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우 ─ 구구구구 ─ 우우! 아, 나를 좀 보세요, 내가 죽어 갑니다!
눈보라가 개구멍 밑으로 불면서 내게 마지막 임종 기도를 해주고 있어요.
나도 눈보라와 함께 울부짖습니다. 끝장이야, 난 끝장!
더러운 원통형 모자를 뒤집어쓴 무용지물의 인간, 인민 경제 중앙회 공무원들의 표준 식사 보급 식당에 근무하는 그 요리사 놈이 내게 펄펄 끓는 물을 끼얹는 바람에 그만 왼쪽 옆구리에 화상을 입고 말았지.
아아, 그 파충류 같은 악당 놈.
그러면서, 뭐 자기가 쁘롤레따리아라고!
오, 하느님 맙소사, 아이고 아파라!
뼛속까지 끓는 물이 스며드는구나.
나는 지금 울부짖습니다, 울부짖어요. 우우우 ─, 울부짖는다고요.
그래, 내가 지금 이렇게 울부짖는다고 좋아질 게 뭐 있나?
내가 무엇으로 방해했단 말인가? 무엇으로?
그 구정물 쓰레기통 좀 파헤치며 뒤적였다고, 그래 인민 경제 회의 몫의 음식까지 내가 정말 다 말아 먹었나?
탐욕스러운 인간. 여러분도 그놈 같은 낯짝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을 거예요. 하늘 높은 줄은 모르고 세상 넓은 줄만 아는 인간! 누르스름한 낯짝을 한 도둑놈.
아아, 인간, 인간들!
--- pp. 9~10
젊은 의사가 뭔가를 경계하는 듯한 사악한 눈빛으로 개에게서 한시도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다가서더니, 등 바로 뒤에서 오른손을 꺼내자마자 재빨리 개의 코에다 축축한 솜뭉치를 밀어 넣었다.
순간 샤릭은 정신이 멍해졌고 머릿속에선 뭔가가 가볍게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샤릭은 한 번 껑충 뛰어올라 옆으로 비킬 수는 있었다.
젊은 의사도 덩달아 뛰어오르며 갑자기 솜뭉치로 샤릭의 온 낯짝을 발라 막기 시작했다.
곧 호흡이 차단되었다.
그러나, 한 번 더 개는 뿌리치며 도망칠 수 있었다.
[악당……] 하는 생각이 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고 한 번 더 솜뭉치가 바싹 달라붙어 왔다.
그러자 갑자기 관찰실 한가운데에 거대한 호수가 나타났으며, 호수 위의 조그만 조각배들 안에는 내세의 천진난만한 개들이 매우 쾌활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마침내, 개의 다리는 뼈대 없이 흐물흐물해지더니 꺾이며 굽어졌다.
「탁자로!」
--- pp. 98~99
「허 참, 젊은 사람…….」
모욕당한 드이르낀이 쓰디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이게 바로 열심히 일한 대가지. 밤에 잠도 안 자고,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면서 일하지. 하지만 결과는 항상 한 가지, 귀싸대기 얻어맞는 것뿐이야. 혹시 당신도 귀싸대기 치러 온 거 아냐? 뭐…… 때리세요, 뭐. 드이르낀을 때려 버려요. 보다시피, 드이르낀의 상판대기는 뭐 국가의 소유니깐. 혹시, 당신은 손이 아플까 봐 못 때리시나? 그럼 뭐, 저 가지 달린 촛대를 잡으시지, 뭐.」
이렇게 말하고 나서, 드이르낀은 책상 바로 뒤에서 포동포동한 볼때기를 유혹적으로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까로뜨꼬프는 의심쩍은 듯 수줍어하며 웃더니 가지 달린 촛대의 자루를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초들이 꽂혀 있는 부분으로 드이르낀의 머리를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내리쳤다.
드이르낀의 코에서 책상보로 핏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이르낀은 [살려 줘!]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나서 사무실 안쪽 문을 통과해 달리기 시작했다.
--- pp. 305~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