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적 창의성은 혼자 만들어 내기 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하는 팀워크의 산물인 것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괴테, 실러, 베토벤, 하이든 등 동시대 작가와 음악가들이 감성적이고 지적인 교류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런 점에서 클래식 음악에서 세계적인 솔리스트는 많지 않지만,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는 독일 수도인 베를린에만 4개나 된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유독 미술이 번성한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앵그르, 고갱, 밀레, 마네, 르느와르, 모네, 드가, 마티스, 샤갈, 세잔느, 푸생 등 많은 유명 화가들을 배출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이 청각적이라면, 프랑스는 다분히 시각적이다. 즉, 프랑스 사람들은 영상 이미지를 담당하는 오른쪽 뇌가 발달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그 원작이 영국작가에 의해서 쓰인 소설이 많다. 바로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같은 영화가 그렇다. 그래서 “할리우드는 자금을 대고,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전통은 섹스피어로부터 전수되어 내려온 흥행성과 데카르트 같은 경험주의적 사상에 의해서 대중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만든 토양에서 자라났다고 본다.
이탈리아의 창의성은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표현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최고의 예술을 추구한다. 그저 상류층이 아닌, 메디치 같은 최상층의 극소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이 이탈리아에서 느껴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들의 완성미 넘치는 감각이 최선을 다해 최고를 추구하는 장인 정신과 더불어 예술품과 건축에서 분출되다가, 이제 상품에 이어져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성냥은 영국인 존 워커에 의해서 발명되었지만, 유독성이 없는 안전성냥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스웨덴의 구스타프 파쉬다. (…) 인명 존중의 문화, 사회적 배경에서 안정성에 우선을 둔 제품이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스웨덴은 또한 인간의 편리를 생각한 제도를 많이 창안한 나라다. 그 중에 하나가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없앤 “번호표제도”이다.
결론적으로, 경쟁력 측면에서 유럽의 ‘드림팀’이란 다음과 같은 팀워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웨덴 사람이 제품을 구상하고, 이탈리아 사람이 디자인을 맡아, 독일 사람이 제작하고, 프랑스 사람이 포장해서, 영국인이 마케팅을 맡으면 서로의 장점을 살려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유로화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오토마르 이싱은 단일 통화가 만들어진 원칙에 대해서 통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정치적 공동체를 지향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은 범 EU 차원에서 유로존에 가입한 국가들이 같은 통화를 사용하지만, 세금 부과는 회원국 개별적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 유럽 통합을 이끌어 온 힘은 공생의 방법을 찾는 회원국 간의 컨센서스와 공동체 의식에 바탕을 둔 연대감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유로화의 문제는 EU의 기구적인 메커니즘이 아닌 정치적 결단에 의해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것이다.
유럽 사람들의 일반적인 의견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를 하고 선 유럽인들과 소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소통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즉 부르카는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방식대로 하라는 말처럼, 유럽에 살면 유럽식 문화를 따라야 하는데, 유럽인들과 더불어 살 의사가 없이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유지하는 방편으로서 부르카를 착용하는 것을 사회통합을 막는 요소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무려 19개 스포츠 국제기구가 스위스에 있다는 사실이다. (…) 국제 스포츠 기구들이 유독 스위스에 위치하는 배경은 무엇인지를 분석해 본다.
첫째, 역사적으로 스위스는 중립 정책을 유지해 오면서 1차, 2차 대전에도 휩쓸리지 않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라는 점이다.(…)
둘째, 스위스는 금융업이 발달한 나라다.(…)
셋째, 스위스의 특성은 정확성이다. 이러한 정확한 문화적 배경에서 스위스는 400년 전통의 세계적인 시계산업을 발전시켰다. 비밀주의와 정확성의 풍토에서 금융업과 시계산업이 스위스에서 발달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