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18세기 러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희곡 작가다. 허세와 특권 의식에 가득 찬 귀족 계층에 대한 풍자극으로 18세기 러시아 최고의 극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찍부터 문필 생활과 관직 생활을 병행했는데, 외국 희곡을 번역하는 것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본업은 외교관이었다. 모스크바대학교를 마치고 정부 기관에 들어가면서 재치 있는 말솜씨와 프랑스 및 독일 고전에 대한 높은 소양으로 일찍부터 궁정 주요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활동 시기는 대략 예카테리나 2세의 치세기(1762∼1796)와 일치한다. 1762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새 정부의 외무부에서 일하게 된다. 극작가로서 출발은 19세에 쓴 최초의 운문 희극 [코리온(Korion)](1764)이었다. 프랑스 시인이자 극작가인 그레세(Jean-Baptiste Louis Gresset, 1709∼1777)의 [시드니(Sidney)](1745)를 각색한 작품이었다. 이후 그에게 작가로서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은 1783년에 출판한 [여단장]과 [미성년]이다. 이 두 희극 작품에서 작가는 사실주의 기법을 동원해 당시 귀족 계층의 허세와 비도덕성을 폭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같은 해에 그는 정치 개혁에 관한 소책자를 발간해 귀족 정치 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황제의 총애를 잃었다. 이후 그의 작품은 금서로 규정되었다.
역자는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 입학해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러시아 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OSU) 대학원 슬라브어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 논문은 [데르자빈의 시학에 나타난 시간 철학(Time Philosophy in Derzhavin’s Poetics)]이다.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세계문학연구소 학술 위원을 지내고, 2000년 2월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시킨 메달을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논문으로는 [데르자빈의 시학에 나타난 바로크적 세계관과 토포이 문제](교과부장관상 수상)가 있고, 저서로 ≪러시아 시 강의≫, ≪러시아 문학의 하이퍼텍스트≫, ≪고대 러시아 문학의 시학≫(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죄와 벌의 현대적 해석≫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러시아 현대비평이론≫, ≪시의 이해와 분석≫, ≪주인공 없는 서사시≫, ≪말로 표현한 사상은 거짓말이다≫, ≪자살하고픈 슬픔≫, ≪오늘은 불쾌한 날이다≫, ≪루슬란과 류드밀라≫,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검찰관≫, ≪타라스 불바≫, ≪보리스 고두노프/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아흐마둘리나 시선≫, ≪보즈네센스키 시선≫, ≪오쿠자바의 노래시≫,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중세 러시아 문학(11∼15세기)≫, ≪16세기 러시아 문학≫, ≪17세기 러시아 문학≫, ≪17세기 러시아 풍자문학≫, ≪참칭자 드미트리≫, ≪노브고로드의 바딤/마차 때문에 일어난 불행≫, ≪만물상≫, ≪미성년≫ 등이 있다. 현재 18세기 러시아 문학 시리즈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