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은 그 대답을 듣고 나뭄라는 투로 칼을 바라보았다.
'로지는 날 도와주고 있었던 거에요. 일부로 그런게 아니라구요.'
칼이 이번에는, 어쩔 수 없군 하는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가까운 시일내에 너랑 큰아버지랑은 여자 상대하는 문제에 대해 긴 애기를 나누봐야겠구나.'
게이브 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아간 칩은 그의 무릎 위로 기어올가가 자리를 잡았다. 여섯살인 이제 쑥쑥 자라기 시작하여 머지않아 두 발이 땅에 닿게 될 칩은 여전히 게이브의 무릎 위에 앉기를 좋아했다. 칩의 사랑하는 랩이 게이브의 발 앞에 털썩 주저않았다.
'내가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지 알아요. 아빠?'
게이브가 아이의 머리 위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그게 뭔데. 우리 아들?'
칩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랑 로지가 크면, 아마도 우린 결혼할 거예요. 아빠랑 엄마랑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난 레이첼에게 마을을 떠나는 조건으로 이만 오천불을 제시했고 레이철은 그 돈을받아 챙겼어'

제인이 푹, 한숨을 토했다.

'오, 칼...'

레이첼에게 시선을 옮긴 게이브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살펴보다가, 마침내 그가 질문을 던지듯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깨를 으쓱해 보이던 레이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레이첼에게 희미한 미소를 건넸다.

'잘했군'

이번에 폭발한 사람은 칼이었다.

'잘했다니, 대체 그게 말이야! 저 여잔 자신을 팔아먹은 거라고!'

성난 아빠의 목소리에 로지가 얼굴을 찡그렸다. 칼이 아기를 안아들고 키스했다. 시종일관 붉으락푸르락한 모습으로. 형의 고함에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게이브는 칼의 큰소리에 전혀 기죽지 않았다.

'레이첼은 어떻게든 살아 남아. 그건 나도 막 배우기 시작한 특성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