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슴속에 분명한 주장이 있다면 여론이 분분해도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도리가 있다면 아무리 의견이 많아도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경>>에도 '성현을 모범으로 삼지 않고, 큰 도리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눈앞의 논쟁에만 열중한다'는 표현이 있다. 평소에 성현의 가르침을 익힌다 해도 실제로 행할 때는 그 가르침에 합취되는 것도 있고 합치되지 않는 것도 있다. 이것은 성현의 책이라 할지라도 자기 나름대로 취사 선택을 해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입으로는 성현의 책을 소리 내어 읽더라도 마음은 보통 사람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비록 몸에는 아주 그럴싸한 의상을 걸치고 있어도 행하는 것은 피부와 다름이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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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물건이 부딪치면 반드시 소리를 낸다. 두 사람이 오래 만나면 반드시 다툼이 일어난다. 소리를 내는 것은 두 가지가 모두 단단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모두 부드러우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나가 단단해도 다른 하나가 부드러우면 역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두사람 모두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사람 모두 양보하면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사람이 욕심을 부려도 다름 한사람이 양보하면 이 또한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보다 더욱 바람직한 일은 부드러운 쪽이 단단한 쪽을 부드럽게 만들고, 양보한 사람이 욕심 많은 상대방을 감화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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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 나쁜 일을 저지르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진다. 이것은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 때문에 애를 태우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125. : 병문안을 가서 용태를 물어 볼 때는 환자 본인에게 할 것이 아니라 곁에서 간호하는 사람에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본인에게 묻게 되면 공연히 그의 불안만 더하게 하기 때문이다.
191. : 가난하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가난해서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지위가 낮다고 자신을 비하할 필요는 없다. 비하해야 할 것은 지위가 낮다고 능력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늙었다고 한탄할 필요는 없다. 한탄해야 할 것은 늙었기 때문에 아무 목적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슬퍼해야 할 것은 죽은 뒤에 이름까지 잊혀져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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