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말에 “나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예수나 석가처럼 신의 경지에 오르면 모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나님마저도 자신이 가장 사랑받기를 원해 자신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우리는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인정받고 존중받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 속이라고 얘기하면 좀 막연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자신의 주변으로 국한해서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필자만 하더라도 아내에게 인정받고 싶고 자녀들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기를 원하며 내가 소속된 각종 단체인 교회,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 이처럼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관계 속에 놓이고 되고 그 관계 속에서 관심 받기를 바라면서 살아간다. “사람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 말을 들으면 잠시 고개가 끄떡여지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실제로 그렇다고 공감하기는 힘들다. 세상은 늘 기준에 의해 서로를 비교하고 있고 그 비교의 잣대 속에서 자신을 비춰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나 자신에 대해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힘든 것이다. 나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통해서 나를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나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우월감을 느끼기도 하고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남의 눈을 통해서 나에게 주어지는 우월감과 열등감은 나의 것이지 남이 그렇게 평가한 것이 아니다. 실제의 내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그 사람에게 모두 확인하지 않는 한 그리고 그 사람이 솔직하게 얘기해 주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했든지 간에 그것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만 남게 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에 대한 잣대를 구해 본다면 그 잣대는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면 ‘자기애’에 빠져 공감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스스로 과소평가하면 ‘자존감’이 낮아져 현실에 위축될 뿐 아니라 자기 비하나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자기 착각에 빠지게 되거나 또 어떤 경우는 낮은 자존감에 괴로워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객관적일 수 있을까? 어떤 판단이든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100%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상대적으로 자신에 대해 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의 성장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또 그런 사람들이 상대에게 더 존중받고 인정받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육체적인 성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 성장으로 표현되는 정서적·지적·영적·인격적 성장을 말한다. 성장하고자 하는 노력 여하에 따라 현재 지금의 나보다 지속적으로 보다 나은 나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나아지고 있는 나! 그리고 나에 대한 판단이 점점 더 객관적으로 되고 있는 나로 살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살면 스스로도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 역시 세상에서 바라보는 나에 대해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고, 사회에서 인정하는 껍데기를 가지고 우쭐대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잣대로 나를 봐야 한다면 그 잣대에 의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몇 % 이외의 사람은 다 불행하게 되는 게 아닌가?’
그런데 그 잣대란 것이 사실은 사람이 살아가는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그 잣대에 의해 불행하게 생각하는 그 자체가 잘못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여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고 모든 사람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또한 모든 사람이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 꽉 짜인 틀 속에서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동안 꿈을 잃어버리고 현재의 위치마저 불안해하며 그저 그런 기계의 부품으로 변해가는 우리 모습을 보며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성장하는 삶’ 이것은 나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향한 지속적인 변화가 나를 성장시켜 준다. 그리고 그 삶을 통해 존중받고 인정받는 나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변화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람은 남에 의해 바뀌기 힘들다. 가까운 친구나 배우자가 하는 얘기에는 오히려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스스로 바꿀 때는 스스로 느끼고 인정할 때뿐이다. 사람은 스스로 느끼고 인정할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현재보다 바람직한 새로운 나로 바꾸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독서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은 이미 정해진 채로 삶을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좀 더 좋은 조건의 재산, 지능, 외모, 체력을 갖고 인생을 시작하고 싶지만 이는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같은 조건이라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조건이 자신에게 플러스가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에겐 열정적인 삶이 필요하다. 열정적인 삶이 이미 정해진 나의 삶의 조건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열정이 나를 위해 가져야 할 태도라 하면, 소통능력은 다른 사람과의 삶을 위해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통, 특히 공감적 소통능력은 대인관계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대부분은 바로 소통의 부재와 미숙한 소통에서 일어난다. 열정적인 삶과 훌륭한 소통을 동반한 좋은 대인관계 역시 지속적인 개인 성장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을 든든하게 지켜주며 담보해 주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독서를 통한 자신의 변화 추구인 것이다.
오늘날 기업의 도전은 끝이 없다. 마치 막다른 벽을 향해 질주하는 기차를 연상케 한다. 더 이상 불가능할 것만 같은 성과와 혁신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그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자리에 오르고 매스컴을 장식하지만 한편에서는 또 수많은 사람들이 무대 뒤편으로 조용히 도태되어 사라져 간다. 신자유주의 풍조 속에서 과연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철저히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도 수많은 기업에서는 “경영은 사람이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일에 집중하며 사람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필자가 맡아 경영해 온 콜센터는 2,000명이 넘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조직이었지만 ‘일’만으로 경영해 오면서 ‘일’ 잘하는 몇 명만 주인공이 되는 조직에서부터 ‘사람’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조직을 꿈꾸며 ‘북새통(책으로 새로워지는 소통)’이라는 독서경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게리 하멜의 ‘경영의 미래’를 비롯한 많은 경영서들이 추구하는 최후의 경영방법들은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에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기업 속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받고 인정될 때 그 기업은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주인공 되는 직장이 곧 사람이 사람답게 인정받는 조직인 것이다. 북새통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서점에 깔려있는데도 불구하고, 글솜씨도 부족한 필자가 이 책을 내는 것은 상위 몇 %만 주인공 되는 세상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 그리고 보통의 엄마와 아버지가 주인공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조그만 소망 때문이다.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주인공 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회사직원의 의식 성장 이야기가 책이 되기까지 함께 노력해온 북새통 프로그램 책임자 배수진 님, 인사팀장 송일한 님 그리고 텔레닉스의 북새통 실천을 위해 몸소 더 많은 책을 읽고 실천해온 조직장 민병하 님, 장철수 님, 송영문 님, 반진현 님과 그리고 센터장, 파트리더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어떤 순간에도 든든한 지지로 용기를 주고 힘이 되어주는 아내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이 책의 탄생을 기뻐하며 나부터 어떤 순간과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하며 이 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