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마리아 칼라스의 이름은 세계 전역에 걸쳐 알려져 있다. 많은 이에게 그 이름은 피할 수 없는 낭만적인 실망과 비극에 의해 개인적인 삶이 상처입은 매력적인 오페라 가수를 의미한다. 그러나 마리아 칼라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오페라와 세계 무대에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와는 반대로 마리 안나 칼로게로풀로라는 집안의 미운 오리 새끼가 1950년대와 1960년대를 통해 스칼라 극장의 여왕으로 변모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뉴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칼라스는 그녀의 언니인 자킨시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녀의 언니인 재키가 우아하고 매력적이었는데 반해 마리아는 뚱뚱하고 소심하였다. 마리아의 시력은 항상 좋지않아 그녀는 다섯 살 때부터 안경을 써야만 했고, 이는 그의 자신감을 결여시켰다. 자신의 어린 딸이 열한 살의 나이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피아노와 노래를 공부하도록 결정한 것은 바로 어머니인 에반겔리아였다. 칼라스 자신도 이것을 원했다. 1936년 말 에반겔리아가 딸들과 함께 그리스로 돌아가고 싶다고 천명하였을 때 마리아가 미국에서 배울 수 없는 음악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1957년 이탈리아의 잡지 <오지(Oggi)>와의 인터뷰에서 칼라스는 그리스에서의 학생 시절의 모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노래를 잘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를 가져야 한다는 구실로 나는 아침 저녁으로 파스타, 쵸콜렛, 빵, 버터 그리고 자바료네를 마구 먹어댔습니다. 나는 뚱뚱하고 쾌활했지만 얼굴은 여드름 투성이라 거의 미칠뻔 했지요."
칼라스라는 예술가는 결국 승리를 얻었고 1947년 이탈리아 무대에 데뷔한 이래 6년 동안 끊임없이 오페라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 많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외모에 대한 걱정과 끊임없이 불어나는 체중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거대한 체격은 결국 연기에 방해가 될 지경에 이르러서 1953년 그녀는 그것에 대해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 갑자기 몇 달이 지난 뒤에 그녀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날씬해져서 나타났다. 그리고 1954년을 시작할 무렵 그녀는 완전히 변모되어 있었다. 그녀의 거대한 눈은 그녀의 그 인상적인 얼굴에서 새로운 집중력으로 불타고 있었고 그녀의 자태는 가다듬어지고 날씬해졌다. 극장에서 그녀의 연기력은 새로운 극적인 힘을 얻었고 무대 밖에서는 매력적이고 심오하여 한때는 마치 오드리 헵번과 비슷한 인상을 풍기었다. '여신'이 탄생한 것이다. 밀라노의 디자이너 비키가 그녀를 위해 맞춘 가운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우아한 여인의 사진으로 잡지의 지면은 가득찼고 그녀가 오페라 무대에 등장하면 열광적인 갈채를 보내는 밀려드는 팬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녀가 실업가 지오반니 바티스타 메네기니(Giovanni Battista Meneghini)를 만났던 것은 그녀가 여전히 몰골이 흉하고 눈치 없었을 동안의 일이었다. 그는 그녀보다 28년 연상이었고 그녀가 베로나 야외 오페라 극장에 노래를 부르려고 1947년 6월 이탈리아에 처음왔던 그 날에 만나서 그 후로 쭉 아버지와 같은 자애로운 방식으로 그녀를 돌보았다. 메네기니는 곧 칼라스의 매니저가 되었다. 그리고 1949년 4월 21일에 그들은 결혼하였다. 칼라스와 메네기니 양쪽 모두는 그들의 관계가 전적으로 행복하다고 언급했던 것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함께 결혼 생활을 하였던 기간은 10년이었다. 칼라스는 그녀의 직업에 집중하고 있었고 개인적인 삶에는 시간을 거의 보내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이 국제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의 지위와 오페라 세계의 우상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여인이고 또 메네기니와 결혼을 하였으며 서로에게 엄청난 애정을 느끼고는 있지만, 육체적이면서 낭만적인 진정한 사랑의 경지를 온전하게 경험하지는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침내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라는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유한 그리스 사람을 그녀는 베니스의 모임에서 1957년 9월에 처음 만났다. 1959년 오나시스는 자신의 요트, 크리스티나로 메네기니를 초청하여 요트 여행에 함께 동참하도록 하였다. 요트 여행이 끝나고 칼라스와 오나시스는 연인이 되었고 메네기니와의 결혼은 파경을 맞았다.(칼라스가 요트 여행 중에 그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최근에 와서야 알려졌다. 칼라스는 비밀스럽게 아기를 낳았지만, 그 아이는 바로 그 날로 죽었고 오나시스는 결코 그의 아이를 보지 못했다.)
그 뒤 몇 해 동안 칼라스는 그녀의 무대 출연을 줄였고 오나시스의 파트너로서 국제 상류사회의 생활을 즐기는 것에 집중하였다. 그들은 화려한 레스토랑과 나이트 클럽에 함께 나타났으며 칼라스는 그녀가 여성으로서의 마지막 운명을 즐기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하였다. 1964년 오나시스와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하였을 때 칼라스는 코벤트 가든에서 새롭게 제작된 <토스카>와 파리에서의 <노르마>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 짧은 무대로의 복귀를 하였으나 그녀의 건강은 무척 좋지 못하여 1965년 7월 코벤트 가든에서의 <토스카>가 그녀의 마지막 오페라 무대가 되었다.
1966년 칼라스는 그녀의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였고 메네기니와의 결혼을 취소하기 위하여 그리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그러나 오나시스와 결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그가 1969년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산산이 무너졌다. 칼라스는 무참하게 파멸하였다. 그녀는 수많은 새로운 계획에 자신을 몰두시키려고 시도하였다. 파졸리니가 감독한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메데아> 배역을 노래하지 않으며 연기하였고 투린에서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 기도>를 연출하였다. 그러나 아무 소득이 없었다. 오나시스는 그의 새로운 아내와의 삶이 비용이 많이 들고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채고 칼라스와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였으나 그가 결혼한 상태로는 돌이킬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1973년 그녀는 옛 친구인 테너 쥬제페 디 스테파노와 머나먼 연주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 두 명의 가수는 낭만적인 관계를 시작하였다. 그 여행은 칼라스에게 개인적인 성공이었지만 예술적으로는 재앙이었다. 일본에서 노래한 1974년 11월의 마지막 연주회는 칼라스가 대중 앞에서 노래했던 마지막 시간이었다. 디 스테파노와의 관계도 끝이 났고 칼라스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은둔의 삶으로 숨어들었다. 1975년 3월 15일 오나시스는 수술을 받고서 세상을 떠났다. 그토록 빛나는 삶을 누렸고 무수히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으며 세상의 가장 매력적인 남성들의 연인이었던 그녀에게도 아무런 삶의 희망이 남아있지 않았다. 1977년 9월 16일 그녀의 은신처에서 칼라스는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칼라스라는 예술가는 분명히 영원한 삶을 누릴 것이다. 그녀의 예술은 항상 음반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아리아와 2중창에서 지금까지 작곡된 가장 낭만적인 음악의 비할데 없이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