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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소비를 줄이지 못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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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소비를 줄이지 못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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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52g | 153*224*20mm
ISBN13 9791185439112
ISBN10 118543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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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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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중 발췌
나는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원고를 책으로 엮게 되었다. 이 용감무쌍함의 이유는 바로 지금 내가 체감하고 있는 지독한 불경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경기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다들 "힘들다. 힘들다." 하며 푸념을 늘어놓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런 때 그 누구도 나서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경기가 좋을 때는 다들 나서서 "나를 따르라!"라고 외치더니, 경기가 나빠지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들 숨어 버린다. 매일같이 TV에 나와서 이렇게 저렇게 투자하라던 그 상위 몇%의 자산관리사들은 다들 어디 먼 나라로 휴가를 떠났는가 보다.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나라도 나서자’라는 생각에 서랍 속의 먼지 쌓인 원고를 꺼냈다. 불경기에 가계가 취하게 될 전략은 결국 ‘긴축’이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이제는 이런 것도 사지 못하는구나.’ 따위의 생각들을 하며 긴축을 고통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긴축을 고통으로 인식하게 되면 소비하지 못하는 소비자는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소비-테크놀로지를 통해서 사람들(소비자들)이 이런 초라함을 벗어나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말한다. ‘긴축은 결코 고통이 아니’라고, ‘효용을 상실하지 않으면서도(고통 받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긴축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 뻔뻔하게, 그러나 우아하게... 중 발췌
진정한 가난은 물질적인 것의 결핍이 아니라 건강이나 아름다움이나 부유함, 무엇을 좇든지 간에 완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깨달음 뒤 그는 당연시 되는 많은 (질 떨어지는) 소비들을 부정하기 시작한다. 그 중의 하나만 소개한다.
“이른바 ‘체험 음식점’은 현대 문명의 가장 큰 재앙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손님들이 단순히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테이블에 마주 않아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탓에 ‘뭔가를 체험하려고’ 한 데서 붙은 이름이다. (…) 손님들은 저녁 내내 서로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음에도 행복한 표정으로 세 자리 숫자의 음식값을 지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놀라운 통찰이다. 대화의 빈곤을 각종의 값비싼 쇼로 덮으려 하는 (인정하기 싫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그리고 그는 소비의 질이 오직 자신의 안에서만 실감 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쉽게 말해서, 남들이 뭐라 하건 간에 자신이 맛없고, 자신이 재미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뻔뻔해진다. 그는 자신만의 기준을 스스럼없이 "우아하다"고 까지 주장한다.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던 시절에는, 건강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다. 헬스클럽에 가입하고서 성실하게 꼬박꼬박 회비를 납부했지만, 처음의 열광이 식은 후에는 헬스클럽을 찾는 발길이 차츰 뜸해졌다. 지금은 회원비를 절약하고서, 바닥에 설치한 손잡이 두 개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침실 문틀에 부착시킨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는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 나는 달리기를 하고 싶으면, 러닝 머신에서 두 발을 놀리며 멍청하게 화면을 응시하는 대신 공원을 찾아간다. (…) 무엇보다도 우아한 스포츠는 자연 속에서 빠르게 걷는 것이다. 이 스포츠는 몇 년마다 이름이 바뀌는 수난을 겪는데, 현재는 워킹이라 불린다. 취향에 따라서 힐 워킹, 노르딕 워킹, 젠 워킹, 레이스 워킹, 아쿠아 워킹 등이 있다. 화보 잡지들은 2주마다 새로운 유행 스포츠 종목으로 우리를 설득하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타이치나 기공, 젠피를 위한 값비싼 강좌가 아니라 신선한 공기와 운동이다. 레저 산업은 새로이 유행하는 스포츠 종목마다 새로운 완벽한 복장과 장비가 필요하다고 단언하지만, 그것은 결국 흉물스럽게 화려한 옷을 걸치고 온갖 장비로 무장한 화보 잡지 독자들이 우리의 녹지대를 점거하는 사태를 낳을 뿐이다. 스포츠 기구와 패션에 들이는 비용이 적을수록 취향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한다. 이를테면 오래 달리기를 하는 데 낡은 운동복 바지와 운동화 한 켤레, 티셔츠 하나면 부족할 게 없다.”

그는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주관적 기준들을 우아함이라고 계속해서 포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시시콜콜한 생각들을 책으로 엮어서 세상에 발표한다. 정말이지,뻔뻔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다. 사람들이 그의 책에 공감을 한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그의 주관적 주장이 아닌, ‘소비의 양이 아닌 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소비-테크놀로지의 개념에 공감했다. 사람들은 그의 기준이 주관적이건 어떻건 간에, 그가 실제로 만족한 생황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소비의 양을 압도적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삶의 질이 더 높아지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이상한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을 책을 통해서 만났던 것이다. 불경기에 ‘어쩔 수 없이’ 긴축을 해야 했던 독일의 수많은 가계가, 그의 (뻔뻔한) 생활방식에 영감을 얻었고, 실제로 소비-테크놀로지의 개념을 자신들의 소비활동에 적용 시켰다. 나는 지금 우리들 가계에도 이런 식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예술의 가격... 중 발췌
우선 예술의 가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예술 하면 떠오르는 궁극의 아이콘이 하나 있다.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인 모나리자이다. 그보다 더 많이 묘사된 여성의 그림도 없으며, 그보다 더 찬양된 여성의 그림도 없다. 예술계 사람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한다. "그 여성이 아름답다."고, 그리고 "미소가 신비롭다."고. 그 여성은 앉아 있다. 그리고 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세상에! 눈썹이 없다. 눈썹이 없으니 이마가 너무 넓어 보일뿐더러 그녀의 웃는 모습을 괴기스럽게 까지 만든다. 나는 그녀를 보며 생각한다. ‘여성의 눈썹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구나.’(나는 그녀를 통해서 어째서 여성들이 화장을 할 때 눈썹을 진하게 그리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못생긴 그녀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분명, 이 책을 읽게 될 누군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모나리자, 그녀는 현대남성의 눈에 미인으로 보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는 얼굴이다. 그렇다, 그녀는 추녀이다. 하지만 그녀는 비싸다. 그것도 엄청나게. 아마 당신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못생긴 그녀가 어째서 그런 엄청난 가격을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 가격형성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는가?"
아마 당신은 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물음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말이다. 모나리자의 가격이 그 어떤 것에도 연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나리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 그 이상으로 터무니 없이 비싸다. 가격이 없는 모나리자를 한번 생각해 보자. 어떤가. 가격이 사라진 모나리자가. 혹시, 현관이나 거실에 걸어둘까 말까 한 정도의 그림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지 않는가?(그녀가 워낙 못생겼기 때문에 걸어둘지 말지도 고민해야만 한다.) 모나리자에 대한 진실을 조금 냉소적으로 표현하자면, "모나리자는 가격이 전부이다."(물론, 이런 식을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 2004년 ‘터너상(Turner Prize)’의 수상자인 ‘제러미 델러(Jeremy Deller)’는 "어떤 것이 예술인지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가격을 보고 안다." 라고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를 못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미소에서 어떤 신비함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솔직한 접근 방식이 예술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아주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지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느낌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 소비의 목적...중에서 발췌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자신의 책 [미래경영(The Essential Drucker)]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 그리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그 차제가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그 무엇, 즉 효용(utility)이다."
그가 옳다. 우리가 ‘어떤 것’의 소비를 통해서 얻으려는 것, 즉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절대, 그‘어떤 것’ 자체가 아니다. 바로 그 ‘어떤 것’을 통한 효용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A가 의자를 샀다. A가 원한 것은 과연 의자 자체일까? 아니면, 의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편안함 따위의 효용일까?" A가 원하는 것은 의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어떤 효용이다. 그것은 편안함일 수도 있고 다른 어떤 무엇일 수도 있다.(만약 A가 비싼 의자를 사서 자신의 부를 과시 하려 한다면, 그 의자의 효용은 부의 과시일 것이다. 이처럼 의자의 효용이 반드시 편안함인 것은 아니다.) 만약 A가 원한 것이 의자를 통한 편안함이었다면, 의자는 편안함이라는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효용이라는 이름의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수단을 한 단계 이상에 걸쳐서 교환한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수단을 새로운 수단으로 교환하고 그것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해 내는 것이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A수단=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 →(교환) [B수단=교환된 것] ☞(달성) [효용=목적]

위의 식을 좀더 이해하기 쉽게, A의 예를 들어서 표현하면 이렇다.

[돈] →(교환) [의자] ☞(달성) [편안함]

소비의 목적은 역시 효용이다. 우리가 돈을 소비하는 행위, 그로써 사들이는 모든 것, 이것들은 모두 효용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고 수단인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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