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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소설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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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소설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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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684쪽 | 774g | 130*195*35mm
ISBN13 9788932403427
ISBN10 893240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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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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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시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대만대학 중국문화연구소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사』, 『중국현대문학론』,『중국당대문학사조론연구』, 『중국당대문학사』, 『모시연구』, 『한반도와 중국3성의 역사문화』(공저), 『반도와 만주의 역사문화』(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노잔유기』, 『루쉰 소설선』, 『리가장의 변천』, 『샤오얼헤이의 결혼』, 『중국현당대산문선』, 『안자춘추』, 『대학 중용』, 『소동파시선』, 『고문진보 후집』, 『초사』, 『벽위편』 등이 있다. ksj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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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수 없네.
4천 년 동안 수시로 사람을 잡아먹던 곳, 나도 여러 해 동안 그 속에서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오늘에야 비로소 명백히 알았다. 큰형님이 바로 집안일을 관리하고 있을 때에 마침 누이동생이 죽었으니, 큰형님이 밥이나 반찬 속에 섞어 우리에게 몰래 먹였음에 틀림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이동생의 고기 몇 점을 먹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내 자신의 차례다…….
4천 년 동안 사람을 잡아먹는 이력을 가진 나, 처음에는 몰랐으나, 지금은 명백히 알고 있다. 참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구나!
--- p.35

그때는 정말 자아내는 무명실까지도 한 치 한 치가 모두 의미가 있었고, 마디마디가 모두 살아 있는 것 같았어.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지금 한 일, 산쓰 아주머니로서는 사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전에도 말했듯이, 그녀는 우매한 여인이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해낼 수 있겠는가? 그저 단순히 이 방이 너무 고요하고 너무 크고 너무 비었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 p.69

자네. 머리털이란 것이 우리 중국인에게 보배도 되고 원수도 되며 옛날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전혀 가치 없는 고통을 받았는가를 알고 있겠지!
우리의 아득한 옛날 조상들은 머리털에 대해서 그래도 가볍게 보았던 듯하네. 형법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머리니까 참수가 최고로 무거운 벌이었지.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 생식기이므로 궁형(宮刑)이었고, 유폐(幽閉)도 놀라운 형벌이었어. 머리털을 자르는 형벌 같은 것은 정말 가볍기 짝이 없는 형벌이었네. 하지만 그런데도 헤아려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까까머리를 했던 까닭에 사회로부터 일생 동안 멸시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네.
--- p.78

아큐가 '옛날에는 잘살았고’, 견식도 높고, 게다가 ‘정말 일 잘하는 일꾼’이니, 원래는 거의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겐 약간의 신체상의 결점이 있었다.
가장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그의 머리 위에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부스럼 자국이 몇 군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록 그의 몸에 생긴 것이기는 하나, 아큐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귀티가 난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곧 ‘부스럼’이나 또는 모든 ‘부스럼 자국’이라는 말과 비슷한 발음의 말조차 꺼려하였다. 후에는 그것이 점점 더 확대되어, ‘빛나다’라는 말도, ‘밝다’라는 말도 금기로 삼았고, 더 나아가 ‘등불’이라든가 ‘촛불’이라는 말까지도 금기시하는 것이었다. 그 금기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고의든 아니든 따질 것 없이, 아큐는 부스럼 자국까지 붉혀 가며 화를 냈다. 상대를 어림쳐 봐서 말이라도 어눌하면 그는 욕을 퍼부었고, 힘이 약하다 싶으면 두들겨 주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언제나 아큐가 당하는 때가 더 많았다.
--- p.121

새로운 삶의 길은 아직 얼마든지 있다. 나는 반드시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어떻게 해서 그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지를 모른다. 때로는 마치 그 삶의 길이 한 마리의 회색빛 뱀처럼 스스로 꿈틀거리며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기다리며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자 갑자기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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