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머니들은 수험생들이 자신들 때보다 훨씬 많은 공부를 한다고 믿는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가 수업에다 자율학습까지 하고 밤늦게까지 여기저기 학원이다, 과외다 정말 바쁘게 움직인다. 겉으로 보기엔 저렇게 공부하는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하고 의아할 지경이다.
상담에서 나는 경마장에 가보았냐는 얘기를 자주 꺼낸다. 경주마들은 눈 주변에 앞쪽만 바라볼 수 있도록 눈가리개를 해둔다. 고도로 훈련받은 경주마들도 경쟁자가 따라 붙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레인을 이탈하거나 경주를 포기하는 습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들은 각자 자신의 레인과 결승점만을 보고 전력질주한다. 승부는 결승점을 통과한 다음에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현실은 어떨까. 출발선 전에서 이미 다른 말들은 출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경주마들은 경주를 해야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서성거린다. '대학 왜 가야돼' '공부 왜 해야돼" 이런 부류들인다. 물론 경주가 시작되어도 이런 말들은 끊임없이 자기 회의에 빠져있는 상태여서 경주에 집중할 수 없다. 경주에 집중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먼저 눈가리개를 만들어보자. 백지를 한 장 놓고 공부해야하는 이유, 공부를 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글로 적어보자. 선택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느 학과를 갈 것인지도 1안, 2안, 3안 정도를 놓고 정리해보자. 안들의 장점과 약점, 그리고 현재 실력과의 격차, 10년, 20년 뒤의 전망 등 내가 가진 정보를 모조리 비교한다면 선택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 p.57
선생님들은 수능에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도 해보았다. 마지막 100일 동안 점수를 몇 점 올릴 수 있느냐는 질문엔 43%의 선생님이 30점 상승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 다음엔 20점이 27%, 40점이 14%, 50점 이상이 13%로 나타났다. 또 100일 동안 맡은 영역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했을 때 올릴 수 있는 점수를 물어본 질문에서 20점 28%, 30점 이상이 34%나 됐다.
막판 뒤집기에 관한 생각들은 예스다. 영역별로 접근했을 때도 20점 이상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절반 이상이므로 4개 영역에서 80점 이상도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씨다. 실제 지난해 상담한 학생 가운데는 100일 동안 110점이 오른 학생도 있었다. 충분한 전략과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누구나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증거다.
--- p.30
공부에도 80대 20의 법칙은 존재한다. 공부 시간의 80%를 쏟아 부은 과목보다 20%만 쏟은 과목들이 전체 점수를 버티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수업시간의 중요 핵심은 전후반 5분에 달려있다. 대체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80대 20 정도이고, 시험문제도 80%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20%를 찾아내어(선택) 그들에게 투자해야(집중)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루 10개 정도 모르는 것을 찾아 극복해나간다는 목표를 갖는 게 유용하다. 이미 다 아는 80%에서 헤매는 대신 내가 모르는 20%가 무엇인지 알아서 격파해나가는 것이다. 하루 10개, 한 달이면 300개를 극복할 수 있다. 노파심에서 덧붙이면 자신이 모르는 것은 학원강사나 과외선생님이 정리해줄 수 없다. 그 20%의 키는 오로지 본인만 쥐고 있을 뿐이다.
--- p.95
수능을 앞두고는 시중에 어근, 어미 등을 정리해둔 어휘 참고서를 한 번 일독할 필요가 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전 상황에서는 아무리 어휘가 풍부한 사람이라도 모르는 단어를 만날 가능성은 있다. 문맥을 통한 의미 접근에 추정할 근거만 더해진다면 훨씬 유리해질 것이다.
한번 정도는 시중에 나온 기출단어나 단어 책을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어휘력이 쌓여있는 단계에서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단어만 따로 자신의 단어장에 정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어휘의 정리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은 동사다.
형용사나 부사 등은 잘 몰라도 문장의 전체흐름 파악에 큰 문제가 없지만 동사를 모를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동사 부분은 철저하게 익혀야 하며 그 가운데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는 단어들은 따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refer'라는 단어는 '언급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참고하다'라는 의미도 있고 '관련을 가지다, 맡기다'라는 의미도 있고 '관련을 가지다, 맡기다' 등 여러 가지로 활용 가능하다.
---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