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들과 함께 하르툼발 카이로행 이집트 항공편으로 새벽 6시 30분경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집트 방문은 두 사람 다 처음이다. 인류의 가장 오랜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이집트 여행을 생각해 왔었는데, 이번에 어렵게 2박 3일간의 여가를 마련한 것이다.

아들은 28세의 레지던트 전공의사이다. 우리들은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살아왔으므로, 이렇게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실로 10여년 만의 일이고, 이것은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단절되어 왔던 아버지와 아들간의 가족적인 인간 관계를 새롭게 한다는 계기도 된다.

한달 전부터 예약을 하고 이집트 체류기간 중의 숙박 및 안내 경비를 선불해 두었던 Thomas Cook 여행사의 직원이 나타난 것은 비행기가 도착한 후 50분이나 지나서였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가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착오가 생겼다는 변명이었으나 비행기는 정시에 도착했고, 수단과 이집트의 표준시간이 1시간 차이라는 것을 하르툼에 살고 있는 내가 모를리 있겠는가.

카일는 인구 1,600만명으로서 중동 및 북부아프리카 · 지중해 연안을 통틀어 이 지역에서 제일 큰 도시 - 아랍세계의 정치 · 문화 · 경제 · 무역 및 교통의 중심지이며, 그리고 5,000년이 넘는 찬란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수도 카이로 부근에 있는 기자 · 아부사르 · 사카라 · 멤피스 · 헬리오폴리스 · 다수르 · 하와라 등의 도시에는 거대한 피라밋을 비롯해 고대 이집트 왕국의 유적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산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