵 가게가 열려 있지 않았어요. 빵 가게가 열려 있었더라면 빵 가게를 습격했을 텐데.' 하고 아내가 대신 그 여자아이에게 설명했다.(중략) 아내는 라지 컵의 콜라를 두 개 주문하더니 그 값을 지불했다. '빵 이외에는 아무 것도 훔칠 마음이 없어요' 하고 아내는 여자아이에게 말했다.
--- pp.29-30
신문에는 이제 코끼리에 대한 기사는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들의 마을에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깡그리 잊은 듯이 보인다. 코끼리 광장에 무성한 풀은 시들어 버렸고 주변에는 이미 겨울 기운이 감돈다. 코끼리와 사육사는 소멸해 버렸다. 그들은 두 번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p.63
세상에는 그런 일이 흔히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동생의 약혼자가 처음부터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그런 남자와 결혼할 결심을 하기에 이른 여동생 자체에 대해서도 적잖은 의문이 생겼다. 솔직히 나는 실망했다. 어쩌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편협한 성격 탓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여동생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우리는 겉으로는 그런 화제를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내가 그 약혼자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을 여동생 쪽도 확실히 감지하고 있었고, 그런 나를 그녀는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오빠는 사물을 보는 법이 너무 편협해.' 하고 여동생은 내게 말했다. 그때 우리는 스파게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 p.67
세 사람은 함께 조리장에 들어가 서른 개의 빅맥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생이 햄버거를 굽고 점장이 그것을 빵에 끼우고 여자아이가 하얀 포장지로 쌌다. 그 동안 누구 하나 입을 떼지 않았다. 나는 대형 냉장고에 기대어 산탕총의 총구를 철판 위로 향하게 하고 있었다. 철판 위에는 고기가 갈색 물방울 모양처럼 나란히 누워서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고기가 굽히는 맛있는 냄새가 마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벨레 무리처럼 내 몸속의 모공으로 파고 들어와 혈액에 섞여 몸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내 몸한가운데 발생한 굶주림의 구멍에 집결하여 그 핑크색의 벽면에 착 달라붙었다.
--- p.28
-빅맥 서른개를 포장해요 하고 아내는 말했다.
-돈은 충분히 드리겠으니 어디 다른 가게에 가서 사 드시면 안 될까요 실은 그렇게 하시면 장부정리가 몹시 힘들어 지거든요 그러니까... 하고 점장이 말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좋을 걸 하고 나는 되풀이했다.
--- pp 27-28
나는 여전히 편의적인 세계 속에서 편의적인 기억의 잔상에 기초하여 냉장고며 오븐이며 커피 메이커를 팔러 다니고 있다. 내가 편의적이 되려고 하면 할수록 제품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려 - 우리 회사 캠페인은 다소 낙관적이었던 예상조차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었다 - 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아마 사람들은 세계라는 주방 속에 있는 일종의 통일성을 원하는 것일 테다. 디자인의 통일, 색의 통일, 기능의 통일.

신문에는 이제 코끼리에 대한 기사는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들의 마을에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깡그리 잊은 듯이 보인다. 코끼리 광장에 무성한 풀은 시들어 버렸고 주변에는 이미 겨울 기운이 감돈다. 코끼리와 사육사는 소멸해 버렸다. 그들은 두 번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p.63-64 ---코끼리의 소멸 중에서
그러나 물론 여동생은 스파게티만을 문제 삼은 것은 아니다. 스파게티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그녀의 약혼자가 있다. 그녀는 그쪽을 더 문제 삼고 싶었던 것이다. 이른바 그것은 대리전쟁 같은 것이었다. 애초의 발단은 일요일 한낮에 여동생이 같이 스파게티라도 먹으러 나가자고 제의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도 마침 스파게티가 먹고 싶던 참이라 흔쾌히 따라나섰다. 우리는 역 앞에 새로 생긴 아담한 스파게티 하우스에 들어갔다. 나는 가지와 마늘이 들어간 스파게티를 주문하고, 여동생은 바실리코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요리가 나올 때까지 나는 맥주를 마셨다. 거기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 p.68
'그건 저주가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몰라.' 하고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는 건 내가 잘 알아.'

'만약 당신 말대로 그게 저주라고 한다면, 난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거지?'

'한 번 더 빵가게를 습격하는 거야. 그것도 지금 당장. 그것말고는 이 저주를 풀 방법이 없어.' 하고 그녀는 단언했다.

'지금 당장.'

'응. 지금 당장. 이 공복감이 계속되는 동안. 미처 이루지 못했던 것을 지금 이루는 거야.'
빵가게 재습격 중...
그 이야기는........ '빵집을 습격했을 때야.'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빵집습격? 대체 무슨 말이야?' 이를 놓칠 세라, 아내가 내게 물었다. 이렇게 해서 빵집 습격의 회상이 시작되었다.

'아주 옛날에 빵집을 습격한 적이 있지.' 내가 아내에게 설명하였다. '그렇게 큰 빵집은 아니었구, 또 유명한 곳도 아니었어. 특별히 빵이 맛이 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구, 그렇다구 그렇게 맛없는 것도 아니었지. 어느 곳에나 있는 동네 의 평범한 빵집이었지. 상점가의한가운데에 있었구, 주인 아저씨가 혼자서 빵 을 구워 파는 집이었지. 아침에 구운 빵이 다 팔리면 그대로 가게문을 닫아 버 릴 정도로 작은 빵집이었어.'

'왜 그런 후줄근한 빵집을 고른 거야?'
아내가 내게 물었다.
'큰 가게를 털 필요가 없었지. 우리에게는 배고픔을 채워줄 만큼의 빵이 필요 했던 거지, 돈을 빼앗으려 한 게 아니었으니까. 우리는 습격자였지, 강도는 아니 었거든.'
'우리?'
아내가 말하였다.
'우리라니, 누구 얘기야?'
'당시에 단짝 친구가 하나 있었어. 벌써 십년전 일이지만, 우리는 둘다 지독하 게 가난해서, 치약 살 돈도 없을 정도였지. 물론 먹을 것도 언제나 부족했구. 그래서 그 때, 우리는 먹을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정말 별의 별 지독한 짓들을 했지. 빵집 습격도 그 가운데 하나였구........'
'잘 이해가 안가네' 하며 아내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빵가게 재습격 중에서
건전한 생각이야, 하고 나는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면서 생각했다. 너 덕분에 이제 우리 집에도 땜질 인두가 하나 생겼다. 그러나 그 땜질 인두 때문에 그곳은 이제 내 집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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