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부, 화폐이고 나아가 힘, 권력의 원천이며 미적 가치를 가지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문화와 부분적으로 공통된다. 그러나 일본 문화에만 독특한 부분도 있다. 제3장에서 말한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비교해서 이 윤리관은 백성이 새벽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일하는 것을 선, 덕이라고 하는 점에서 일본 문화의 가치관과 맥락이 같다. 그러나 일본인의 사고 방식에는 또 하나의 부에 대한 견해가 있다. 부는 외래의 마레비토 신이 부여하는 선물이라는 사고 방식이다. 이것은 하늘의 신이 자신을 인간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 쌀의 기원이라는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나의 사회에도 여러 가지 세계관이 있고 그것들이 경쟁적 또는 병존적 관계에 있는 것은 인류학 분야에서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 사회 내부에 부를 외래신의 선물로 보는 견해가 있는 한편, 부를 땀과 노력의 결과로 보는 견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전자는 소위 비공식적, 주변적인 세계관이며 후자는 공식적, 중심적인 세계관이다. 아이누족의 예를들면 남성 중심의 공식적 세계관이 곰 의례로 표현되는 데 비해 비공식, 주변적인 여성의 상징적 힘은 토우스(샤먼)의례로 표현된다(Ohnuki-Tierney 1981).

덧붙여 '요소모노(외부인-역주)' 또는 '외래신'이라는 개념은 일본뿐 아니라 아프리카나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지의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부인'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짐멜(Simmel 1950<1907> : 402~8)에 따르면 '외부인'의 공통 특질은 공동체의 일원이면서 공동체의 완전한 맴버로 인정되지 않고 또 실제로는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 떨어진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인'은 물질적, 비물질적 두 측면에서 공동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외부인'의 힘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가지는지는 문화마다 다르지만 인류학에서든 사회학에서든 연구자에게 '외부인'의 개념은 문화의 역동성, 역사적 전환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