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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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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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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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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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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Fernando Leon de Aranoa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 1968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생으로,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를 졸업했다. 1994년 단편영화로 데뷔한 이후 스페인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야 상을 다섯 번이나 휩쓸었고, 산세바스티안, 선댄스, 베를린, 발파라이소, 멕시코시티, 로스앤젤레스, 바야돌리드, 아바나 국제 영화제 등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바리오Barrio], [햇빛 찬란한 월요일Los Lunes al Sol], [프린세사스Princesas], [아마도르Amador] 등이 있다. 단편소설로 안토니오 마차도 상을 수상했으며, 『여기 용이 있다』로 2015 만다라체 상을 수상했다.
역자 : 김유경
멕시코 ITESM 대학과 스페인 카밀로 호세 셀라 대학에서 조직 심리학을 공부했다. 인사 관련 업무를 하다가 현재는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독자들이 스페인 어권 작품과 더욱 자주 만났으면 하는 꿈을 갖고 있다. 번역 작품으로는 『행복의 편지』,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 한서 번역서인 『El Techo Rojo de Chalco(찰코의 붉은 지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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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닿지 않는 곳에는 픽션이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픽션은 일관적이고 효과적으로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갖는 픽션에 대한 믿음은 신앙인들의 믿음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그것은 응답이고, 위험에서 구해주는 낙하산이며, 확신이다. 이것만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논리적이지 않아서 절대 설명할 수 없을 것들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삶을 견디는 방법인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60초의 시간은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70초로 흐르고, 일자리를 잃고 텅 빈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80초, 어둡고 작은 방 고문 틀에 앉은 사람들에게는 90초로 흐른다. 감옥에서 보내는 한 달은 감옥 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석 달, 밖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에게는 아홉 달, 그리고 감옥에 있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 누군가에게는 열두 달로 흐른다. 또한, 추방자가 선고받은 1년은 낯선 집에 머물며, 매일 빵집에 들르고, 늦은 오후 산책을 하고, 가을쯤에 공원에 가는 동안 5년으로 흐른다. 세 시간은 군사 통제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섯 시간으로, 빈곤한 동네의 어느 집에서 무릎 꿇고 애원하는 사람에게는 아홉 시간으로 흐른다. 그리고 단 1분의 시간은 살인자의 방아쇠 앞에 놓인 사람에게는 10분으로 흐른다.
그리고, 당신이 없는 내 삶은 끝도 없이 더디게만 흐른다.
---「시간의 길이」중에서

그들은 그를 죽일 수가 없었다. 그는 온갖 매복 지점을 피했고 자신이 흘린 피를 다른 사람들의 더 많은 피로 갚았다. 그의 죽은 부하들은 각각 열두 명의 공무원을 죽였고, 그들을 체포하면 할수록 납치가 더 늘었다. 그러자 그의 잔인함을 알리는 노래가 여기저기에 퍼졌고, 드라마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악당들이 등장했다.
그렇게 그 나라의 공공의 적 1호와의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수십 년이 지나자, 대통령의 고문들은 모여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모든 방송 매체는 그가 매복에 걸려들어 죽었다는 기사를 냈다. 텔레비전에서 그 뉴스를 내보내자 그 소식은 상점과 광장, 공원 등에 빨리 퍼져나갔다. 그렇게 사람들이 그가 죽었다고 믿자, 대통령과 고문들도 그가 죽었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그가 다시 나타나자 놀란 그들은 경찰력을 총동원시켰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지금, 방송 매체는 평소보다 더 크게 외치고 있다. 그가 부활했다고.
---「뉴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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