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갖고 떠나라, 어린 형제여. 절대자에게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곳으로 가야 하는 것.” --- p.375
“어디로 가실 건가요?”
“어디든 무슨 상관이겠느냐, 세상 모든 이의 친구야. 강을 찾아낼 텐데. 원하기만 한다면, 지금 이 바닥에서 강이 솟아오를 거다. 널 배움의 문으로 보내놓고 나는 많은 공덕을 쌓았다. 그 공덕이 네게 지혜라는 보석을 선사했다. 그리하여 네가 돌아왔고, 나는 지금 석가모니를 따르는 한 사람의 의사인 너를, 보티얄의 수많은 제단을 보는 듯 분명히 보고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함께 있고, 모든 게 예전과 같아졌구나. 세상 모든 이의 친구, 우주 별들의 친구, 나의 제자야!” --- p.387
‘나는 킴이다. 나는 킴이다. 그런데, 킴이 누구야?’
그의 영혼이 그렇게 물었고, 다시 물었고, 또다시 물었다.
그는 울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삶에서 울어야겠다는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너무 쉽게, 바보같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귓속으로 찰칵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자기 존재의 수레바퀴가 외부의 세계와 새롭게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조금 전만 해도 자신의 눈에 전혀 의미 없어 보이던 사물들이 자신의 크기를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길들은 걸어다니는 존재로, 집들은 살아가는 존재로, 들판은 경작하는 존재로, 남자와 여자는 대화를 나누는 존재로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실재했으며 참된 것이었다. 그들은 땅을 디디고 서 있었다.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맨발에 묻어 있는 그 흙,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귀에 벌레가 들어간 강아지처럼 온몸을 흔들어댔다. 그러고는 대문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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