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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나라 멕시코
중고도서 태양보다 강렬한

색의 나라 멕시코

: 알고 보면 소심한 여성 도예가의 삶, 예술, 여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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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61g | 150*215*23mm
ISBN13 9788991847644
ISBN10 8991847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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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유화열
이화여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멕시코시티로 날아가 그곳에서 7년을 살았다. 대책 없이 시작된 이국땅에서의 신혼생활, 두 아이의 출산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려움을 겪으며 살다보니 멕시코의 자연과 문화, 예술에서 큰 위안을 얻고 거기에 도취되고 말았다. 멕시코의 산카를로스 미술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했고, 출산을 한 뒤로는 한국에서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늘 가까이 있던 멕시코의 문화와 풍토, 틈나는 대로 찾아다닌 멕시코의 원주민미술 등이 큰 자양분이 되었다. 멕시코시티와 서울에서 세 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해 다수의 기획전, 그룹전을 열었고 멕시코의 원주민미술, 라틴아메리카 미술에 대한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다. 저서로는 『예술에서 위안받은 그녀들: 12인의 라틴아메리카 여성미술가』 『라틴현대미술 저항을 그리다』 『태양의 나라 땅의 사람 들: 정직한 페루 미술을 찾아서』 등이 있다. 현재는 텍사스 주립대학 라틴아메리카 연구소에 방문학자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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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버릇처럼 늘 멕시코 미술을 사랑한다고 하고 내 영혼은 멕시코에 잠식되었다고 말해왔건만, 정작 내가 멕시코 미술을 위해 한 게 딱히 없었다. 멕시코 미술에 큰 빚을 져놓고 말이다. 사람들이 멕시코에 뭐하러 갔냐고, 심지어는 멕시코로도 유학을 가냐는 질문에 시원하게 한 방 날려줄 만한 멕시코 미술 책을 써야 하지 않을까. 이 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p.7

어떤 성당 앞을 지나는데, 어찌나 눈부시던지 우리 모두의 혼을 빼놓고 말았다. 장엄하고 고고하기까지 한 높다란 콜로니얼 건축물을 온통 노란색으로 칠해놓았는데 마치 거인이 어린이 파자마를 입고 서 있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웠다. 형태와 색이 이렇게 안 어울릴 수도 있을까? 내가 배운 조형미술 원리에 의하면 형태와 색은 하나를 이뤄야하는데, 그 성당은 서양미술의 그런 가르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완전 제멋대로였다. 이렇게 황당한 뜻밖의 색감을 연출하는 곳이 멕시코였다.
--- p.95

만약 나에게 멕시코에서 그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뭐가 남았냐고 묻는다면, 아르떼 뽀뿔라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분명 살아 있는 자연이 아닌 무생물이지만, 나에겐 살아 있는 것, 그것도 아주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잘난 척하지 않는.
--- p.123

알레브리헤의 화려한 색감과 기이한 형태를 보노라면 이런 감성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싶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꽃인 마술적 사실주의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려나. 착각이고 환상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실인 양 넉살 좋게 행세하는 알레브리헤는 자칫 허무맹랑해 보이기도 하지만 환상과 혼종의 미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어쩌면 가장 멕시코적인 예술품인지도 모른다.
--- p.145

멕시코 사람들에겐 ‘그 정도면 됐다’라는 선이 없다. 정도껏이라는 말이 먹히질 않는 장식에 대한 끝없는 욕망이 있다. 그들에게 장식은 본능에 가깝다.
--- p.241

멕시코의 제삿날에는 해골 사탕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익살스러운 표정의 핑크색 해골 사탕은 보는 이를 유쾌하게 만드는 웃음 바이러스가 있다. 해골 사탕의 이마에 흰 종이가 붙어있는데, 여기에 받는 이의 이름을 적어서 선물하는 것이 멕시코의 풍습이다. 이렇게 선물 받은 해골 사탕은 고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 해골 사탕과 함께 제사상에 올려진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동석하는 셈이다. 죽음을 뛰어넘는 어우러짐, 이런 게 바로 죽음을 대하는 멕시코 사람들의 자세다.
--- p.259

그들의 토우를 보고 있으면 세련되지도, 앙증맞지도 않지만 어수룩한 게 매력이자 강점이다. 기교 따위는 부릴 줄 모르는 순진무구함이 토우의 아름다움이었다. 그 투박함에 진심이 묻어났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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