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찍이 한 인간의 불순종으로 인해
상실된 행복의 동산을 노래했으나, 이젠
모든 유혹을 통해 충분히 시련 받은, 한 인간의
확고한 순종에 의해 온 인류에게 회복된
낙원을 노래하리라. --- 「제1편 1~5행: 작품의 도입부」 중에서
그는 꿈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말이
끝났을 때 우리의 구주가 눈을 들어 보니, 아주
넓은 그늘 밑 널찍한 장소에 호화로운 식탁이
궁전 식으로 차려져 있다. 쌓아 올린 접시들,
최상등의 냄새 좋은 고기류, 사냥에서 잡은,
반죽을 입혔거나 쇠꼬챙이에 꽂아 구운, 또는
용연향에 쪄낸 짐승과 새고기,
(……)
아, 이런 진미에 비하면 하와를 꾄 저 야생의
사과는 얼마나 소박했던가! 호화로운 식기대,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술 옆에, 가니메데스나
힐라스보다도 더 화색이 좋은, 화려하게 차려 입은
날씬한 젊은이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다.
좀 떨어져 나무 밑에는 디아나를 모시는 요정들과
아말테이아의 뿔에서 난 꽃과 과실을 든 나이아스들,
(……)
선녀들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헤스페리데스의
여인들이 때로는 춤을 추기도 하고 때로는
서 있기도 했다.
(……)
그 영화는 이러했다.
이윽고 유혹자는 성심성의껏
그 유혹에의 초대를 다시 시작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어찌 앉아서 식사하는
것을 저어하는가? 이것은 금단의 열매도 아니고
또 순결한 이 식품에 손대는 것을 금하는
금령도 없도다. 이것을 맛본다고 해서
악의 지식이 싹트는 것 아니고, 오히려 상쾌한
회유의 기쁨으로 해서 생명은 보존되고
생명의 적, 굶주림은 파멸하리라. 이 모든 것들은
그대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대를 자기들의 주로
인정하고자 온 그대의 신하들, 대기와 숲과 샘의
영들이니라. 하느님의 아들 그대 무엇을
저어하는가? 어서 앉아 드시라.”
이에 예수는 온화하게 이렇게 대답한다.
“(……)
나도 그대와 같이 빨리
마음대로 이 광야에 곧 식탁을 차리도록 명령하고
화려하게 성장을 한 봉사의 천사들을
불러내어 내 잔을 시중들게 할 수도 있도다.
그런데 어째서 그대는 이 별식을 쓸데없이,
받을 자도 없는데, 강요하는가, 그대는 나의
굶주림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나는 그대의
호화로운 성찬을 멸시하고, 그대의 그럴싸한
선물을 선물이 아니라 사기로 간주하도다.” --- 「제2편 339~392행: 굶주린 예수 앞에 성찬을 차려놓고 음식을 들기를 권하는 사탄과 이를 물리치는 예수」 중에서
“서 있어보려거든 서 있어보시라. 바로 서려면
기술이 필요하도다. 나 그대를 그대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와 가장 높이 놓았으니, 최고는
최선이오, 부자관계를 입증하시라. 못 서겠거든
뛰어내리시라, 하나님의 아들이면 다치지 말고.
기록되기를 ‘그분은 그대를 위하여, 천사를 명하여
저들의 손으로 그대를 받들지니, 그대 혹시라도
발이 돌에 부딪힐까 함이로다’ 하였도다.”
예수님의 답변은 이러하였다. “또한 기록되기를,
‘주님이신 너희 하나님을 떠보지 말라.’”
--- 「제4편 551~560행: 성전 탑 꼭대기에 예수를 올려놓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입증하여 떨어져보라고 유혹하는 사탄과 이를 물리치는 예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