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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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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 바버라 킹솔버 장편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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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636쪽 | 784g | 153*224*30mm
ISBN13 9788925553351
ISBN10 89255533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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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러분은 그의 소식을 결코 듣지 못할 것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생각도 못할 것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기 전에는.
어쨌거나 노트는 그렇게 불타버렸다. 고문서 연구가들은 이런 종류의 글, 즉 사라진 부분을 라쿠나라고 부른다. 라쿠나. 이야기의 빈자리. 공백. 그 구멍은 지금까지도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그게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래서 최초의 작은 가죽 장정 노트가 나중에 발견되었듯 어떤 트렁크에서 나타나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본문 중에서

“넌 혈기가 없어서 문제야. 완전한 멕시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미국인도 아니고. 이 집하고 비슷하네. 서로 다른 두 개의 상자로 만들어진 이중 인간.”
“그게 맞을 겁니다. 세뇨라. 아니, 프리다.”
“네 어머니 집에는 아름다움과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거야. 내밀한 열정도 있겠지. 그리고 미국 쪽으로는, 늘 생각하고 생존하기 위한 머리가 있고.”
“아마 맞을 겁니다. 제 집에서 주방 하나만 빼면, 그렇게 보입니다. 정말 너무 작거든요.”
“네 집의 부엌은 멕시코가 지배하고 있어. 고마운 일이지.”
---본문 중에서

“기자들을 공격하려는 건 아니네. 기자라고 뭐가 다르겠나. 그저 다른 사람들 목소리를 좀 더 크게 내는 확성기일 뿐이야.”
“맞습니다. 선생님. 신문은 픽솔 섬의 짖는원숭이들 같아요.”
이 비유에 레프는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는 영어에서 스페인어로 바꿔 말했다. “어떤 동물인데?”
“원숭이의 일종인데, 아주 사납습니다. 아침마다 아주 큰 소리로 울부짖죠. 처음엔 한 녀석이 울기 시작하는데, 이어서 가까이 있는 다른 놈들이 거역할 수 없다는 듯 따라서 울음을 토해냅니다. 곧 천둥처럼 묵직하고 큰 울음소리가 숲 전체로 퍼지죠. 이건 녀석들의 천성, 숲에서 자기들 영역을 지키기 위한 거부할 수 없는 천성입니다. 자기들이 최고라는 걸 다른 종들에게 알리는 거죠.”
---본문 중에서

카르멘 프리다 칼로 데 리베라. 그녀 자신 말고 누가 그녀를 그녀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당신은 남이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정하십시오. 멕시코 농부든 아스텍의 여왕이든 뭐든. 당신의 옷차림은 섞여들기 위한 게 아니죠.”
금빛 앞니가 번쩍였다. “내가 선택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날 선택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화가의 마누라라고. 신문은 날 붕대를 친친 감은 순교한 천사나 질투에 눈이 먼 여편네로 만들어버려. 무엇보다 희생자로 만들어. 디에고와 인생의 희생자. 질병의 희생자. 이 다리를 봐.” 그녀가 초록색 비단 치마를 홱 들추자 절름발이 맨발이 드러났다. 살갗이 문드러진 손을 볼 때보다 더 안쓰럽고 황망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막대처럼 얇아진 다리. 교통사고 때문에 휘고 상처 자국이 선명한 다리. 그 다리는 수십 년 동안 절름거리는 걸음과 숱한 수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앞으로 다른 일기장은 없을 것이다. 필요가 없다. 종이는 더 이상 쌓이지 않을 것이다. 아, 글을 채우겠다는 어린아이 같은 희망이여. 마치 종이를 하늘 끝까지 쌓으면 어느 날 원고 더미를 밟고 올라가 잭 런던이나 도스 패소스처럼 문인이 될 거라는 희망. 이게 가장 씁쓸하고 당혹스럽다. 로렌소의 장화가 머리 위 지붕을 뚜벅뚜벅 걸을 때, 우리 모두가 자신만 아는 뚜렷한 목적으로 가슴이 벅차 타자를 두들기며 밤을 견디던 순간들. 희망에 찼던 그 순간들. 그런 시간은 더는 없다. 또 다른 타자기는 절대 없다. 글을 쌓는 것은 허풍선이나 탐을 내는 경력일 뿐이다. 곧 불살라져 재가 될 글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8월 어느 날, 경찰서 소각장에서 불살라진 종이는 한 경찰의 손을 쬐어줄 수 있겠지. 그게 전부다. 차라리 닭처럼 미래도 과거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게 더 낫다. 풍뎅이나 도마뱀을 쪼아 먹으며, 그러다 어느 날엔 뱀을 쪼아 먹으며, 그저 순간의 허기만 채워줄 것을 찾아 방랑하는 것이다.
해리슨 W. 셰퍼드는 재만 남은 주머니로 멕시코를 떠난다. 그는 해방된 나그네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살다보면, 평소 중요했던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읽기에 몰두하게끔 만드는 책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위해 나는 오랫동안 타던 오토바이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디 인디펜던트(UK)

숨 막히고, 눈부시다. 허구와 현실의 인물들이 나누는 우정, 그들이 먹고 마시는 음식, 그들을 둘러싼 자연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합창으로 울려 퍼진다. 킹솔버 소설의 가장 큰 가치는 과거를 재조명한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셰퍼드라는 허구의 인물을 과거의 중요한 실제 인물들 사이에 넣어 완전한 그림을 만들었다. 킹솔버는 침묵으로만 진실을 말할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현시대를 사는 우리와 공명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허구의 인물 해리슨의 손을 빌려 킹솔버는 미국 역사의 가장 암울한 시기를 훌륭하게 그려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멕시코와 미국의 지리, 기후, 사람, 음식, 문화, 정치, 언어,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는 작가의 재주가 놀랍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하나 이상의 세계로 갈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받는 셈이다. 아직도 이 책의 결말부가 주는 여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진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섞은 소설. 눈을 뗄 수 없고 온전히 믿을 수밖에 없는 힘이 있는 이야기.
-북 페이지

《포이즌우드 바이블》을 뛰어넘는 킹솔버의 책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선사하고, 이 작품이 지향하는 높은 경지의 목표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댈러스 모닝 뉴스
킹솔버는 여러 관점에서 사건을 보는 완벽한 시선을 갖추었다. 그녀의 자신만만함과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라이브러리 저널

킹솔버의 희망 넘치는 일곱 번째 소설이다. 정치와 예술을 다룬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비어 있는 역사를 훌륭하게 메워준다.
-시카고 트리뷴

멕시코의 화려하고 선명한 벽화들, 두꺼운 빵, 안타까운 사랑 등을 감각적으로 묘사했다.
-뉴요커

치밀한 조사로 촘촘히 짜낸 이야기가 서정적인 묘사로 인해 마법과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덴버 포스트

킹솔버의 작품 중 가장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작품이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린 화려한 그림과도 같은 묘사는 읽는 이를 몰입시킨다. 생각 깊은 한 약한 남자에 대한 부드럽고 다정한 시선.
-워싱턴 포스트

킹솔버의 솜씨는 여전하다. 이국적인 무대와 정치적 배경, 매력적인 이야기를 섞어 환상적인 작품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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