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또는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방 안에 누워서 천장만 쳐다보며 생각에 빠진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믿는다. 머리로 생각할 때 나는 큰돈을 모아 재벌이 되기도 하고 학문에 몰두하여 위대한 학자가 되어 보기도 한다.
또는 종교에 몰입한 자기를 성직자로 만들어 보기도 하며 불가에 입산하여 세속을 벗어나 청정한 자신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그리하여 폼 나게 살고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소망인 것이다. 머리로만 생각한다면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허망하게도 공상이나 망상으로 한 시간도 안 돼 현실 속에서 버둥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데카메론]에 나온 돈키호테의 무용이 그렇고, 이불 속에서 꿈만 꾸고 있는 당신의 망상이 그렇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필름이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 영상이며, 몸으로 행동하는 것이 영화가 된다’는 유명한 작가의 말처럼 아무리 좋고 훌륭한 시나리오도 필름에 담아 영사기에 넣고 화면에 내놓을 때에야 위대한 작품이 되지 않는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치며 순서인 것을 쉽게 지나치며 잊어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용기 있게 실천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를 ‘초두初頭효과’라고 하여 시작하는 출발에 큰 의미를 두어서 시작만 하면 반이 이루어진다는 속담처럼, 그 시작 기운이 크고 오래가는 효과를 두고 하는 의미가 있다.
쉬운 예로 아침 몇 시에는 꼭 기상하여 몇 미터를 달리는 운동을 한다고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을 결심할 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 보자. 달리고 난 후의 마음이 상쾌하고 몸이 가벼워지며 나아가서는 하루 일과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지는 것을 한 번쯤 경험하였을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그렇게 한 달만 이어지고 나면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여러 가지 복합효과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학업에 몸담은 학생이라면 게임이나 운동하는 시간 중 하루 한두 시간을 빼내어서 모자라는 과목에 투자해 보자. 다음 시험 땐 성적이 크게 향상되고 그 결과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칭찬을 듣게 될 것이며, 그 인정받는 기분이 증폭되어서 또 다른 과목을 찾아 힘쓰게 될 것이다. 그렇게 승수적인 효과로 인하여 당신은 최우수 학생이 될 수 있는데 그 사실을 지나쳐버리고 지금을 허비하고 있다.
여름철이 끝나갈 무렵 정원 한쪽에 마련한 텃밭에서 들깨며 고추나무를 걷어내고 그곳에 열무 씨앗을 심어 놓았다. 처음에는 깨알만 한 씨앗이 열무가 될는지 어리석은 마음으로 의문을 가졌으나 불과 열흘이 지나고 보니 파란 잎이 땅속에서 솟아나는 모습에 놀라고 감격스러웠다. 자연의 신비스런 힘은 물론이려니와 씨를 심으니 반드시 그 결과를 보내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 씨앗이 무성한 열무를 한 아름씩 선사하고 있어서 우리 식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소망한 목표를 머리로 생각해서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몸으로 실천하기가 어렵고 힘들다 해도, 먼 훗날이 아니더라도 오늘 실천한 뒤의 성취감을 기리면서 꼭 해내는 습관을 만들어 가야 한다.
평소 과묵한 성격으로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으나 가까이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문화원에서 함께 합창단 활동을 하고 특히 음악(클라리넷) 공부도 같이하게 되어 선배를 가까이서 보아왔습니다. 수년 전 사업에 실패하고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눈에 선한데 이제는 건강 회복은 물론 여러 가지 일에 열정을 쏟아가며 활기차게 정열적으로 생활하시는 선배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이번에 출간하신 두 번째 수상집을 읽어보고 삶의 진한 냄새가 묻어난 내용들을 매끄러운 문체로 향기롭고 재미있게 엮어서 단행본으로 세상에 내놓으셔서 놀랍고 감동스럽습니다.
‘삶의 향기’라는 원고 내용을 접하고 평소 선배의 사상과 철학에 감동한 바 있으며, 특히 열심히 살아가는 후배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고, 좌절과 고통에 못 이겨 포기하고 싶은 젊은 후진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꽃밭을 만들어서 꽃씨를 뿌리게 만드는 용기를 심어줄 것이라 믿으며, 어두운 세상에서 한 줄기의 등불이 되어 비춰지리라 믿습니다. 신현준(서대문 문화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