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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명박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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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명박을 쏘다

: 고소영 라인을 최초로 들춰낸 바로 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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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67쪽 | 153*224*30mm
ISBN13 9788996121206
ISBN10 8996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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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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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MP4/13
촌철살인 온라인 저격수이자 팔방미남 전천후 블로거. 그의 관심사는 F1 자동차 경주부터 와인에 이르기까지 럭비공처럼 이리저리 튄다. 직업은 밝힐 수 없음. 블로그에 ‘혹세무민’이라는 카테고리로 정치 관련 풍자글을 올리던 중, 2008년 2월 15일에 ‘이명박 정부 고소영 라인이 뜬다’는 제목의 글로 하루 22만 명의 방문을 기록하면서 재미(?)를 봤다. 닉네임 MP4/13은 MP3의 최신 포맷 따위가 아닌, F1 경주용 자동차 이름이란다. 그 블로그 Eau Rouge의 주소는 http://blanc.kr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명박 정부 두 달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돌려막기 정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 여러 장 가지고 카드를 카드로 돌려막는 것처럼, 이명박 정부의 두 달을 평가해보면 ‘사건을 사건으로 돌려막는’ 돌려막기 정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를 보자고요. 어륀지와 후렌들리로 대표되는 영어몰입교육 문제를 둘러싸고 한바탕 난리를 쳤을 때, 이 논란을 잠재운 것은 고소영 라인 파동이었습니다. 고소영 라인 때문에 시끌벅적해지고 특히 논문 표절 시비가 벌어진 박미석 수석에 대한 사퇴 압력이 가해졌을 때, 이 사건을 잠재운 것은 강부자 내각이었습니다. 결국 장관 세 명이 낙마하고 박미석 수석은 살아남았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강부자 내각 문제로 원성이 높아가고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에 대한 사퇴 압력이 꺼지지 않자, 그 다음으로 이 문제를 돌려막은 사건은 공천문제를 둘러싼 친이-친박 진영의 이전투구와 탈당 사태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태를 돌려막은 사건은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뉴타운 문제였습니다.
한나라당은 비록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뉴타운 문제를 둘러싼 ‘사기공약’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이 시비를 관심 밖으로 돌리게 한 사건은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문제였고, 결국 박미석 수석이 사표를 내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동관 곽승준 수석을 비롯한 비서진들에 대한 사퇴 압력이 계속 이어지자 이 사건을 돌려막게 된 큼직한 사건이 터졌는데 바로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돌려막기는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영어몰입교육 → 고소영 라인 → 강부자 내각 → 친이-친박 진영 충돌 → 뉴타운 사기공약 시비 →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 미국산 쇠고기

이명박 정부는 두 달 동안 사건을 사건으로, 정말 열심히 돌려막았습니다. 한 사건이 터지고 이게 문제가 되면 다른 사건이 터져서 앞의 사건이 관심 밖으로 멀어집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뭘로 돌려막을까요? 서울까지 올라온 조류 인플루엔자 문제일까요? 한반도 대운하 전격 착공일까요? 도대체 앞으로 돌려막을 카드가 몇 장이나 더 있는지 그것도 참으로 궁금합니다. --- pp.44~46, 「이명박 정부 두 달, 한마디로 ‘돌려막기 정부’」 중에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벼랑 끝 질주를 멈추지 않을 모양입니다. 국민들이 날마다 그렇게 거리로 나와서 외쳤건만,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재협상에 준하는 자율 규제’와 같은 말장난입니다. ‘인적 쇄신’이라는 것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으로는 별 기대할 것도 없고, 설령 장관이나 비서실 수석들을 바꾼다고 해도 과연 그 자리를 누가 채울까요? 더 나은 사람들로 채워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고집불통인지 사람들은 많이들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해답은 바로 ‘박정희’에 있습니다. (중략)
박정희의 통치 스타일은 독재를 바탕으로 해서 경제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합의보다는 소수 엘리트가 주도해서 국가 운영과 경제에 대한 계획을 짜고, 반대 의견은 무시하고 탄압하면서 ‘나중에 봐라, 내 말이 맞을걸?’ 하는 식의 결과론으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합니다. (……) 지금의 이명박을 보십시오. 박정희와 거의 판박이와 같은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로는 소통을 외치지만 소통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소수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해서 국가를 끌고 나갑니다.
한 달이 넘도록 촛불을 켜고 외치는 국민들을 보면서도 잔꾀 부리면서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만 하지 설득과 합의 같은 것은 시늉에 그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이명박이 착각하고 있는 점이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는 정보와 언론을 정부에서 독점하던 시대입니다. 곧, 국민의 여론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고 어떤 정책에 대한 정보 역시도 결정권을 쥔 정부의 엘리트 집단이 독점하고 있던 시대였습니다. 박정희는 국민을 우매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소수 엘리트들로 하여금 국가 발전에 대한 계획을 짜도록 해서 나라를 끌고 나갔습니다. 국민들은 그저 ‘잘 살아보세’를 외치면서 따라오기만 하면 되는 체제였죠. (……) 이명박의 크나큰 착각은 이미 너무나 변해버린 시대에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박정희를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시장 시절에 버스 개편과 청계천 복원에서 박정희식 통치 스타일로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여전히 박정희 스타일은 통한다는 믿음을 가진 나머지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한마디로 ‘박정희 코스프레’를 하다가 쪽박을 찬 셈입니다. --- pp.90~93, 「박정희를 읽으면 이명박이 보인다」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줄곧 ‘CEO형 대통령’을 표방해 왔습니다. 여기서 ‘CEO’란 말이 가진 다른 뜻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CEO란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곧, CEO의 결정에 대해서 “왜 이런 결정을 내렸지?”라는 물음을 던지기보다는 “이 결정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지?”라는 물음을 던져보면 쉽게 풀립니다. 이명박을 CEO로 만들어준 ‘주주’는 주로 부동산 부자들, 대기업들을 비롯해서 박정희 시대 때부터 뿌리 깊게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오면서 많은 이익을 챙겨온 기득권층입니다. (중략)
곧, CEO 이명박의 정책이 자신들의 주주가 최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펼쳐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입니다. --- pp.184~185,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읽는 방법」 중에서

지지율의 침묵

지지율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지지율은 갔습니다.
한반도 대운하를 깨부수고 어륀지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대선 득표율은 차디찬 20% 지지율이 되어서, 한숨의 촛불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당선’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질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강부자 내각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미국산 쇠고기의 육질에 눈멀었습니다.
정치도 사람의 일이라, 취임할 때에 미리 퇴임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지지율 추락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사과는 쓸데없는 비웃음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지지율을 더 까먹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불법시위 엄정대처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지지율은 갔지마는 나는 지지율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경제 살리기의 노래는 지지율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p.310, 「지지율의 침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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