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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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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누구나 생애 한 번은 그 길에 선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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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02g | 140*200*30mm
ISBN13 9788933830529
ISBN10 89338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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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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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는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고 격한 감정 속에서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그는 분노와 허탈감 속에서 두 팔을 들고 소리쳤다.
“도대체 나에게 원하는 게 뭡니까! 내 죄를 고백이라도 할까요? 예수를 내 삶에 초대하길 바라시나요? 그건 좀 늦은 것 같지 않습니까? 예수는 제 삶의 혼란 한복판으로 파고들어 오는 길을 찾은 것 같더군요. 지금 제가 얼마나 제 자신이 수치스러운지 아십니까? 전 제 자신을 증오해요! 증오하지 않을 도리가 없죠! 이젠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모르시겠어요? 전 단지…….”
그 순간 고개를 든 깨달음이 그를 덮치는 순간 그는 무너져 내렸다. 자신의 뻔뻔함이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그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모르시겠어요? 전 단지…….”
그리고 마침내 그 말을 내뱉었다. 그의 삶 전체를 지배했던 믿음을 소리 내어 말했다. 너무도 깊은 곳에 있던 말이라 그 자신조차 그 말을 하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전 단지…… 죽음이 끝이기를 바랐던 것뿐이에요.”
흐느낌 속에 겨우 내뱉은 말이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그동안 제가 저지른 짓들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제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당신이 하는 말이 진실이라면 제겐 희망이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만약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제게 희망이 없다는 것이…….” --- The 5th Chapter. 그리고 한 사람이 있었다

“40년을 이곳에 사셨다고 하셨는데 너무 낡고 못쓰게 되었네요. 그동안 관리를 하셨는데도 이렇습니까?” (…)
“맞아요. 안 그래도 지금 손보는 중입니다. (…)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결국엔 잘될 겁니다.”
예수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대답했다.
“무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비료를 주고 자라는 걸 지켜봐야 할 텐데, 그게 보통 일이 아니죠. 하지만 방법은 있어요.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춘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불도저도 몇 대 동원하고요. 성벽도 몇 군데 무너져 내렸더군요. 엔지니어와 설계사를 부르고, 석공을 부르면 6개월 안에 말끔하게 정돈될 겁니다.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앤서니, 이곳은 살아 있는 땅입니다. 공사 현장이 아니에요. 이곳의 모든 것이 살아 숨 쉬고 있어요. 이곳은 억지로 변형시킬 수 있는 구조물이 아닙니다. 관계와 과정보다는 기술을 선택하고, 서서히 알아가기보다는 지름길을 선택하고,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 이해와 성숙을 강요당할 때……. 당신은 바로 이런 모습이 되는 겁니다.”
그가 손으로 주위를 빙 두르며 말했다. 예수가 말한 ‘당신’이란 표현이 포괄적인 지시대명사인지 아니면 앤서니를 지칭하는 것인지 확실치 않았다. (…) 앤서니는 그의 말을 이해하려 애써보았지만 점점 더 초조해질 뿐이었다.
“지금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계신 것 같은데,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이 땅이 마치 사람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당신이 알고, 또 사랑하는 어떤 사람인 것처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이건 단지 흙과 바위, 언덕, 야생화, 잡초, 물일뿐인데요.”
그가 앤서니의 어깨를 잡고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바로 그것이 당신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당신은 여러 차례 비유를 써서 얘기했지만 난 비유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자신의 비유와 상징들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진실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앤서니는 걸음을 멈추고 마치 대지 전체를 두르듯 양손을 높이 쳐들며 과장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이건 그냥 흙이잖아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흙일뿐이라고요!”
“아, 앤서니. 바로 그거예요. 흙에서 흙으로!”
바로 그것이 그가 놓친 부분이었다. 그 말은 너무도 충격적이었고 암시하는 바가 너무도 놀라웠다. 앤서니는 고개를 들고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하려는 말이 두려워 조심스럽게 단어들을 골랐다.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내게…… 이 모든 게, 이 성벽 안에 있는 건 물론이거니와 그 밖에 있는 것들까지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말하는 겁니까?”
예수라는 남자의 눈빛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앤서니, 난 지금 그 이상의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살아 있는 생명체는 바로…… 당신이에요.”
“아뇨, 그럴 리가 없어요. 그럴 리가 없다고요.”
보이지 않는 주먹으로 명치를 얻어맞은 듯 숨이 막혔다. 앤서니는 돌아서서 비틀비틀 걷다가 다시 그를 돌아보았다. 순식간에 그의 초점이 바뀌었고 눈이 열렸다. 그러나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 어떤 감정도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월한 위치에서 이곳을 비판했다. 이곳을 상실의 땅으로, 보존할 가치가 없는 쓰레기 더미라고 선포했다. 그것이 그가 내린 평가였다. 그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갈아엎은 다음 아스팔트로 덮고 콘크리트와 강철로 대체하려 했다. --- The 4th Chapter. 내 쉴 곳은 오직 나의 집뿐이리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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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갈림길』은 육肉의 죽음이 곧 영靈죽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믿음이 깊지 않아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갈림길에 직접 서지 않고도 진실에 가닿을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이어령 (문학평론가, 초대 문화부 장관)
저자의 예리한 통찰과 표현력, 역자의 멋진 번역이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는 이 책 『갈림길』은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와 잔잔한 내면의 기쁨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 시인)
스스로 어둔 방에 갇혀 울고 있는 수많은 상처 입은 영혼들이 『갈림길』을 통해서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최일도 (목사, 시인, 다일공동체대표)
윌리엄 폴 영의 『갈림길』은 스캇 펙의 『저 하늘에서도 이 땅에서처럼』 이후 이 분야의 가장 탁월한 작품이다.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이해하게 해주는 매우 유익한 책이다.
이대성 (교수, 연세대학교)
이 책은 나 자신에게 놓여진 수많은 선택을 떠올리게 해주었으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선택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신지애 (LPGA 프로골퍼)
읽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었으며, 그가 마주한 갈림길에서 나 또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끝낸 것 같은, 순수하고 행복한 몰입의 순간이었다.
김재원 (배우)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함과 진지함에 젖어 있었다. 이 책은 마치 21세기의 C. S. 루이스의 글을 보는 듯하다. 오랜만에 즐겁고 행복한 글을 만났다.
소향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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