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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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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2

: 문 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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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99쪽 | 542g | 153*224*20mm
ISBN13 9788996878049
ISBN10 8996878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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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차경남
고전해설가, 변호사. 목포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현재 하남시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한편, 하남평생교육원 및 하남 초이화평교회 등에서 노자·장자를 비롯한 동서양 고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서양 고전을 두루 연구하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노자·장자의 도에 주목하여 오늘에 맞는 한국인의 철학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자의 『도덕경』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풀어낸 「도덕경」시리즈 3권(『노자 1,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노자 2,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 『노자 3, 학문이 끝나는 곳에 도가 있다』)과 『장자』시리즈 3권(『장자, 영혼의 치유자』, 『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초월하라, 자유에 이를 때까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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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삶을 살려 하는가.
〈평범 속의 평범〉 ― 이것은 평범 속에 묻혀 어떤 비범한 일도 못해보고 죽은 인생, 찌질한 삶이다. 노자식으로 표현하자면 ‘무위이무위(無爲而無爲)’라 할 수 있다. 무위(無爲)가 아무리 좋지만, 아무것도 못 이루는 무위는 무위도식(無爲徒食)일 뿐이다.
〈비범 속의 위태〉 ― 이것은 너무 비범하려 애쓰다가 인생을 망친 경우이다. 노자식으로 표현하자면 이것은 ‘유위이유태(有爲而有殆)’라 할 수 있다. 함이 있으나 위태롭다. ‘너의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로다’가 이 경우이다.
〈평범 속의 비범〉 ― 사람들은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남들이 번쩍번쩍 빛나려 할 때 이 사람은 자신의 광채를 부드럽게 하여 주변과 하나 되려하고, 남들이 부산하게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 이 사람은 고요히 뿌리로 돌아가려 하며, 남들이 날카롭게 칼끝을 벼릴 때 이 사람은 적당한 지점에서 멈추어 서려 한다. 요컨대, 남들이 가득 채우려 할 때 이 사람은 자신을 비우려 하는 사람이다.
늘상 비우려 하는 까닭에 이 사람은 언제나 새롭다. 그는 비어있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기 때문에 더욱더 새로울 수 있는 것이다. 노자는 이런 사람을 평하여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라 하였다. ‘함이 없으나, 하지 못함이 없다’란 뜻이다.--- p.149

노자의 말은 오묘하고 그윽해서 어떤 자들은 그것으로 ‘꽃’을 만들고, 어떤 자들은 그것으로 ‘칼’을 만든다. 한비자(韓非子)같은 법가(法家)들은 노자의 글귀에서 제 필요한 방식대로 권모술수를 읽어내어 마키아밸리적 정략론을 수립해 낼 수 있었고, 주희의 스승 정이(程?) 같은 유가(儒家)들은 자신들의 모토인 엄숙주의나 경건주의 따위에 방해가 되는 글귀들을 노자에게서 읽어내어 그것으로 노자 『도덕경』의 한계를 지적하며 목청을 높여 비판하기도 했다. 노자의 글귀를 통해 ‘꽃’을 만들던 ‘칼’을 만들던 그것은 각자 알아서 할 일이다. 나는 다만 꽃을 만든 자는 널리 향기를 세상에 퍼트려 주기를 바라고, 칼을 만든 자는 그 칼날을 너무 벼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향기는 멀리 퍼져갈수록 좋지만, 칼날이 예리하면 서로 상하기 때문이다.--- p.159

노자는 인격신의 개념을 가장 먼저 폐기시킨 인물이다. 그는 인류의 정신이 가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올라서서 신(神)을 해체시켰다. 노자를 이해하면 신이 사라진다. 이렇게 인격신의 개념이 사라지고 나면 우리의 우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창조주가 따로 있고, 창조주가 만든 피조물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오로지 인격신을 전제했을 때만 가능한 이론이다. 인격신이 사라지면 창조주도 사라지고 피조물도 사라진다. 요컨대 인격신이 사라지면 자동으로 창조론도 폐기된다. 그럼, 무엇이 신을 대신할 것인가? 서구사회는 불행히도 이에 대해 아무 준비된 것이 없다. 이것이 지금 서구사회, 특히 미국인들이 창조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 도가의 우주론은 ‘자율적 우주론’이다. 우주는 스스로 나와서 스스로 활동하다 스스로 사라진다. 이것이 언어의 가장 깊은 의미에 있어서의 ‘무위자연’이란 말의 참뜻이다. 별도의 존재가 있어 이 우주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도(道)가 파괴된다. 그것은 무위가 아니다. 그것은 유위(有爲)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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