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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12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1786
ISBN10 893291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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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깨끗하게 잘 정돈된 집에 마지막 시선을 던지며 천천히 문을 닫았는데, 자신이 가진 가장 성실한 무엇인가를 그 집에 두고 오는 듯했다. 길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무심히 집으로 돌아가는 암소처럼, 그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가게로 돌아왔다. 처음으로 침대에서 빠져나온 쿠포 할멈은 다리미 가열기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세탁부는 할멈에게 잔소리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그녀는 몹시 피곤했고, 누구에게 얻어맞은 듯 뼈마디가 쑤셨다. 그녀는 인생이란 결국 너무나 고달픈 것이고, 빨리 죽으면 좋으련만 스스로 심장을 잡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더욱 힘겨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 p.401-402

특히 그들의 뼈마디를 쑤시게 하고 기력을 쇠진시킨 것은 집세를 내는 일이었다. 아! 집에 동전 한 닢 없는 1월에 보슈란 작자가 집세를 내라며 고지서를 내밀었던 것이다! 그것은 차디찬 북풍으로서 한층 더 강한 추위를 몰고 왔다. 그다음 토요일에는 마레스코 씨가 고급 외투를 입고 커다란 손에 털장갑을 낀 채 찾아왔다. 그가 나가라는 말만 끝없이 되풀이하는 동안, 마치 하얀 시트를 덮은 침대를 준비하는 양 거리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집세를 내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자신의 살이라도 팔았으리라. 찬장과 난로를 텅 비게 한 것은 바로 집세였다. 건물 전체에서 비탄의 신음이 올라왔다. 어느 층에서나 울음소리가 들렸고, 불행의 음악이 계단과 복도를 따라 울려 퍼졌다. 모든 집에서 한 사람씩 죽어 초상이 났다 해도, 이처럼 비참한 오르간 소리가 나지는 않았으리라. 정녕 최후 심판의 날이었고, 종말 중의 종말이었고, 생명의 끝이었고, 가난뱅이들의 죽음이었다. 4층 여자는 일주일 동안 벨롬 가의 감옥에 갔었다. 6층의 벽돌공은 주인집에서 도둑질을 했다. --- p.460-461

「부인, 한 잔 더 하시겠습니까?」 〈술고래〉가 물었다.
아니, 그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는 망설였다. 아니스 주가 그녀의 속을 울렁거리게 했다. 속을 편하게 하자면, 차라리 무엇인가 독한 것을 마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등 뒤에 있는 주정뱅이 제조기에 힐끔 시선을 던졌다. 뚱뚱한 주물 공장 마누라의 배처럼 둥근 망할 놈의 가마솥은 코를 내밀었다 비틀었다 하면서 그녀의 어깨에 전율을, 욕망이 섞인 공포를 불어넣었다. 그렇다, 그것은 금속으로 만든 덩치 큰 매춘부의 내장 같았고, 방울방울 불을 내뿜는 마녀의 내장 같았다. 그것은 독의 근원이요, 벌써 지하에 묻었어야 할 기계였다, 얼마나 파렴치하고 가증스러운 몰골인가!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거기에 코를 박아 냄새를 맡고 싶었고, 그 더러운 것을 맛보고 싶었다, 설령 혀가 타서 오렌지처럼 껍질이 벗겨진다 해도 말이다. --- p.492-493

그녀를 데려가기 위해 가난뱅이들의 싸구려 관을 들고 나타난 것은 바로 바주즈 영감이었다. 그날도 영감은 거나하게 술에 취해 있었지만, 그래도 상냥했고 방울새처럼 명랑했다. 자기가 처리해야 할 손님이 누구인지 알았을 때, 영감은 손님이 묵을 새집을 준비하면서 철학적인 감상을 내뱉었다.
「모두가 거기로 가는 게야…. 그러니 서로 다툴 필요가 없지, 누구든 자기 자리가 있으니까 말이야…. 서두르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런다고 더 빨리 가는 것도 아니니까…. 나로서는 모두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어떤 이는 그걸 원하고, 어떤 이는 원하지 않아. 어쨌든 준비를 잘해야 해…. 이 여자도 처음에는 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애원을 했었어. 어쩔 수 없이 내가 기다리라고 했지…. 이제 됐어, 아무렴! 소원 성취한 거지! 자, 즐겁게 떠나자고!」
--- p.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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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사 소재지 :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대촌리 541-8희망이네
  •  사업자 등록번호 : 332-91-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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