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에 다닌다. 작가가 꿈이었으나, 글 대신 셈을 시작한 지 여러 해가 지났다. 문자와 숫자는 서로 달라도 사람의 숨결과 행적을 담는 기능은 같다고 생각한다. 은행에서 만난 CEO들의 말들을 모아 《사장의 인문학》을 펴냈다. IBK기업은행 홍보부와 몇몇의 지점을 거쳐 현재 기업지원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글의 행간에서, 수數의 가치에서, 사람과 자연의 언어에서 매일 깨달음을 얻는다.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은행원이다.
중년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대놓고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움츠리거나 숨길 일은 아니다. 청춘들 앞에 기죽지 마라. 청춘이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폭포수라면 중년은 고요히 흐르는 강물이다. 그 강물에 발도 담그고, 머리도 적시고, 지나온 물길과 흘러갈 물길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중년이다. 젊음이 강자라고 생각하니까 약해지는 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가 되면 낫겠지 하고 방심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처럼 쉬울까.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막막할 때 중년들은 자신과 타인을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한다. 우울증이 깊을수록 그 행동은 더욱 위험하고 자극적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니다] 중에서
돈이 없다면 절망 대신 홀가분한 기분으로 살자. 돈 외에도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은 삶의 곳곳에 존재한다.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내공, 인간관계가 이미 당신 안에 구축되어 있지 않은가. 성공의 주체는 돈이 아니라 바로 당신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놈의 돈, 돈, 돈 때문에」중에서
젊어지고 싶다는 것은 인생의 정점이 청춘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정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찢고, 꿰매고, 집어넣고, 긁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혹한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왜 청춘만이 절정이고 정점인가. 중년이야말로 몸과 마음의 성숙이 완결을 이룬 ‘인생의 최고조’가 아닌가. ---「주름, 삶이 넘어온 파도」중에서
중년들이여, 어차피 돌아올 여행일지라도 제대로 일탈하자. 뜨겁게 유랑하자. 세상은 그대 앞에 온몸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가는 것이다. 다리가 떨리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그러니 여행하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