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에 붙들려, 지금도 행복한 전도자
어린 나이에 목격한 어머니의 죽음, 술과 도박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으셨던 폐인과 같던 아버지, 먼저 세상을 떠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일곱 형제, 찢어지게 가난했던 생활….
나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어떤 소망도 품을 수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세상에 나만 뚝 떨어져버린 것만 같았다. 누구에게도 내 아픔을 말할 수 없는 외로운 신세였다. 산처럼 쌓여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내 답답한 사정을 들어줄 사람만 있어도 좋았다. 그때 만났던 친구가 나의 54년지기 이상호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얼굴만 알고 지내던 상호가 건넨 한 마디가 나의 인생을 바꿀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세상을 비관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던 나에게 상호는 해맑게 웃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인중아, 나랑 교회 가자.”
나는 상호 때문에 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에 가보았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나 구원의 확신 같은 것을 얻기 위해 다닌 것이 아니었다. 외로운 나에게 교회는 위로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처음 간 소사장로교회에서 천사 같은 박순애, 이은경, 이상백, 이상활, 권태성 같은 선생님들을 만났다.
나는 지금도 가끔 생각하곤 한다. 만일 그때 상호가 나에게 교회에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양육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를 위해 새벽마다 기도해주시며, 신앙으로 이끌어주셨던 성암교회 황종호 목사님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에 술이나 먹고 도박이나 좋아하던 나에게 예수의 유일성에 대하여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던 고(2) 김준곤 목사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특별히 김준곤 목사님은 내 인생에서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분이다.?
나는 1972년 6월에 있었던 한국대학생선교회(CCC) LTC(Leadership Training Course)에서 김준곤 목사님을 처음 만났다. 김 목사님과의 4일간의 만남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발견하게 하였다. 지난 삶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인생의 목적을 발견한 고귀한 시간이었다. 거기서 들었던 말씀들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내 인생의 궁금증들을 푸는, 폭포수와 같은 시원한 말씀들이었다.?
“예수님이 왜 나의 구세주인가, 예수님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인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천국과 지옥이 정말 있을까, 정말 죽은 뒤에 부활이 있는가, 나는 어떻게 해야 진정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김준곤 목사님을 통해 명확하게 제시된 해답은 나의 방황을 종식시켰다. 그 4일 동안 들었던 복음은 세상살이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던 나 김인중의 자기중심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거룩한 삶으로 바꾸어버렸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은 감격이 내 안에서 흘러넘친다.?
그리고 지나온 날들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살아온 나날이었다. 비록 기대하지 않고 뿌린 씨앗이라 할지라도, 때가 되면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다는 말씀을 삶 속에서 확인하며 살았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우연이란 없다. 모든 일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가운데 진행된다. 나는 그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의 증인인 것이다.?
나이 60이 훌쩍 넘은 지금 나의 지난날들을 회고해보니, 나에게 복음을 전해주었던 사람들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이 있었기에 행복한 전도자요 개척자인 김인중이 존재할 수 있었다. 마치 바나바로 인하여 사도 바울이 나오고, 그 사도 바울이 소아시아와 유럽을 복음화시킨 것처럼, 나 같은 사람에게 이름도 빛도 없이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해준 그들 때문에 내가 있고 안산동산교회가 있다. 그리고 내가 전한 복음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이 또 다른 누군가를 깨우기를 소망한다. 성령에 붙잡힌 전도자로 살아온 내 삶에 동화되어 전도의 문을 여는 거룩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모든 것이 풍성하나 복음에 굶주려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