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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 바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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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 바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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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79쪽 | 348g | 165*235*15mm
ISBN13 9788971846728
ISBN10 897184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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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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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구로사와!
내 짝꿍 구로사와는 정말로 못 말리는 개구쟁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구로사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유치원 때부터 자전거를 험하게 타는 것으로 유명했다. 오늘도 우리가 놀고 있는데, 자전거를 마구 몰며 나타났다. 우리는 깜짝 놀라 미끄럼틀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구로사와도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미끄럼틀 계단으로 올라오는데…….

구로사와는 크게 숨을 내쉬고는 우리를 내려다보며 히죽 웃었다. 그러더니 자전거에 올라타고 잠시 동안 미끄럼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안 돼!”
어디선가 한 아주머니가 소리쳤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구로사와는 제트 코스터를 탄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미끄럼틀을 내려왔다.
구로사와는 미끄럼틀 위에서 자전거와 함께 붕 떠오르더니 모래밭에 퍽 하고 나동그라졌다. 그리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도 기절한 것 같았다.
아주머니가 급히 구급차를 불렀다. 주위가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다음 날, 구로사와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구로사와가 죽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왼쪽 팔이 부러졌을 뿐이다.
나는 슈퍼 자동차가 아니라고!
구로사와는 팔이 부러진 정도로는 얌전해지지 않았다. 학교에 나온 구로사와는 깁스한 팔을 자랑스레 보여주며 으스댔다. 하지만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자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또 나를 못살게 굴었다.

“어서 자동차로 변신해라.”
구로사와는 막무가내로 나를 엎드리게 하고는 내 등에 털썩 올라탔다.
“야, 야, 어물거리지 말고 어서 시작해!”
친구들은 우리를 빙 둘러싼 채 웃기만 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나는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슈퍼 자동차 출발!”
신이 난 구로사와는 소리치며 내 엉덩이를 마구 때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갔다. 무릎이 엄청 아픈 데다 무거운 구로사와가 올라타고 있어서 금방이라도 허리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
“너, 지금 굼벵이 놀이하냐!”
구로사와가 또 내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 앞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무릎이 쑤시고, 허리가 부러질 듯 아프고, 머리가 지끈지끈거려 마침내 쓰러지고 말았다.

시험이 싫어요!
구로사와의 수학 점수는 언제나 빵점이었다. 시험 시간에 시험은 보지 않고 딴짓만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구로사와는 입이랑 코랑 눈에 연필을 끼우고 나를 웃기려고 했다. 당연히 수학 점수는 또 빵점이었다. 선생님은 구로사와에게 진지하게 정말 하나도 모르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구로사와는 시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한다.

“하지만 시험 볼 때는 자꾸만 오줌이 마렵단 말이에요. 그럼 얼른 신 나는 일을 떠올려요. 그리고 ‘시험은 집에 가서 보면 되지, 뭐.’ 이렇게 생각해 버려요. 저는 시험 보는 시간이 진짜 싫다고요. 너무 조용해서 꼭 장례식장에 온 것 같단 말이에요.”
구로사와는 더듬더듬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말했다.
‘우아.’
나는 놀라서 구로사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도 구로사와의 기분을 잘 안다. 장례식장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시험 시간이 너무 조용해서 긴장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니까.

구로사와가 울었다!
오늘은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는 날이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주사도 맞기 전에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구로사와가 내 팔을 세게 꼬집으며 “겁쟁이.”라고 놀렸다. 그러자 선생님이 나를 꼭 껴안아 주며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라고 말씀해 주신다. 선생님 말씀에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구로사와는 “그래 좋았어!”라고 외치며 당당하게 팔을 내민다. 의사 선생님이 주사를 놓자마자 교실이 떠나가라 울어버리는데…….

‘구로사와가 울었어!’
나는 깜짝 놀라 내가 울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구로사와를 바라보았다.
다들 놀라서인지 그 뒤로는 아무도 울지 않았다.
“에헤헤, 사실은 가짜로 울었어.”
나중에 구로사와는 이렇게 말했지만 우리는 구로사와의 눈물을 똑똑히 보았다.

내 짝꿍 구로사와 맞아?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지각을 할 것 같았다. 구로사와와 함께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로사와는 이것저것을 보고 만지느라 느릿느릿 걸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먼저 가겠다고 소리쳤다. 그런데 구로사와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구로사와는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쭈그리고 앉아 뭔가를 보고 있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살그머니 구로사와 곁으로 가 보았다. 애벌레였다. 애벌레가 횡당보도를 꾸물럭꾸물럭 건너가고 있었다. 구로사와는 그 애벌레가 걱정스러워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녀석이 나비가 돼.”
구로사와가 말했다.
“아주 예쁜 나비 말이야.”
왠지 평소의 구로사와의 목소리하고 다르게 들렸다.
내가 구로사와의 얼굴을 흘끔흘끔 보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차들이 빵빵거렸다. 신호는 이미 빨간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는 깜짝 놀라 후닥닥 인도로 도망쳤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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