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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으로 읽는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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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으로 읽는 삼국지

야마구치 히사카즈 저 / 전종훈 역 | 이학사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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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5쪽 | 148*210*20mm
ISBN13 9788987350219
ISBN10 89873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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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야마구치 히사카즈(山口久和)
1948년, 시가현에서 태어남 대판시립대학 문학부를 졸업, 경도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 취득(중국철학사 전공) 현재는 대판시립대학 문학부 교수 청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근세 사상사, 문화사를연구 대상으로 한다 저서로는 '장학성의 지식론 - 고증학 비판을 중심으로'가 있다 삼국지의 팬인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영웅호걸담 보다도 유비나 공명의 행동의 의의를 중국 사상사의 맥락속에서 이해하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다. 1992년 TV 방송국 취재로 삼국지와 관계 있는 고적을 답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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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서평 위원 표정훈
몇 년 전 북경의 어느 식당에서 중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적당한 화제를 찾던 나는, 삼국지 등장 인물 가운데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외국인인 내가 삼국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무척 신기하게 여겼다. 유비, 관우, 제갈량, 조조, 적벽대전.....주요 등장 인물과 사건을 종이에 한자로 적어 보이니, 그들의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김구용 삼국지, 박종화 삼국지, 고우영 만화 삼국지, 1988년 첫 출간 이후 1,000만 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문열 삼국지, 그리고 삼국지 게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꾸준한 삼국지 열기를 그들이 알았다면 더욱 놀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사(正史) <삼국지>(신원문화사)도 출간되어 있지만, 삼국지하면 역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 그러니까 <삼국지통속연의>를 떠올리게 된다.

소설로서의 삼국지이고 보니 허구나 과장이 없을 수 없다. 만화가 고우영 선생은 삼국지에 묘사되어 있는 유비의 모습 그대로를 만화로 그려, 그 비현실성을 꼬집기도 했다. 키는 8척에, 귀가 어깨에 닿고, 팔이 길어 무릎 근처에 오고 등등. 고우영 선생의 그린 유비의 모습은 실로 외계인의 그것이다.

그러나 삼국지의 무대가 되는 후한 말기의 척도 단위에 대한 고우영 선생의 (의도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그림이다. 1척을 대략 30cm로 계산한 셈인데, 사실은 22cm가 조금 넘을까 말까 한 길이이다. 1척이 30cm라면 9척인 관우의 키는 270cm가 된다. 그야말로 기네스북 세계기록 감이다. 관우의 키는 대략 195~200cm 정도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꾸준한 삼국지 열기와 함께, 삼국지 해설서도 적지 않게 나와있다. 그 가운데 진정한 삼국지 매니아라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 바로 <사상으로 읽는 삼국지>이다. 흥미 차원을 넘어서 진지하게 삼국지와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저자 야마구치 히사카즈 선생은 오사카 시립대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중국철학사 연구자이다. 다음과 같은 일부 목차만 보아도 이 책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기 충분하다. '도원결의'의 사상사적 배경, 공명은 영웅인가 침략자인가, 유비: 카리스마의 연출자, 공명은 왜 충성을 바쳤는가? 망명지식인들의 형주학파.

삼국지는 물론이거니와, 중국 고전 및 역사, 사상서의 내용을 방대하게 섭렵한 바탕 위에서 논의를 전개한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유비와 제갈공명의 관계, 그러니까 신의에 바탕을 둔 더 없이 친밀한 군신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

필자는 그들 사이의 친밀한 사귐의 정을 의심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유비와 공명의 군신 관계에 대한 합리적 해석은 찾아낼 수 없다. 지금 유비와 공명의 인간 관계에 대해서 약간의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유비가 적벽 싸움으로 형주를 손에 넣자, 공명은 군사 중랑장에 임명되어 영릉, 계양, 장사의 3군을 다스리고 그 부세를 조달하여 군사비로 충당할 임무를 담당한다. 또 익주로 들어간 뒤부터는 공명은 항상 성도에 머무르면서 식료의 조달과 군비의 확충에 전념하고 있다. ..... 결국 융중에서의 첫 대면에서부터 영안에서의 임종에 이르기까지, 유비는 공명을 그다지 두텁게 신임하지는 않았으며, 또 사실상 큰 일을 공명에게 상의한 적도 없었다. (이상 pp.148~150)

삼국지에 대한 책은 적지 않다. 삼국지 등장 인물 처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지 영웅론>(중명),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의 내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삼국지 고증학>(청양)과 <나관중도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청년사), 사전류로는 <삼국지 인물사전>(들녘), <삼국지 사전>(범우사). 그러나 <사상으로 읽는 삼국지>만큼 중국의 역사, 사상에 대한 엄밀한 학문적 바탕 위에서 삼국지를 논하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족 하나.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삼국지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는 정소문 선생이 번역한 <삼국지>(원경)을 추천하고 싶다. 이유는? 이미 이 글의 정해진 원고지 매수를 초과했다. 직접 한 번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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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사정을 좀더 상세하게 탐색해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선주 유비의 '탁고 託孤'(고아를 맡긴다)의 의도가 명백해질 것이다. 원래 익주는 주목 유언과 그의 아들 유장이 2대에 걸쳐 다스리고 있던 것을 유비가 촉에 들어와서 유장으로부터 빼앗은 땅이다. 선주가 한중왕으로 자립하고 나아가 제왕을 칭하기에 이르자 지금까지 유장을 섬기고 있던 많은 가신들이 유비를 따르게 되었다. 이엄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이렇게 해서 유비의 촉나라 정권에는 전에는 유장의 신하였다가 후에 유비를 섬기게 된 가신단과, 유비가 형주에서 데리고 온 가신단의 두 세력이 존재했다.

전자는 옛날부터 익주의 주인이었다는 의미에서 '구舊' 혹은 '주主'라고 불리고, 후자는 '신新' 내지 '객客'이라고 불렸다. 이러한 두 세력은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유비가 촉에 들어온 이래 그의 골치를 가장 썩인 것이 신구 대립이라는 국내문제였던 것이다. 촉나라 정권이 '구'세력의 처우에 얼마나 주의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뚜렷한 자료가 있다. 유비를 한중왕으로 추대하기 위해헌제에게 올린 [상한제표上漢帝表]([先主傳])에 연명되어 있는 촉신의 서열을 보면 마초를 필두로 허정, 방희, 사원, 제갈량, 관우, 장비, 황충, 뢰공, 법정, 이엄의 순서로 되어 있다.
--- p.15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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