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갈매기와 데이트를 즐긴다강화 외포리와 석모도 보문사역사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강화도는 가족나들이에서 즐겁고 보람 있는 한때를 보내기 적당한 곳이다. 건국 신화가 있는 마니산이 있어 '개국(開國)의 성역(聖域)'이라 불리는 강화는 구석기 유물부터 고려의 유적과 근대사의 치욕스런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마치 거대한 박물관 같다.
이렇듯 강화도는 유서 깊은 섬이기도 하지만 섬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코스와 섬을 감싸 안는 해안도로가 있어 섬 드라이브의 명소이기도 하다. 산길과 바닷길, 그리고 시원스레 뻗어 있는 들판을 달리다보면 어느새 포구에 이르러 색다른 풍경들을 접하게 된다.
김포에서 강화대교를 건너 읍내에 도착하면 강화산성에 갇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강화읍에 들르게 되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강화성 북문과 고려궁터다. 강화읍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북문과 고려궁터를 다녀와 서문으로 나간 다음 48번 국도를 따라 5.21km 더 가면 지석묘 입구다.
하점면에 있는 <지석묘>는 강화도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두 장의 지석 위에 올려진 개석(蓋石)은 길이가 7.1m, 너비가 5.5m나 된다. 입구에 장승 한 쌍이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석묘에서 서쪽으로 1.1km 달리면 5층 석탑 입구에 닿는다. 봉은사 옛터에 있는 이 탑은 오래 전에 쓰러진 것을 1960년에 보수해 재건한 것이다.
5층 석탑에서 외포리를 가려면 북서쪽으로 차를 계속 달려 새말에 닿은 다음 이곳에서 좌회전해 뒷물과 내가리를 거쳐야 된다. 새말에서 외포리에 이르는 8.4km는 노면상태가 좋고 알맞은 커브와 직선도로가 섞여있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외포리는 강화읍에서 섬을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곳에 있는 자그마한 포구이다. 가을에 외포리에 가면 김장용 젓갈인 추젓을 구할 수 있어 주부들의 알뜰 쇼핑을 겸할 수 있다. 남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석모도는 카페리로 10분 정도면 건널 수 있는데 석모도 뱃길에서는 갈매기와의 데이트를 즐길 수도 있다.
강화섬과 석모도 사이를 잇는 외포리 선창가에서 카페리를 타면 갈매기들이 배의 뒷전을 따라온다. 짧은 뱃길이지만 새우깡 한 봉지만 준비하면 갈매기들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혹시 마음이 내키고 시간이 허락되면 서해 낙조로 유명한 보문사까지 다녀와도 된다.
석모도는 신라시대 때 창건된 보문사가 있어 불교신도와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찾는 곳이다. 석모도 선착장에서 25리(10km) 정도 떨어져 있는 낙가산(327m) 중턱에 곱게 자리 잡고 있는 절로 하루 공양미가 네댓 가마나 될 정도로 신도들이 많다.
보문사는 석굴로 된 기도장과 범종, 그리고 절 뒤편 눈썹바위에 부조된 마애불(磨崖佛) 등으로 유명하다. 대웅전 뒤쪽에서 시작되는 계단을 400여 개 정도 오르면 약간은 장난기가 서린 마애불의 미소가 반갑게 여행객들을 맞아 준다.
새벽 동틀 무렵에 절 앞 바다에서 듣는 파도소리와 눈썹바위의 마애관음보살상은 예로부터 강화팔경으로 꼽힌다. 마애석물에서 내려다보는 서해바다의 경치와 석양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장관이다, 배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하룻밤 절 부근에서 머문다면 서해 낙조를 만나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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