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으로, 2002년 〈영챔프〉에서 단편 「환영문」으로 데뷔했다. 2006년에는 장편 「장화림」으로 대한민국만화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영챔프〉에서 「라 모스카」 발표했다. 이후 미디어다음 만화속세상에서 「무채색 가족」, 「라스트」, 「다이아몬드 더스트」를 연재하였고, 현재 이 소설의 원작인 「쓸개」를 연재중이다. 「라스트」와 「다이아몬드 더스트」는 현재 TV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 중이다. 작품마다 내용의 깊이와 숨막히는 이야기 전개로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쓸개」 또한 영화계의 관심을 받아 독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보슬비가 내리는 늦은 밤, 파도소리가 갯벌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인부들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가고 있었다. “어서 빨리! 빨리 빨리 실으란 말이야!” 옥 사장은 부두에서 제련된 금을 나르는 조선족 인부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조그만 부두에는 낡아빠진 목재 어선 한 대가 정박해 있었고, 금은 그곳으로 제철소에서 일하던 인부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금괴삼촌과 해정은 바로 배 옆 부둣가에서 조촐한 짐을 들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금이 거의 다 실렸으니, 이제 자신들도 그 배에 타서 한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씩 긴장이 되는 두 사람이었다. 이젠 한국에 들어가서 옥 사장의 사업체를 인수받기만 하면 모든 거래가 끝나고 이 불안한 마음도 사그라질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화려한 보자기에 짐을 싸든 해정의 품 안에 조그마한 생명이 포대기로 쌓여 안겨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바로 학수와의 사이에서 가진 아이였다. 한국에서 현찰이 항상 제때에 당도하지 않아 인부들이 늑장을 부리더니, 결국엔 해정이 몸을 풀 때까지도 제련을 끝마치지 않았던 것이다. 학수는 그 아이를 쓸개라 이름 지었다. 지금처럼 인생의 중대한 사안이 걸린 때에 태어나 귀찮은 짐짝 밖에 되질 않는다며, 해정의 고향마을에서 신체기관 중에서 이름을 짓는다는 풍습을 따라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이름을 지어준 학수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났음에도 단 한 번도 품에 안아주거나 웃어주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오직 금에 관한 생각으로만 꽉 차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광폭해졌고, 마치 미치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